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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스크랩] [노컷뉴스]iTV, 고별방송 없는 방송중단을 못하는 이유

iTV, 고별방송 없는 방송중단을 못하는 이유 [노컷뉴스 2005-01-01 10:19]

2004년 한 해를 마감하는 31일 오전 11시쯤 인천 경인방송 1층 스튜디오에서는 재허가 추천을 거부당한 iTV의 종무식이 열렸다.

박광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비롯한 직원 80여명은 애국가를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는 자막이 뜨자 고개를 떨구고 한 동안 자리를 뜨질 못했다.

박 대행이 고별사 도중 “새해 희망찬 계획을 짜야 할 때에 방송을 접게 됐다“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여기 저기 흐느끼는 소리가 잇따랐다.

같은 시간 방송국 야외 주차장에서는 사내 출입을 저지당한 노조원 200여 명이 iTV 고별행사를 따로 치르고 있었다.

중계차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마지막 방송을 지켜보던 노조원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 방송이 종료되자 눈가를 적시기 시작했다.

이훈기 노조위원장이 “제2창사위원회를 조직해 방송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일부 노조원들은 묵묵히 땅만 바라볼 뿐이었다.

한 조합원은 “고별행사에 지역 시민들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위해 좀더 열심히 방송을 만들었다면 이처럼 쓸쓸한 행사를 치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만들었다.

이렇게 경인방송은 사라져갔지만 고별방송을 취소한 iTV 측은 10줄 남짓한 텔레비전 자막 외에 어떤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경인방송은 또 허가기간이 아직 1년이나 더 남아있는 FM라디오까지 TV와 함께 방송을 중단했다. 7년 이상 인천·경기지역 주민들의 친구였던 방송사라고 하기엔 너무도 성의없고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재허가 추천을 거부당했다고는 하지만 허가기간이 끝나기까지는 텔레비전은 12시간, 라디오 방송은 무려 1년이 더 남아있었다.

지난 1980년 신 군부의 등장으로 TBC와 KBS의 통폐합, 동양라디오 그리고 동아방송의 중단 사태를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들 방송사의 고별방송에서 진행자들은 방송 종료 마지막 1분 1초를 안타까워하며 호출부호를 외치기까지 방송인의 책임을 다했다.

공공성이 강조되는 지상파 방송의 허가기간은 수 틀리면 내던질 수 있는 사업권이기에 앞서 국민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iTV가 밝힌 고별방송의 취소 이유도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직원들간의 충돌이 우려됐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며 갑자기 볼 권리와 들을 권리를 상실한 시청자들의 입장은 끝까지 고려하지 않았다.

직원들간의 충돌보다 더한 사태가 예견된다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알릴 것은 알리고 이해를 구할 것은 구하는 것이 책임 있는 방송사의 역할일 것이다.

iTV의 방송중단은 신규 사업자 선정이라는 또다른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경인방송이 건강한 자본 못지 않게 방송에 대한 책임과 공익성을 두루 갖춘 새로운 주주를 만나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기자의 창/CBS 문화부 양승진기자

출처 : 희망의 새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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