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나눔의 기쁨] |
‘노블리스 오블리주’뿌리내린다 |
한국 부호들, 소리 없이 기부 실천 … 이벤트성 아닌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 |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류사회도 달라지고 있다.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자라온 2~3세들이 사회 지도층으로 등장하면서, 기부문화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는 것. 한 명품잡지 관계자는 “기부를 안 하면 상류사회에서 ‘왕따’당하는 분위기”라고 전할 정도다. 하지만 상류층 특유의 폐쇄성 때문인지, 기부 활동을 밝히기 꺼리거나 앞서 소개한 미래회와 같이 자신들이 속한 단체 중심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기부 및 자선활동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단체로 우리나라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의 상류층 클럽인 서울클럽을 들 수 있다. 1904년 고종 황제가 설립한 서울클럽은 회비 중 일정액을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써왔다. 그리고 매달 가족 마라톤과 골프 대회를 여는데, 이때 걷은 회비 역시 전액 자선기금으로 사용된다. 또 회원 한 가족과 고아원생 한 명을 연결시켜 경제적으로 후원해주고, 크리스마스나 휴가 때 후원 아동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도 많다고 한다. 신라호텔 여성 VIP 클럽인 샤로제 클럽 역시 기부행사를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40, 50대 여성 100여명으로 구성된 샤로제 클럽은 신라호텔 인근 장충동, 신당동 근방의 독거노인이나 결손가정을 돕는 행사를 매해 두 차례 이상 진행한다. 행사 때 모금된 금액 외에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놓는데, 액수가 꽤 크다는 후문이다.
1956년 만들어진 주한 외국인 여성들의 모임인 서울국제여성협회(SIWA)도 기부 및 사회복지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한 대사 부인, 외국 기업 임직원 부인 및 젊은 외국인 직장 여성 등 5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SIWA는 2005년 한 해에만 2억 5000여만원을 국내 영세 복지시설에 후원했다. SIWA의 가장 큰 행사는 경매와 자선 바자회. 특히 2005년 11월25일에 있었던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있었던 ‘제15회 SIWA 자선 바자회’는 주한 외교관 부인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열려 화제가 됐다. 외교관 부인들이 자신의 소중한 물품들을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것. 개인이나 소수 모임 특정 목표로 계획적 기부 SIWA의 홍보담당자 신지경 씨는 “한국보다 기부문화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선행사를 할 때 참여율이 무척 높다”면서 “SIWA 내에 복지위원회에서 기부를 원하는 단체들을 신청받은 뒤 일일이 심사를 해 결정한다. 그리고 돈으로 주는 것보다는 정확히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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