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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회공헌 사업, '눈치'에서 '상생'으로

[머니투데이 이경숙기자] 대기업 사회공헌 사업이 대중의 시선을 막연히 의식한 '퍼주기'식에서 기업과 이해관계자에게 서로 도움되는 아이템을 개발시키는 '상생'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공헌 전략 컨설팅 기업인 라임글로브(www.limeglobe.com)는 29일 국내 주요 대기업 30개사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라임글로브는 "대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이 연말연시 시설 봉사나 후원금 전달 등 일시적 기부 행위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기업 전략적 행위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지역 경제 활성화나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 등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라임글로브는 기업 사회공헌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결합한 모델로 강원랜드를 예로 들었다. 카지노리조트 기업인 강원랜드는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지역 내 업체에게 공급받는다. 또 ‘1팀 1마을’ 결연 운동을 통해 회사와 강원도 내 마을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원랜드 복지재단을 설립해 운동부와 청소년 지원사업을 펼친다.

기업의 특성과 공헌 프로그램을 접합시키는 대표사례로는 KT와 KTF, 한화국토개발이 꼽혔다. 통신기업인 KT는 지난 2004년부터 ‘청각 장애인 소리 찾기’ 사업을 통해 청각장애인에게 매년 일정 규모의 디지털 보청기를 제공하고 있다.

KTF는 사용 요금의 일정액을 사회 환원하는 ‘독도는 우리땅’, ‘한민족 사랑 나눔’, ‘축구 야구사랑’ 등 다양한 공익연계 요금제를 출시했다. 한화국토개발은 문화재청과 공동 진행하는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을 통해, 한화의 전국 12개 리조트와 본사 등 13개 사업장과 전국을 연결한 공익 문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도 단순 기부 이상의 창의성이 가미되고 있다. CJ는 '기부자 캠프’(www.donorscamp.org)란 온라인 전용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후원이 필요한 교육 시설의 선정부터 실제 후원까지 전 과정에 네티즌이 적극 참여하도록 한다. 교육 시설 담당자가 후원 사연을 올리면 이에 네티즌이 온라인 기부를 하고, CJ가 네티즌 기부액만큼 동일하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태평양은 환경 마케팅으로 ‘우리들꽃 체험 프로그램’을 내놨다. 또 국제결혼으로 한국 국적을 가진 외국 이주 여성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에 지난 2004년부터 오는 2008년까지 총 1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현지화 전략과 연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는 삼성이 주목을 받았다. 삼성은 최근 미국 육군보병학교가 건립하는 ‘한국전쟁기념관’에 건립 소요 기금 2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를 내놨다. 또 미국 프로야구단 뉴욕 양키즈의 조 토레 감독과 손잡고 양키즈 선수들이 홈런 1발을 쏘아 올릴 때마다 1000달러씩 기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에 따른 올해 기증액은 11만1000달러다.

최혁준 라임글로브 대표는 “과거엔 기업이 주변의 ‘눈치’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돈이나 물품을 지원하는 ‘퍼주기’식 사회공헌 활동을 벌였는데 최근엔 자사가 속한 커뮤니티 내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상생’하는 활동으로 그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국내 기업들의 인식이 초기 단계라 많은 전략적 변화가 보이지는 않지만, SRI 펀드 등 사회공헌의 경제적 가치가 가시화되고 있어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 변화에 따라 라임글로브는 내년부터는 공익연계 마케팅 컨설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경숙기자 k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