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2005/09/07일자 006면 서비스시간: 09:29: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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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하천 웰빙하천] ⑧ 문제점과 대책 | ||
웰빙개념 가미 한국형 모델 개발 필요 | ||
빗물 - 가정 오폐수 분리안돼 비오면 '오염사고' | ||
통합관리 외면 … 주민 편의시설 설치에 치중 | ||
강물 외 지하수 등 활용 유지수 확보 노력해야 | ||
부산 온천천,밀양 밀양강,전주 전주천,온양 온양천,서울 양재천…. 이들은 산업화의 개발논리에 밀려
한때 도심속 '죽음의 하천'으로 변했다가 지금은 '생태하천''자연형 하천'으로의 변신에 성공해 다른 지자체들은 물론 외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까지
떠오르는 하천들이다. 전주천은 지난 2002년 일본에서 한·중·일 등 79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강의 날' 대회에서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복원시킨 모델'로 인정받는 등 전주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녹색도시로 각인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자연형 하천으로 변신에 성공한 이 하천들도 아직은 적지않은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봄에서 여름에 이르는 동안 전주천과 온천천,온양천,양재천 등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하천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강우시 오염된 하수가 직유입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도시 하수관은 대부분 빗물과 가정 오·폐수가 분리된 분류식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진 합류식이어서 비가 많이 올 경우 오염된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돼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본은 90년대 들어 하천으로 유입되는 하수관을 폐쇄하고 강우시 하천으로 월류되는 빗물 등을 차단하기 위해 가정에는 빗물을 저장하는 소규모 시설,하천 근처에는 대규모 빗물 저장고를 각각 설치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지자체에서도 수년 전부터 빗물 저장시설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를 지원해주거나 수돗물 값을 감면해주고 있지만 초기단계인데다 주민홍보와 인식부족 탓으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은 산맥과 같이 여러 지자체를 거쳐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하천의 복원 및 정비조성사업이 해당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인 반면 하천관리의 다원화로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나라 하천 관리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하천에 대한 통합정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투자에 비해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은 도심하천 정비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부산 온천천은 금정구~동래구~연제구를 관통하고 있지만 통합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상류는 콘크리트 바닥의 인공하천,하류는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돼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안양천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전장 32.5㎞의 안양천은 12개 시·구를 거쳐 지난다. 중류지역에 위치한 안양시 구간의 하천은 안양시가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해 성공을 거뒀지만 상·하류지역은 오염된 채 방치되면서 2천여억원을 투자한 시의 하천조성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행정구역 내에 흐르는 하천은 반드시 건설성이 인접한 지자체들과 사전협의한 후에 조성하고 이를 책임지고 있는 일본과 대비된다. 도요타시를 흐르는 길이 117㎞의 야하기천(失作川)은 10여개의 지자체를 지나지만 지자체별로 지형과 특성에 맞게끔 효과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해시 상동면 대포천의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하천은 지난 99년까지만 해도 수질이 4~5등급에 불과했으나 이젠 1등급 수질을 자랑하면서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대포천 상류 주민들은 월 2천~3천원씩의 기금을 모아 오염된 하천바닥을 긁어내고 샴푸 덜쓰기,빨래 한번에 몰아하기 등의 자발적인 운동에 나섰다. 또 정부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유예시켜가며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같은 민관의 공동노력이 오늘의 대포천을 탄생시킨 것이다. 주민들이 하천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여가는 웰빙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삶의 문화를 창조하는 대상으로 발전시켜간 중요한 사례이다. 이밖에도 국내 하천이 생태하천 웰빙하천으로 자리잡는데 걸림돌들은 많다. 국내의 대표적 복개천이었던 청계천은 내달 1일 본격 재개장을 앞두고 유지수 물값 논란을 빚다 지난 5일에야 가까스로 타결됐다. 하천복원사업에 있어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것이 유지수의 확보다. 자연형 또는 생태하천을 추진중인 대부분 지자체들은 지하수 이용 또는 빗물저장시설 설치 등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는 인근 강 등에서 끌어오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다. 빗물저장시설 설치 등은 장기적이면서 많은 투자를 요하는 반면 인근에서 끌어오는 유지수는 단기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될 하천변에 테니스장 등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에 치중해 여름철 물고기 떼죽음이나 하류지역 홍수 등 또다른 자연재해를 자초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산 수영천 1단계 구간의 경우 테니스장과 게이트볼장 등 하천변 토양과 다른 인공시설물을 비롯해 하천부지보다 넓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들어섰다. 또 유선형의 물 흐름을 무시한 직선형 하천구조를 유지해 기형적인 하천이 됐다는 지적이 높다. 온천천은 자연적인 식생을 무시한 채 유채꽃 단지를 조성한데 이어 나비와 어류를 방류하는 등 인공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만든다며 하천변을 아스콘으로 포장하고 분수대 등 각종 인공물을 설치할 계획도 갖고있다. 밀양대 장성호 교수는 "하상계수가 높은 한국형 하천의 특성 때문에 외국 사례만이 해답은 아니다"면서 "김해 대포천처럼 하천 생태계를 보전하면서도 인근 주민들의 웰빙개념을 가미할 수 있는 한국형 모델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끝- 특별취재팀=박종인·김길수·김태권기자 kks66@ busanilbo.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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