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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스크랩] [노컷뉴스]iTV이러면 안되지

iTV이러면 안되지 [노컷뉴스 2005-01-01 10:22]

방송위로부터 재허가 추천을 거부당한 iTV가 31일 방송을 전격 중단한 뒤 우리나라 방송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iTV의 방송중단은 한편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iTV가 방송중단과정에서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행태 때문이다.

iTV 방송중단 이후 끝없는 구설수

iTV는 방송허가 만료일 자정까지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데도 12시간 이상 빠른 당일 오전 11시 10분 방송을 마감했다.

더구나 사상 초유의 방송중단 사태를 시청자들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기회인 '고별방송'을 취소했으며 자막으로만 시청자에 대한 사과와 방송종료를 알리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더욱 이해하기 힘든 점은 허가기간이 무려 1년이 남아있는 FM라디오까지 방송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고별방송은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책임"

과거 방송사들의 방송 중단과 국내 방송사상 첫 고별방송은 지난 80년 집권한 신군부에 의해 언론 강제 통폐합 조치로 시작됐다.

1980년 11월 30일 자정을 앞두고 동아방송(DBS)과 채널7번 동양방송(TBC) TV/라디오, 지방방송사였던 전일방송, 서해방송이 문을 닫게 되면서 '눈물의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 및 청취자들과 이별했다.

당시 TBC-TV는 고별방송에서 가수 이은하가 '밤차'를 부르다 끝내 눈물을 흘렸고, 'TBC는 영원하리'라는 자막을 내보내면서 눈물바다를 만들게 했다. TBC 라디오도 사회를 맡았던 황인용 아나운서가 "이제 5분 남았습니다. 10분만이라도 더 있었으면…"이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출부호를 되뇌어 세간에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방송계의 한 인사는 "과거 방송중단 역사를 되짚어 볼 때 iTV가 뚜렷한 이유없이 방송을 조기에 중단하고 고별방송을 취소한 것은 방송허가기간을 국민과의 약속이 아니라 수틀리면 언제든지 내던질 수 있는 사업권으로 본 것"으로 "시청자들의 권리를 철저히 외면하는 무책임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고별방송 취소 이유? "터무니 없어"

인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iTV 직원들간의 충돌이 우려됐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고별방송을 취소한 것은 방송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앞에서 시청자들의 권익을 우선 고려하기 보다 자신들의 입장만을 생각한 것"으로 "방송사로서의 자격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인천의 한 대학생도 "설령 직원들간의 충돌이 예견된다 하더라도 갑자기 볼권리를 상실한 시청자들에게 알릴 것은 알리고 이해를 구할 것은 구하는 것이 책임 있는 방송사의 역할일 것"이라며 실망을 금치 못했다.

서울의 모 라디오 방송국 직원은 "텔레비전 방송을 중단하면서 허가기간이 1년이나 남아있는 FM라디오까지 함께 중단한 것은 고정수신과 이동수신이라는 매체의 특성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방송의 무지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런 의식을 갖고 7년이상 방송사를 경영해 온 iTV의 용기가 놀랍다"라고 말했다.

"iTV 사라져도 지역주민 무덤덤한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동안 iTV의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은 방송사에 대한 경영보다는 방송사옥 주변의 땅개발 등 반사이익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동양제철화학이 방송사의 대주주로서 지역문화 창달이나 건전한 여론 조성 등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졌다면 iTV가 폐업을 공고하는 31일 경영진은 직원들간의 충돌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반대시위를 걱정했을 것이다.

iTV의 한 노조원은 31일 "고별행사에 지역 시민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위해 좀더 열심히 방송을 만들었다면 이처럼 쓸쓸한 행사를 치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iTV의 방송중단은 이제 신규 사업자 선정이라는 또다른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경인방송이 건강한 자본 못지 않게 방송에 대한 책임과 공익성을 두루 갖춘 새로운 주주를 만나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방송사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CBS문화부 양승진기자

출처 : 희망의 새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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