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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Forum

한미FTA,미디어 시장은 과연 안전할까?

한미FTA, 미디어 시장은 과연 안전할까?
언론광장·PD연합회 포럼 '한미 FTA와 미디어시장'
텍스트만보기   김철관(3356605) 기자   
▲ 지난 28일 저녁 언론광장과 PD연합회 공동주최한 '한미 FTA와 미디어 시장' 포럼에서 발제를 한 임동욱 교수는 "한미 FTA는 공영방송과 광고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 김철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이 끝났지만 어느 누구도 협상 내용을 모른다. 방송, 광고 등 시청각 분야의 협상 내용도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오로지 협상단과 일부 정부사람들만 아는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할 협상 내용과 정보 내용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모른 채 하고 있다. 정부는 오로지 막연한 장밋빛 희망만을 얘기하고 있을 뿐이다."

언론광장(공동대표 김중배)과 PD연합회(회장 김환균) 공동주최로 지난 28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미FTA와 미디어 시장' 포럼에서 임동욱 광주대 신문광고학부 교수의 주장이다.

스크린쿼터 다음에는 방송시장 개방 요구할 것

임 교수는 "비교적 강건하게 문화영역을 지키고 있는 영화, 방송시장 등 우리 문화시장을 미국이 강력한 압력으로 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이를 적용해 교두보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가장 폭발력이 강한 지상파방송의 외국 참여 등은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스크린쿼터나 통신시장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방송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FTA가 방송과 신문에 미칠 영향으로 ▲ 방송구조에 급격한 변화 ▲ 신문/방송 교차 소유와 외국인 소유 ▲ 방송의 외국인 소유 허용과 재벌방송 참여 등을 들었다.

또 광고시장이 개방될 때 중요쟁점으로 ▲ 방송광고의 독점 판매제도(광고독점은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식으로) ▲ 지상파방송의 총량제와 중간광고 허용 ▲ 지상파 광고의 거래 관행(광고시장 억지구매는 시장원리 배치 등으로) ▲ 방송광고 수수료제도(방송광고대행 수수료를 광고주 직접 납부 방식으로) ▲ 방송광고사전심의제도(자율심의기구를 정부영향력기구로 생각할 가능성) 등으로 요약했다.

임 교수는 문화주권확립을 위한 실천전략으로 ▲ 자유무역협정과 문화시장분리 ▲ 주요 문화산업에 대한 조정관리권 보유 ▲ 민주적 소통구조 확립 공공성강화(공영방송 체제 강화, 광고제도 공익성강화) ▲ 문화다양성 이념과 전략 충실화 ▲ 매체의 합리적 배분 등을 강조했다.

성장률 감소한 미국 문화산업, 한국에서 만회 노려

토론에 나선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국의 문화산업 시스템으로 번 총 수익금이 연 1조1천억 달러에 해당된다"며 "이 중 40%가 외국시장에서 번 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최근 외국 경쟁자들이 늘어 지속적으로 미국의 성장률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것을 만화하기 위해 한국의 문화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경제규모가 큰 한국의 문화시장 개방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공영방송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프로그램으로 다루지도 않는 것이 문제"라며 "문화시장의 경제규모 뿐만 아니라 소비행위를 통해 문화시장을 붕괴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KBS, MBC 공영방송사는 문화시장 개방과 관련해 문화자본의 파괴력, 제국주의 지배 강화 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없는 것 같다"며 "이제 견제 비판할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승수 교수는 김지하의 <오적>을 예로 들면서 한미FTA 관련, 아무것도 모르고 무책임한 짓을 하고 있는 방송위원회,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등 정부와 국회, 그리고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프로그램과 뉴스를 억제하고 있는 MBC와 KBS, 문화개방을 비판하지 않고 사익에 이용하는 조중동을 가르켜 한미FTA 3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영 MBC 프로듀서는 "한미FTA는 미국에 있어 중요하다"며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와 한 번도 구체적인 협상을 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 정부할 것 없이 이해관계 때문에 지상파 권력을 미디어시장 개방을 통해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시민사회단체 등 새로운 연대 틀을 형성해 문화시장 개방에 따른 견제와 감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디어 규제 완화가 한미FTA의 핵심

이어 양문석 한미FTA저지 공동대책위원회 정책실장은 "소유규제 완화, 미디어규제 완화로 생긴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올 것"이라며 "미디어 규제완화가 한미FTA의 핵심이고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디어 규제완화는 수용자에게 부합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 이익을 보장한 것"이라며 "한미FTA는 문화다양성을 극단적으로 조작해 여론장악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성우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이기는 한미FTA협상을 해야 하는데, 방송 통신시장 등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받는 협상만 하고 있다"며 "문화 입장을 고려하면 방송미디어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통신, 저작권, 미디어 환경변화 등 까지도 묶어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시장 진입이 어려우니까 우회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방송 상품을 전자상거래 쪽으로 빼버리면 영화 같은 것은 인터넷통신을 통해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방청석에서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철관
방청석에서 발언을 한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은 "한미FTA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여, 야, 정부 등 할 것 없이 공영방송체제를 깨려고 혈안이 돼 있다"며 "방송, 통신 융합 환경 등 내부적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영방송체제를 목숨 걸고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상윤 전 언론노조 부위원장은 "방송 경영인들이 정부 눈치를 보면서 '설마 나라 망하는 길을 정부가 선택하겠어' 등의 생각으로 공영방송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최근 국민 여론도 한미 FTA 우호론 쪽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미국은 신문시장보다 잡지 시장에 집착이 강할 것"이라며 "잡지시장 침투이후 신문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이며, 미국 자본은 배포권만 아니라 제작권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환균 PD연합회 회장은 "한미FTA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방송인들의 심각한 고민이 없다"며 "만약 방송인들의 고민이 시청자에게 프로그램으로 전달될 때 구체적으로 와 닿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FTA에 대한 정보공개가 되지 않음으로서 관심을 갖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며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정보공개와 소통의 민주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