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 유럽 5개 대학이
이미 한국학 과정을 폐지한 데 이어 영국 옥스퍼드대 한국학 프로그램이 자금 부족으로 2007년 6월 문을 닫을 처지에 몰렸다 겨우 살아났다.
한국 문화를 세계에 퍼나르는 역할을 해야 할 한국학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밀리는
이유도 한국학이 일본학에 뒤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을 이해하는 지한파나 친한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본보는 위기에 처한
해외 한국학을 살리기 위한 대안을 미국 등 5개국 해외취재 등을 통해 여섯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해외에서 한국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한국학자들은 동아시아학 가운데 한국학이 중국학이나 일본학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학이 활성화되지 못해 한국이 국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특별기획취재팀이 최근 해외 한국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미국 하버드대, 영국 런던대 등 한국학을 연구하는 외국 교수와
강사 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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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응한 학국학자 가운데 48.9%(22명)는 중국학이 가장 앞선 학문이라고 답했다. 일본학이 가장 앞선다는 대답은
44.4%(20명)였다. 나머지 3명은 ‘중국학과 일본학이 같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한국학이 가장 앞선다는 응답은 단
한명도 없었다.
중국학이나 일본학이 한국학보다 앞서는 이유는 해당 국가의 국력(영향력)과 경제력 차이 때문이라는 답변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해당 국가에 대한 일반인들 관심도의 차이(9명), 학문 발전을 위한 해당 국가의 해외 연구비 지원의 차이(5명), 학문 발전을 위한 해당 국가
기업들의 기부와 스폰서십의 차이(4명) 등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학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주 많다’는 응답이
53.3%(24명)에 달했다. ‘별로 없다’는 24.5%(11명)에 불과했다. 또 한국학이 국가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대답이 86.7%(39)로 나타났다. ‘영향이 없다’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각각 2명과 1명이었다.
한편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 응답자의 64.4%(29명)가 ‘일본의 책임’이라며 한국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일본의 역사
교과서는 한국과 중국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3명), ‘한국과 중국의 과잉대응이다’(7명) 등 부정적 답변도 28.9%(13명)나 돼 한국학
교수라도 한국측 입장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모두의 책임’이라며 어느 입장도 지지하지 않았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 영유권 마찰에 대해서도 64.4%(29명)가 한국측 주장이 옳다고 답변했다. 그렇지만 ‘어느 쪽 주장도 옳지
않다’(3명), ‘외교나 정치적으로 협상할 문제다’(3명), ‘중립지대로 남아야 한다’(1명), ‘섬을 나눠 평화의 섬으로 만들자’는 등 우리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응답도 22.2%(10명)에 달했다.
특별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