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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 특집:에너지전쟁 > ②에너지확보는 국가생존 전략

세계정상들 자원외교에 총력

대체에너지 자원 개발도 국가 주력과제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21세기 국가생존을 위해 에너지 자원 확보
에 전력을 투구하라."

    73∼74년 1차, 78∼79년도 2차에 이은 제3차 석유파동으로 불릴수 있는 최근 국
제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치열한 쟁탈전이 전개
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불원천리하고 달려가는 '자원 외교'에  매
진하고 있고, 안정적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 선두에는 세계 에너지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최근 고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한 중국이 서 있고. 인도와 일본, 독일과 프랑스 등이 치열한 자원확보  경쟁대
열에 뛰어들고 있다. 안정적 자원확보가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에너
지 확보를 국가안보와 직결시키고 있다.

    최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원정책을 신랄
하게 비판하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압박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에너지 문제와  무
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유를 원유  확보  전략에서
찾는 시각도 적지 않다.

    또한 볼리비아의 에너지산업 국유화 선언, 베네수엘라의 중남미 중심 에너지 정
책 추진 등 중남미 국가들의 자원국유화 바람은 세계적인 자원확보 전쟁의 서막이나
다름없다.

    러시아 정부가 석유산업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면서 반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과 '천연가스 가격 전쟁'을 벌인 것은 에너지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무기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푸틴은 최근 유럽에 대해서도 물량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자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정치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그간 해외 유전과 가스전 확보에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인도는
최근 중국과의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국제입찰에 공동으로 나서는 등 `윈-윈'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원유는 20년, 천연가스는 28년내에 매장량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하
고 있다. 이에 따라 카스피해 지역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제3국에서  에
너지원 확보를 위한 치열한 외교를 펼치고 있고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 이란의 천연
가스를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EU 국가들은 전체 소비량의 25%에 달하는 러시아 가스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
해 시설인프라 확충에 1조 유로를 투입하는 특단의 처방을 내렸다. 중동과 북아프리
카, 카프카즈 지역에서 가스.원유를 유럽대륙으로 실어나르기 위한 새  가스.송유관
을 건설하고, 단일 전기시설망 등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자원 확보를 둘러싼 세계 열강들의 각축전으로 국제안보환경 지도가 새롭게  그
려지고 있다. 바야흐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우선 미국은 당분간 유가가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 정치적 불안  요소
가 많은 중동보다는 아프리카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부시는 연초 국정연설에서  중
동산 석유 수입 비중을 75% 이상 줄이겠다고 공언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최대  석유
수입지가 중동에서 아프리카로 넘어갔다.

    이제 세계의 관심은 해외 에너지자원 확보 못지않게 대체에너지 개발에  쏠리고
있다. 지구상의 석유매장량은 1750억t, 천연가스는 171억㎥에 불과해 앞으로 40∼60
년 후면 완전 소진된다.

    선진국들은 풍력과 조력발전, 하이브리드차 개발, 수소에너지 제조 등 대체에너
지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과 인도 등은 원자력 개발에 관심을 쏟고있다.

    부시는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는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역점을 두고 있고, 총 100
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알래스카 야생보호구역 석유개발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불이 붙었다.

    지금까지 채산성이 떨어져 무시됐던 캐나다, 베네수엘라의 중질 원유를  함유한
모래인 '타르샌드' 개발도 다시 각광받고 있다. 21세기 역사는 잉크가 아닌  석유로
쓰여지고 있다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