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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a trekking

[스크랩] 제 9 일 : 샴펙스에서 트리엔트

  제 9 일 :      샴펙스 (Champex 1466m)

                 - 보빈느 (Alp Bovine 1987m)

                 - 포르크라즈고개 (Col de la Forclaz 1526m)

                 - 르푸티마을 ( Le Peuty 1328m)

                 - 트리엔트마을 (Trient 1279m)

 

 

 

    오늘 아침은  풍경도 다양하게  산에는 눈이 내리고 땅위에는 비가 내리고 계곡에는 구름이 내렸다.

자고나니  컨디션이 왠 만큼 회복되것 같아    어제  하산하려던 마음이 변하여 1시간만 걸어보다 최종 결정을 다시 하기로 생각한다. 첫날은 아침먹고 1시간 후 부터 그 다음날은 두시간 후부터 아팠다. 그래서 언제 또 다시 진통이 시작되려나 하는 마음의 짐을 하나 더 지고  샴펙스를 9시 15분 출발한다.

 

   오늘은  빙하가 있는 Arpette 쪽과  고산 목초지 Bovine 쪽으로 나뉘어지는데 내 컨디션으로는 Bovine쪽이다.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시내를 벗어나  왼쪽 산 길로 접어든다.  산길이라기 보다는 들길이다.  조깅하는 사람들이 몇몇 지나간다. 갈림길만 나타나면  이정표 혹은 나무와 바위에 TMB를 표시하는 검은 색으로 둘러친 노란색 네모가 나타난다.  1시간 쯤 농가도 지나고 평탄한 숲길도 지나 본격적인   산 길로 접어들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소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한  산 길을 올라  빙하 녹은  계곡을   세개쯤 건너 2000m 대로 접어드니 이제는 수목한계선을 벗어나 시야가 터여진다.  TMB로 트레킹을 하는 일행도 두팀이나 내려왔다.   그런데 가는 비는 구름과 어우러져 시야는 가려져 보이는 것이 없다.  그저 아래만 내려다보며 길만 따라 걷는다.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탕 길이다.  그런데 30분즘 가다보니 녹색과 흙색의 두가지 중 녹색만 남았다.  길이 끊어졌다.    순간 당황스러움!!!   어쩐지 길이 심하게  질퍽하다했더니...  계곡을 벗어나면서 긴장을 놓고 주변관찰을 덜한 본인의 불찰이 느껴졌다.  이 진흙탕 길을 다시 돌아가야한단 말인가?   그때  바로 위 2m 쯤 위에서 사람소리가 들렸다.  올라서니 제 길이다.   에고고!!!   어디서 갈라졌는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주변은 구름으로  한치 앞이 오리무중이니....

 

    마지노선은 지나간 것인가?  2시간 이상을 걷도록 컨디션의 이상이 보이지 않아 계속 앞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비는 계속 내리고 나는 구름 속에 갇혔다.

 

   보빈(Bovine)에 1시에 도착하니 도미토리숙소의 농가가 한채 있었지만 젖은 상태로 쉬는 것도 유쾌한 일이 아니라   그냥 쉬지 않고 걷기로 한다. 보빈느에 있는 Refuge를 좀 지나자  Flacraz고개를 오르는 차소리가 구름 속에서 들려오다. 다시 숲 길로 들어서며서 내림길이 나타난다. 허리가 아프니 허리의 소중함을 알게되고 다리가 아프니 다리를 조심하게 되고 위가 아프니 먹는 것을 조심하게되어 사발로 마시던 커피도 Tea로 바꾸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내림길이 끝나는 지점은 Col de Flacraz !!!    3시 30분이다. 오락가락 하던 구름은 언제 사라지고 화창한 햇볕이다.    마티니에서 샤모니로 연결되는 도로가 지나가는 고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계령쯤 될까?  고갯마루에는 휴게소도 있고  Refuge도 있다. 물론 TMB를 연결하는 이정표도 있다.

 

    나는 Refuge가 있다는 la Peuty로 방향을 잡는다.  고갯길 왼편의 평탄한 능선 길을 옆으로 가다가 지그재그의 내림길을 차도까지 내려선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근데  산장은 낡은 콘테이너 이층의 무인 산장으로 아래는 부엌이고 위는 침상인데 쥐가 나올 것 같다.  관리자가 저녁 7시에 온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에고... 차라리 Trient로 갈 것을... 20분을 다시 걸어내려가면 몇 군데의 숙소가 있는Trient 마을이다.

 

    내가 찾아 간 몽블랑 숙소(Relais du Mont Blanc)는 이미 하루 종일 비 맞은 산행자들이 젖은 옷을 말리고 씻느라  난민촌같은데  도미토리 침대는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 컨디션도 조절할겸  처음으로  룸에서 잤다.   저녁은 이곳도 7시.    스프와 야채샐러드와 야채밥과 비프 그리고   후식으로 살구가 바구니에 담겨져 나왔다.   뜨거운 물에 샤워도 할 수 있다.

 

 

출처 : 진샘의 산과 여행이야기
글쓴이 : jinseolh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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