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숨 가쁜 생존의 1년
녹색연합은 올해 2월 말,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번식지인 중국 다롄을 방문했다. 점박이물범에 관한 중국의 연구성과와 보호현황을 글과 사진,
영상을 통해 몇 차례 보고할 계획이다. 본 보고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정보교류를 추진하며, 점박이물범의 국가간 공동보호를 기대한다. 나아가
점박이물범이 서해안을 둘러싼 한국, 북한, 중국의 긴장관계를 완화할 생명과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점박이물범, 숨 가쁜 생존의 1년
점박이물범(Phoca largha ; spotted seals)은
한국의 백령도와 장산곶을 끼고 도는 북한 서해 연안, 그리고 중국의 랴오뚱만의 얼음바다를 이동하며 번식, 성장한다. 고래류를 제외한 서해안
유일의 해양포유류며, 천연기념물 331호,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서해안의 깃대종이다. 중국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1940년대 8,000마리에 육박하던 점박이물범은 1980년대 2,300마리, 그리고 현재는 약 1,000마리의 개체수 만을 유지할 뿐이다. 이
중 백령도를 서식지로 이용하는 개체수는 약 350~400마리 정도. 녹색연합은 2006년 2월 말, 중국 학자들의 점박이물범 연구성과와 주요
번식지를 확인하기 위해 요녕성 다롄(大連, DALIAN)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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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요동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요녕성 다롄, 명실공히 중국 점박이물범 연구의 중심지다. 중국 유일의 점박이물범 연구기관인 요녕성해양수산과학연구원, 중국 각지에서 구조된 점박이물범을 보호하는 SUN ASIA, 중국 10대 박물관 중의 하나로 해양포유류에 관한 중국 최고의 대련자연사박물관, 그리고 점박이물범 보호구역인 창신따오(張興島, Changxingdao)가 요녕성 다롄에 속해 있다. 중국 5대 대외무역도시 중 하나인 다롄까지 인천에서 하늘 길로 500km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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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녕성해양수산과학연구원에서 만난 왕페이리에(Wang Peilie)와 한자보(Han JiaBo) 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점박이물범은 1월에서 2월 중순까지 랴오뚱만 얼음판에서 번식을 마치며, 3월 중순에서 4월 초까지도 랴오뚱만 요녕성 반진지역 Shuangtaizi 강하구에는 40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관찰가능하다. 유빙의 상태에 따라 다롄 창신따오에서 늦겨울을 보낸 점박이물범은 봄이 오면 산둥반도 위해(Weihei) 지역 미아오따오(Miaodao)로 남하를 시작해, 다시 12월이 되면 랴오뚱만에서 첫 번째 점박이물범 군집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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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350㎢로 백령도의 약 8배에 해당하는 창신따오는 중국에서 5번째로 큰 섬으로 중국 점박이물범 연구의 핵심 지역이다.
점박이물범의 보호관리 주체는 1988년까지 임업부에서, 이후에는 농업부로 이관되었다. 1992년 다롄시 중점보호동물로, 1997년
국가중점보호동물 2급으로 지정되었고, 올해 국가중점보호동물 1급으로 보호급수가 상향조정될 계획이다. 창신따오의 육상부와 해상부 역시 점박이물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2005년 6월, 요녕성은 창신따오에 항만을 건설하기로 결정했고, 255㎢의 땅을 산업단지로 파헤쳤으며,
2천명의 지역민을 강제 이주시켰다. 이에 따라 창신따오의 점박이물범 보호구역 중 육상부는 현재 모두 해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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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따뜻했던 2006년 랴오뚱만의 겨울이다. 한층 얇아진 유빙을 타고 백령도를 향한 점박이물범의 행렬이 예전과 달리 일찍
형성되었다. 파괴된 번식지의 무사생존과 불법 밀렵 횡횡한 고난의 한철을 넘긴 점박이물범이다. 캐나다산(産) 하프물범기름으로 생산한 건강보조식품인
‘OMEGA3’의 주 원료가 점박이물범이라는 혐의가 있으며, 이는 점박이물범 밀렵꾼의 증언에서 밝혀졌다. 밀렵꾼들은 수컷 점박이물범을 잡아
생식기를 자른 후, 몸체는 바다에 버리고, 새끼 점박이물범은 중국 각지의 수족관으로 팔아 넘겼다. 수컷 점박이물범의 생식기는 2천 달러에, 새끼
점박이물범은 4천 달러에 거래된다는 증언도 있다. 중국 점박이밀렵의 대부분은 인적이 드문 해상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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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의 점박이물범 연구는 일천한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와 학자들 조차 점박이물범의 정확한 명칭과 학명, 이동경로, 월별
개체수, 그리고 위협 요인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정기적인 개체수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중국 학자들 역시, 한국으로
이동하는 점박이물범이 한국의 서남해와 동해를 거쳐 베링해로 이동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우선 중요한 것은 점박이물범의 보호보다
경제개발이다”고 말하는 현실에서 점박이물범의 보호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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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생존의 1년. 중국 랴오뚱만이 점박이물범에게 어머니의 품이라면, 한국 백령도는 아버지의 땅이다.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의
마지막 피신처이자 전 세계 서식지의 남방한계선으로 국가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 황해에 고립된 점박이물범은 생존의 기로에 있다. 한, 중
학자들의 정보교류를 시작으로 국가간 점박이물범의 공동 보호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 자연생태국 이신애, 윤상훈
활동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www.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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