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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바로보기

TV 프로그램... 포맷을 바꾸면 좀 나아질까요?

 

 

 

방송국 PD들이 가장 겁내는 시기가 바로 개편시기라고 이야기한다.

시청률에 목숨거는 TV...

동일 시간의 경우 방송국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진다.

 

벌써부터 올해 봄 개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몇 몇 프로그램이 물갈이를 하거나 포맷을 변경하여 방송을 할 예정이다.

왜 하나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걸까?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금 KBS 2TV 프로그램 방송된 프로그램 중 금요일 방송된 프로그램은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을까?

2005년 3월부터 뮤직뱅크의 시간이 지금의 일요일로 옮겨지면서부터 원래 이 시간에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이 거쳐갔는지 살펴보겠다.

KBS 2TV의 금요일 7시는 PD들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구수한 세상 누룽지

2005. 3. 18 ~ 4. 29

 

이후 이 프로그램은 토요일 밤으로 시간대가 옮겨지다가 흐지부지 프로그램이 폐지...

농촌 마을을 찾아가 농촌 총각의 장가를 주선해주고 어르신들의 휴대폰 문자를 가르치는 등의 인상적인 코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폐지!

 

이웃사촌 프로젝트 무지개

2005. 5. 6~ 7. 1

 

여덞 동네만 소개된 상태에서 프로그램이 폐지...

이웃간의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 넓히기 프로젝트를 TV로 방송한다는 점에서 신선했지만 역시 참여도가 부족했을까?

서울시가 협찬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폐지!

 

 

 

영화 완전 정복

2005. 11. 4 ~ 2006. 2. 17

 

영화 퀴즈 쇼 프로그램이었지만 별 특징이 없었던 프로그램 처음에는 2인 1조로 한팀이 되어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되다가 개인 플레이로 포맷이 변경... 그러나 고정 패널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사실상 퀴즈프로그램의 묘미를 떨어뜨림.

 

 

놀라운 아시아

2005. 3. 17 ~ 2006. 11. 17 (시간만 변경. 현재도 방송중)

 

이 프로그램은 처음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다가('도전 지구탐험대'의 후속으로 방송된 프로그램) 2005년 3월 금요일 시간대로 방송된다.

그러다가 지금은 화요일 9시로 시간이 이동된다.

KBS 2TV 프로그램 중 '불운의 금요일' 방송시간대의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지금도 인기리에 방송중인 프로그램.

 

 

오천만의 특급 비밀

2006. 11. 24 ~ 현재

 

테마를 정해 33명의 감정단의 판단에 따라 상금을 부여하는 방식.

아직 프로그램은 방송되고 있지만 타 방송국의 프로그램도 만만치 않다는 점!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 싶겠지만 이것이 시청률에 목숨거는 방송국들이 보여주는 현실이다. 오래 머물지 못하고 폐지되는 프로그램이 수두룩 하다.

이는 MBC도 마찬가지이고 SBS도 겪어봤음직한 상황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있다.

시험방송으로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에 시험삼아 방송을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정규방송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파일럿에서 정식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음에도 인기를 못끌고 폐지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개그맨 박수홍이 진행한 SBS의 '퀴즈쇼 최강남녀'란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7회만에 막을 내렸다.

최단기간 폐지된 프로그램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알만한 사람은 잘 알겠지만 바로 MBC의 '에너지'이다.

토론과 토크를 결합시킨 첫회를 선보여서 큰 반응을 보였으나, KBS와 SBS의 프로그램들이 막강한 프로그램들인지라 대수술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에 소리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포맷이 긴급 변경되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바닥을 보였고 프로그램은 급히 폐지하였다.

 

사실 특이한 토크 방식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였고 매체 비평잡지 '드라마 틱'에는 문화평론가 듀나(Djuna)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3월 15일 첫선을 보인 '아이스크림'은 그런 면에서 초조한 첫방에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첫회에 많은 광고가 붙지 않았으니 아직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외로 프로그램은 신선한 듯 했지만 채점 평가는 KBS '스펀지'를 떠오르게 하고 발표방식은 너무 많은 프로그램에서 보던 포맷이며 벌칙도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람 마이크는 '야심만만' 등의 프로그램에서 보아왔던 것들이라 역시 신선치 못했다.

하지만 서경석이 중국의 마을로 달려가서 고생을 한 점이나 다양한 실험이나 예를 들은 점은 눈여겨 볼만 했다. 그리고 채점을 SMS(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방식이라던가 SMS로 다양한 의견을 물어보는 방식도 그나마 괜찮았다고 보여진다.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거나 포맷이 변하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시청률이 매우 바닥이거나 더이상 높은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저렴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려다가 오히려 인기있던 프로그램이 순식간에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다.

 

시청률 하락은 앞에서 언급을 해서 그런 경우이지만 저렴한 제작비 생각하다가 실패한 경우를 생각한다면 SBS의 '즐겨찾기'를 예로 들어보려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M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호빵맨 김용만과 여우(?) 신동엽 콤비의 만남은 당시 이색적이었다.(물론 지금 김용만은 신동엽의 소속사인 DY 엔터테인먼트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다른 토크쇼와 달랐다.

토크를 하면서 노래를 만드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이홍렬 쇼'의 '요리토크. 참참참'이 새로운 토크 방식을 선보였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의 방식도 독특했다. 각기 다른 두 게스트가 신동엽 팀과 김용만 팀으로 나뉘어 노래를 만들고 실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컬러링으로 올려서 실제 시청자들이 배경음악으로도 사용하고 채점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어느 날 갑자기 일반 토크쇼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같은 시간대 방송되던 KBS 2TV의 '상상플러스'의 일부 포맷을 표절했다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게스트의 고갈보다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방식이 작곡가 섭외를 하는데다가 무대연출까지 해야하는 단점이 작용하다보니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 이 방식을 오래 고수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이 프로그램은 자기 스스로 자폭을 선택하는 꼴이 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맷을 변경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김용만과 김국진이 함께 했던 MBC 프로그램인 '21세기 위원회'는 프로그램 속 코너였던 '칭찬 합시다'가 반응이 좋아지면서 아예 프로그램을 독립을 시킨다. 두 프로그램 건질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는 도박과 같은 모험이지만 김영희 PD(전 MBC 예능국장)는 이 방식을 감행하고 두 프로그램 모두 성공하게 된다. 더구나 월요일 '21세기 위원회', 화요일 '칭찬 합시다'를 연속으로 방송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 의의는 더욱 크게 작용하게 되었다. (이후 두 프로그램은 밑에서 보시다시피 방영시간의 격차를 늘려가게 되었다. 그럼에도 성공하였다.)

 

 

 

 

 

 

 

 

김영희 PD의 또하나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느낌표'의 경우도 한 회당 드라마 한 회(대하 드라마, 사극)에 해당하는 제작비와 맘먹는 예산을 투입하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오락과 교육의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였다. 그는 지금 새로운 프로그램을 봄 개편때 준비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느낌표'나 '칭찬 합시다'같은 공익성이 포함된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한다.

 

 

잦은 포맷 변경은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MBC의 쇼오락 프로그램은 그런 경향도 없진 않았다.

박미선, 김용만이 진행하던 'TV 파크'는 처음 버라이어티 쇼로 출발하다가 후반에 갑자기 코미디 콩트 프로그램으로 포멧을 변경한다. '코미디 하우스'의 경우도 공개 코미디로 가다가 비공개 세트 코미디로 가게 되고 다시 세트 코미디와 공개 코미디를 반반씩 섞다가, 또다시 '웃찻사'와 '개콘'과 같은 공개 코미디로 변화를 시도한다. 그 후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은 MBC는 공개 코미디인 '웃으면 복이와요'를 신설하지만 보기 좋게 시청률에서 패배하고 만다. 어찌보면 그것을 거울 삼아 만든 '개그야'가 그나마 MBC의 오락프로그램의 위기에서 어느정도 벗어나게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파 견문록' 역시 처음에는 특정 스포츠를 배워보고 그것을 대결 방식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방송되었다가 '퀴즈, 순수의 시대'라는 부제를 달면서 프로그램 포맷을 전면 변경했다.

덕분에 프로그램은 장수를 할 수가 있었다.

 

역시 이경규가 매인 MC인 '그랑프리 쇼, 여러분'...

하지만 '전파 견문록'과 사정이 달랐다.

포맷을 변경했음에도 상대 타사 방송 프로그램이 막강한지라 쉽게 시청률 회복이 힘들게 되었다.

자국책으로 KBS는 이 시간에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던 '미녀들의 수다'를 투입하기로 맘을 정한 상태라고 한다.

 

KBS는 부정기적으로 시청자 패널 조사를 한다.

최근 1, 2차로 나뉜 설문지에는 '스펀지'의 인기도 조사와 '그랑프리 쇼-불량아빠 클럽'에 대한 설문을 최근 마쳤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 프로그램이 방송시간대를 옮겨서라도 부활을 하던가 아니면 봄개편에 폐지될 확률이 높다.

 

SBS '슈퍼 바이킹'은 사정은 더 좋지 않은 상태...

엄청난 제작비도 여섯명의 남자들의 궁상(?)을 이겨낼 수 없었다.

'무한 도전'의 인기를 꺾을 수 없는지라 이번 봄 개편에서 이 프로그램의 폐지는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시청률은 높으나 식상하다는 지적을 받는 프로그램들도 개편 때 도마위에 오를 프로그램들 중 하나이다.

'야심만만'과 'X 맨'이 대표적이다.

'야심만만'의 경우 2년 넘게 MC를 맡은 박수홍이 하차를 하고 기존 강호동, 이혁재, 강수정의  3 MC 채제로 변경하고 포맷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하고, 'X 맨'은 '일요일이 좋다'라는 매인 제목은 살리되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비단 쇼 오락 프로그램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KBS 2TV의 '소문난 저녁'의 경우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역시 시청률 저조로 프로그램 포맷을 변경했다.

더구나 매인 MC인 윤종신이 자진 사퇴를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좋지가 않다.

 

이 프로그램의 과거 포맷은 그 날 테마를 정하고 그것에 대한 리포트가 나온 뒤 그것과 관련된 (혹은 전혀 관련이 없는) 음식이 나오는데 그 음식의 이름을 스튜디오에 나온 세 명의 패널이 정하고 방청객의 투표로 패널들이 올려준 이름 중 선택하는 방식이다.

 

 

얼마전 모임에서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방송 작가를 만난적이 있는데 일부 패널들이 대본 리딩(읽기)에 소홀하여 NG를 내는 등의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고 프로그램을 맡으면서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30분짜리 방송이라서 하루에 이틀치 녹화를 하는데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경우가 있고 외주제작사에서 방송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주의 경우 방송 아이템이 재미있는 경우가 있지만 방송국에서 직접 제작하는 아이템의 경우 재미가 없는 경우도 수두룩하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여기서 왜 시청률 낮은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가라는 이유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게스트(패널)의 성실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과 시청자들과 방청객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소문난 저녁'은 MC와 스튜디오 없이 나레이션만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한, 중, 일 세 나라의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비교한다는 컨셉으로 포맷이 변경되었지만 이 역시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이다.

 

 

 

 

 

시청률에 폐지하고, 포맷을 바꾸고...

잘나가다가 방심하여 제작비 줄이려고 포맷을 바꿨더니 인기가 추락하는 경우들...

방송사들은 이런 점을 잊지 말고 올해 봄 개편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나저나 올해는 좀 재정신으로 TV를 봤으면 싶다.

요즘 TV 프로그램은 재정신이 아니고는 시청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