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 특집:에너지전쟁 > ④비등하는 자원 민족주의
인천싸나이
2006. 11. 18. 16:18
중남미국들 잇단 자원국유화 선언
서방 석유메이저 반발 등 귀추 주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 세계 최대 원유국으로 등장한 베네수엘
라를 비롯해 자원 대국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중남미에서 에너지 산업 국유화 선언
으로 대표되는 자원 민족주의가 뚜렷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즈프롬 대형화 등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에
너지 부문 국가통제 증가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른바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의 선두주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
난달 1일을 기해 모든 자원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들이 참여해온 유전 32곳의 협정은 전부 무효화됨과 동시에
베네수엘라 국가에 최소한 60% 이상 지분을 부여하는 새 합작투자협정으로 전환됐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 원유매장량 세계랭킹 1위로 등극
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리노코 강 벨트에 매장된 중질유는 최대 1조3천
억배럴에 달한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 분석으로도 향후 100년간은 고갈되지 않을 천문학적 수준이
라는 점에서 베네수엘라 국유화 선언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엄청난 충격파를 주고
있다.
또 지난주 차베스는 석유채굴 세금 신설 계획을 밝혔고, 베네수엘라 의회는 오
리노코강 일대를 중심으로 서방 석유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 내 4대
유전 프로젝트의 소유 구조를 바꾸는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하루 약 60만배럴을 생산하는 4대 프로젝트에는 모두 130억달러가 투자돼있어
앞으로 서방 석유 메이저들의 저항 등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천연가스 보유량(8천900억㎥)이 많은 볼리비아도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를 전격 선언, 세계를 재차 놀라게 했다.
차베스와 더불어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 쌍두마차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
리비아 국영에너지사(YPFB)가 국내 에너지 산업의 생산 및 판매, 가격 책정까지 모
든 책임을 질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는 외국기업은 6개월내 볼리비아를 떠나야 한다
고 경고했다.
특히 모랄레스는 지난주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 '무보상 국유화 조
치' 방침을 내비쳤고, "석유 외에 광물, 삼림자원 및 농토에 이르기까지 국유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리비아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은 브라질 국영에너지사(페트로브라스)를 비롯해
미국 엑손모빌, 스페인 렙솔 YPF, 영국 BG와 BP, 프랑스 토탈사 등으로 투자액은 35
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도 베네수엘라 및 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가 최대
이슈로 다뤄졌다. 하지만 양 대륙은 13일 폐막선언문에서 "자국 자원을 관리하고 통
제하는 주권을 인정한다"고 명시한 가운데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조치를 담아내지 못했다.
나아가 차베스와 모랄레스는 정상회담장 빈에서 동시에 열린 '반(反) 정상회담'
비정부기구(NGO) 집회에 참석, 이른바 '미 제국주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자원국
유화-반(反)자본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천명했다.
앞서 에콰도르 의회도 지난달 국제 원유시장 가격에 연동해 에콰도르 정부에 수
익의 50%를 보장해야 한다는 에너지 개혁 법안을 가결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2004년 10월 새 국영 에너지사(ENARSA)를 설립해 가스.석유
탐사 및 정유 작업을 총괄토록 했다.
내달 4일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페루에서는 좌파 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
보가 당선될 경우 에너지 산업에 대한 국가지분 확대가 예상되지만 그의 당선 가능
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오는 7월2일, 11월5일 각각 대선이 실시되는 멕시코와 니카라과에서 좌파 후보
가 당선될 경우 에너지 국가통제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와 관련, 볼리비아 천연가스 최대수입국이자 투자국인 브라질이 볼리비아측의
가격인상 요구와 무보상 국유화 방침에 강력 저항하고 있는 등 이른바 '반(反) 차베
스 동맹' 조짐이 일고 있어 향후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의 향배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kimys@yna.co.kr
서방 석유메이저 반발 등 귀추 주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 세계 최대 원유국으로 등장한 베네수엘
라를 비롯해 자원 대국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중남미에서 에너지 산업 국유화 선언
으로 대표되는 자원 민족주의가 뚜렷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즈프롬 대형화 등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에
너지 부문 국가통제 증가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른바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의 선두주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
난달 1일을 기해 모든 자원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들이 참여해온 유전 32곳의 협정은 전부 무효화됨과 동시에
베네수엘라 국가에 최소한 60% 이상 지분을 부여하는 새 합작투자협정으로 전환됐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 원유매장량 세계랭킹 1위로 등극
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리노코 강 벨트에 매장된 중질유는 최대 1조3천
억배럴에 달한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 분석으로도 향후 100년간은 고갈되지 않을 천문학적 수준이
라는 점에서 베네수엘라 국유화 선언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엄청난 충격파를 주고
있다.
또 지난주 차베스는 석유채굴 세금 신설 계획을 밝혔고, 베네수엘라 의회는 오
리노코강 일대를 중심으로 서방 석유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 내 4대
유전 프로젝트의 소유 구조를 바꾸는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하루 약 60만배럴을 생산하는 4대 프로젝트에는 모두 130억달러가 투자돼있어
앞으로 서방 석유 메이저들의 저항 등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천연가스 보유량(8천900억㎥)이 많은 볼리비아도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를 전격 선언, 세계를 재차 놀라게 했다.
차베스와 더불어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 쌍두마차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
리비아 국영에너지사(YPFB)가 국내 에너지 산업의 생산 및 판매, 가격 책정까지 모
든 책임을 질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는 외국기업은 6개월내 볼리비아를 떠나야 한다
고 경고했다.
특히 모랄레스는 지난주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 '무보상 국유화 조
치' 방침을 내비쳤고, "석유 외에 광물, 삼림자원 및 농토에 이르기까지 국유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리비아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은 브라질 국영에너지사(페트로브라스)를 비롯해
미국 엑손모빌, 스페인 렙솔 YPF, 영국 BG와 BP, 프랑스 토탈사 등으로 투자액은 35
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도 베네수엘라 및 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가 최대
이슈로 다뤄졌다. 하지만 양 대륙은 13일 폐막선언문에서 "자국 자원을 관리하고 통
제하는 주권을 인정한다"고 명시한 가운데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조치를 담아내지 못했다.
나아가 차베스와 모랄레스는 정상회담장 빈에서 동시에 열린 '반(反) 정상회담'
비정부기구(NGO) 집회에 참석, 이른바 '미 제국주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자원국
유화-반(反)자본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천명했다.
앞서 에콰도르 의회도 지난달 국제 원유시장 가격에 연동해 에콰도르 정부에 수
익의 50%를 보장해야 한다는 에너지 개혁 법안을 가결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2004년 10월 새 국영 에너지사(ENARSA)를 설립해 가스.석유
탐사 및 정유 작업을 총괄토록 했다.
내달 4일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페루에서는 좌파 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
보가 당선될 경우 에너지 산업에 대한 국가지분 확대가 예상되지만 그의 당선 가능
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오는 7월2일, 11월5일 각각 대선이 실시되는 멕시코와 니카라과에서 좌파 후보
가 당선될 경우 에너지 국가통제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와 관련, 볼리비아 천연가스 최대수입국이자 투자국인 브라질이 볼리비아측의
가격인상 요구와 무보상 국유화 방침에 강력 저항하고 있는 등 이른바 '반(反) 차베
스 동맹' 조짐이 일고 있어 향후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의 향배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