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써트마을 (Issert 1055m)
- 샴펙스 (Champex 1466m)
구름이 산 아래로 내려와 Mont Dolent(3823 m)의 빙하가 위쪽은 잘린 채 반만 보인다. 이틀동안 변변히 먹은게 없다. 걸을려면 잘 먹어야 될 것 같은데 오늘도 아침 식단은 각종 햄과 치즈, 요구르트 다양한 빵등 푸짐하게 차려져있다. 바삭바삭한 크로와상까지.... 그래서 겁없이 욕심을 내어 먹었다.
9시에 숙소를 나서자 입구에서 안토니오 커플을 만났다. Truc산장에서 만나 계속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고등학교 체육교사인 안토니오와 어여쁜 여자친구 마리는 조용하고 배려깊은 친구들이다. 밤새 많은 비가 내렸는지 땅 위가 촉촉하다.
계곡 옆으로 걷는 오솔길. TMB 구간 중 고도 차가 가장 적은 날이니 가장 편한 산행이 될 것이다. 시간이 촉박한 사람들은 La Forly에서 오르시에르스까지 버스로 가서 다시 샴펙스까지도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하루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라폴리 마을을 벗어나자 계곡을 따라 걷다가 산 중턱으로 고도를 조금 높이자 오른쪽 옆으로 강원도의 아침갈이 계곡같은 풍광이 나타나다가 오세암 올라가는 길이 되었다가 백담사 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 오늘도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냥 정말 아무생각없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걸으며 되는 길이다. 그런데 오늘도 두시간 쯤 지나자 또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이틀동안이나 오전만 움직이면서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내 몸이 감당을 못하나보다. 연신 여러곳에서 고장이 나고 있다.
Praz de Fort 마을은 스위스의 전형적 농가 마을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실로 창문마다 놓여진 제라늄을 비롯한 화사한 꽃들이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즐겁게 해주는지... 실내에서 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창문 바깥으로 내어놓은 배려... 그런데 관광을 위하여 행정적으로 권장사항이기도 하단다. 비 온 뒤의 청명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기분을 즐겁게 한다. 어디하나 눈이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마을에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인기척이 없다. 집주위에는 장작더미마저도 가지런히 쌓여진 모습이 예술적이다.
Issert 마을에서 차도를 이별하고 왼편의 숲길이 샴펙스를 가는 길이다. 경사는 심해지는데 아픔은 가라앉지를 않는다. 그래도 샴펙스까지는 가야하는데 산길로 접어들자 물이 나오는 샘터 아래로 오르시에르스(Orsieres) 마을이 한 눈에 보인다.
아름다운 스위스에서도 스위스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산상 호수가 있는 휴양지 샴펙스에 2시반 도착하였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온은 내려가 한기가 느껴지고 위경련의 피로로 첫 번째 보이는 마을 입구 호텔에 자리 잡고 누웠다. 일어나 보니 두시간이 그새 지났다. 하늘은 구름을 드리우고 있고 여행이나 산행을 하면서 제일 걱정거리는 건강인데 며칠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소화가 잘되는 과일이라도 살까하고 거리로 나섰더니 식사를 하고 나오는 안토니오커플을 다시 만났다. 안색이 안좋아보인다면서 초코렛을 건네준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니 숙소와 식당 도 여러 곳 있고 슈퍼도 있다. 오랜만에 복숭아, 사과, 바나나 등 과일을 샀다. 그리고 슈퍼 옆에는 인포메이션도 보였다. 순간 삼일동안 연이어 고통이 나를 괴롭히자 트레킹의 즐거움은 커녕 고통스럽기만 하였다. 이 상태에서 더 이상 트레킹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되었고 버스를 타고 샤모니를 갈 수 있는 시간표를 물어본다. 버스로 오르시스로 가서 다시 마티니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그리고 기차로 샤모니를 갈 수 있는 시간표를 건네 받았다. 기분이 착잡하다. 결정을 내려야하는데..
비가 쏟아지자 호수에서 낚시하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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