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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이젠 자원확보가 경쟁력] 한국석유공사 … 해외유전개발 선봉

 

하루 6만배럴가량의 원유를 캐내고 있는 베트남의 15-1 해상광구.이 곳의 원유 시추에 성공한 기업은 BP나 쉘 같은 세계적 메이저가 아닌 한국석유공사(사장 황두열)다.

석유공사가 탐사에 나서기 시작한 1998년 이전까지 메이저들은 이 곳의 석유매장 가능성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봤다.

 

독일 업체는 지하 2500m까지 파 내려갔지만 화강암이 나오자 탐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바통을 뒤늦게 이어받은 석유공사는 화강암을 뚫고 내려가는 모험을 감행했다.

결과는 대성공.단단한 바위를 1500m 더 뚫고 들어가자 원유가 쏟아진 것이다.

베트남 15-1광구의 석유공사 지분율이 14.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석유공사는 하루에 8550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게 됐다.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치면 하루에 51만달러,연간으론 1억8600만달러(원화 1760억원 상당)를 벌고 있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한국의 해외 에너지개발 군단을 이끌고 있는 확고부동한 '원 톱'이다.

15개 나라에서 27개 사업을 진행중이다.

석유공사가 지분을 참여한 광구 중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곳만도 베트남 15-1광구와 영국 캡틴유전,인도네시아 SES광구,페루 8광구,베네수엘라 오나도 광구,아르헨티나 팔마라르고 광구 등 7곳에 이른다.

 

7곳에서 석유공사 몫으로 생산중인 원유는 하루 4만배럴.민간기업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몫으로 캐내고 있는 원유가 8만5000배럴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절반가량을 석유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석유공사는 이러한 위상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야 리딩 컴퍼니이지만 세계무대에선 200대 석유기업에도 끼지 못한다.

황두열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후 '도전 20-50프로젝트'를 제시했다.

2015년 영업이익 20억달러,매출액 50억달러를 이루는 세계 50위권의 지역 메이저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중장기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현재 4만배럴인 하루 생산량을 30만배럴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석유공사는 다각화와 집중화라는 두 가지 무기로 이를 달성할 방침이다.

우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서캄차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나이지리아를 핵으로 하는 서아프리카,베트남 등 동남아,캐나다와 페루를 포함하는 미주 등으로 유전사업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이 중에서도 중앙아시아와 서캄차카,나이지리아 등은 향후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지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와 더불어 '될성부른'유전에 대한 지분투자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지금까지 광구별로 대략 1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해 왔지만 이를 5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얘기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