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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스크랩] [12월/31일 언론노보]내가 사랑하던 내 일터

제목: (온라인)iTV 정파… “내가 사랑하던 내 일터”

iTV 정파… “내가 사랑하던 내 일터”

본사 출입 통제 … 노조 주차장서 고별 행사
2004년 12월31일 오전 11시 12분 ‘정파’




2004년 12월31일 오전 11시 12분.
인천시 남구 학익동 587-46 주식회사 경인방송 앞 주차장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을 통해 애국가 1절이 끝나자 iTV는 더 이상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다. 마지막 방송을 지켜보고 있던 iTV지부 조합원 200여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별행사 사회를 보고 있던 이상희 아나운서는 “정파가 이런 것이었네요. 화면이 검게 되고...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참고 있었던 눈물을 터트렸다.

이태훈 iTV PD는 “정파가 된다고 해서 여기서 끝은 아니다”라며 “더 좋은 방송에서 우리 다시 만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안부두를 불과 4Km 앞에 두고 있는 iTV 본사 주차장에는 한겨울 세찬 바람이 행사장에 모인 사람의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주파수 UHF 515MHz(CH21) VHF 69MHz(CH4) 의 iTV는 7년의 역사를 접어야 했다.


한 인천지역 시청자라고 밝힌 시민은 “지난해 효순이 미선이를 위한 추모집회때 눈물을 흘렸고 또다시 여기서 눈물을 흘린다”며 “왜 경인방송이 정파를 해야 하는지 인천시민들의 의견을 묻고 결정한 것인가”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정호식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회장은 “애국가를 끝까지 듣고 싶었지만 1절에서 끝나고 정파가 됐다”며“이제 저 방송탑과 전파 안테나들은 모두 고철이 되어 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길상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조합원들을 고별방송에 참여하지도 못하게 하고 이렇게 주차장에서 하게 하느냐”며 “DCC와 방송위가 더욱 미워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인방송은 7년간 인천시민에 의해 만들어졌고 채널은 인천시민에게 돌아와야 한다”며 “이제 인천시민이 다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잠시 피해가고자 동양제철화학(DCC)와 함께 했다면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DCC는 마지막 방송까지 조합원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방송사 운영의 자질도 없는 악덕 기업주”라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정파 이후에도 공익민방의 목표아래 여러분이 뭉쳐 있어야 하며 그것을 토대로 방송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고별행사에서는 PD, 기술 등 조합원들의 인터뷰가 진행됐고 조합원의 가족들이 나와 격려의 말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자전거 탄 풍경’의 가수 박찬일씨가 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를 불러 조합원들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교양팀의 김유진 작가는 긴 편지를 통해 그동안 iTV와 함께한 삶의 애환을 담아내기도 했다.

김 작가는 “신분은 프리랜서지만 진심으로, 단 한번도 제가 이곳의 이방인이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고, 그만큼 애착과 애정을 가지고 일해온 일터이기도 했다”며 “좀더 많은 분들에게 진작에 마음을 열고 다가서지 못했던 점이 이 순간 가장 후회가 되고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힘겨운 싸움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이 컸지만 경인지역 시청자들의 무관심과 냉담을 보는 순간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처음에는 지역 주민 여러분의 그런 반응에... 조금은 섭섭하기도 했고, 원망을 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지난 7년... 저희가 방송제작에 있어 가장 중심을 둬야했고, 추구해왔던 것이 바로 로컬리즘... 지역성이었으니까요. 아이템 하나를 찾아도 경인지역의 것을...이슈 하나를 다뤄도 경인지역의 현안을 담아내려 노력했던 저희들로서는... 조금 더 높은 목소리로, 뜨거운 여론의 물결을 일으켜주지 않는 지역사회가 섭섭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는 사이... 저는 제작진의 한 명으로서, 제 자신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좀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글로 경인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더라면, 우리가 좀더 이곳에 애정을 가지고 순수한 방송인의 자세로 최선을 다했더라면... 지금과는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요? 오늘날 시청자 분들이 좀더 뜨거운 열정으로 응원과 박수와 큰 격려를 보내주시지 않았을까요?“


iTV지부 이훈기 위원장를 비롯해 조합원들은 행사장 앞으로 나와 시청자들을 향해 고개 숙이고 ‘방송의 국민의 것’이라는 절대 명제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300만 인천시민과 경기도민 여러분들의 더 밝은 눈이 되어 지역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더 열심히 찾았어야 했다”며 “방송개혁이라는 시대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저희가 간절히 바라는 새로운 iTV는 미래의 순간에 있고, 멈추지 말아야 할 경인지역의 유일한 방송이 멈추게 된 결과를 맞게 된 것, 시청자 여러분들께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여러분들의 기대에 진정으로 부합하는 방송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합원들은 희망과 소원을 비는 상징의식으로 '사랑의 장미'를 회사 정문 바리케이트에 달기 시작했다. '사랑의 장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을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 또 희망이 담긴 메시지들을 나무에 부착하기도 했다.





<새로운 방송으로 새롭게 시작하자> <방송은 꼭 다시 하리라> <다시 만나요>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반드시 우리 다시 만납시다> <참 방송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다시 방송하는 날 우리 모두 함께 서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만나요 사랑합니다> <내가 사랑하던 내 일터> <시청자를 위한 방송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방송은 죽었지만 방송인은 살았다> 등 공익적 민방을 위해 투쟁했던 iTV 조합원들은 자신의 소망을 담은 짧은 글을 적어 나무에 매달았다. 그리고 굳게 닫힌 바리케이트에 장미꽃을 부착했다. 이미 해고통지서를 받은 이들은 그동안 일했던 직장도 들어가지 못한 채 ‘희망’을 담은 고별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iTV의 홈페이지인 (http://www.itv.co.kr/)도 31일부로 폐쇄됐다.




출처 : 희망의 새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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