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참살이 프로그램 중 하나가 여행 이야기다. 여행은 가장 TV적인 소재다. 거기에는 움직이는 그림이 있고 신기한 내용이 있고 새로운 사람과 삶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여행이 일상화된 시대에 TV 여행 프로그램은 생활정보와 간접체험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해외 소개 프로그램은 우리가 ‘세계시민’의 자질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준다.
TV의 대표적인 여행 프로그램은 KBS ‘세상은 넓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그곳에 가고 싶다’, MBC ‘요리보고 세계보고’, SBS ‘생방송 모닝와이드’의 ‘토요기행’ 등을 들 수 있다.
짧지만 매일 방영되는 ‘세상은 넓다’는 시청자가 경험한 여행담을 소개하는 프로다. 체계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지만 다양한 사람의 체험을 담고 있어서 흥미롭다.
KBS 1TV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2TV의 ‘그곳에 가고 싶다’와 대비된다. 전자는 해외여행, 후자는 국내여행인데 혼자서 만드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프로그램 가이드가 관찰자이자 내레이터로서 자기 나름의 독특하고 정감 넘치는 시각을 제공해 신선미를 준다. 반면 ‘그곳에 가고 싶다’는 우리 자연의 재평가, 매력적인 인물의 동행이 인상적이나 재탕 방송이어서 무성의하게 여겨진다.
‘요리보고 세계보고’는 MBC의 장수 프로그램인데 ‘요리’는 있지만 ‘세계’가 없다.
SBS가 의욕적으로 기획한 여행 프로그램은 ‘토요특집 생방송 모닝와이드’의 ‘토요기행-겨울의 끝에서 서해가 부른다’이다. 2월 25일에는 제1탄 ‘100만 원으로 즐기는 초특급 서해 여행’ 편이 방송되었다.
혼자 바닷가에 가서 하루 자고 오는 데 어떻게 100만 원을 써야 할까를 실증적으로 보여 준 프로그램이었다. 서울을 출발해 보령∼부안∼안면도를 거쳐 하루 자고 오는 데 차비 5만 원, 자동차 렌트비 20만 원, 경비행기 10분 타는 데 4만 원, 배낚시 10만 원, 중국 기예단 관람 1만 원, 백합(白蛤) 요리 10만 원, 온천 5만 원, 숙박 등 30만 원, 진흙 팩 10만 원, 기타 잡비 5만 원 등을 합해 총 100만 원이다.
아무리 ‘럭셔리’ 여행이라지만 도대체 이렇게 어이없는 프로그램이 왜 필요할까. 첫째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 둘째 돈을 써야 여행이 되는가. 셋째 100만 원은 웬만한 서민의 한 달 수입인데 이처럼 낭비를 부추겨도 좋은가.
김우룡 교수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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