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사진> 해질녘의 에펠탑 |
|
 <사진> 내 손안의 에펠탑
| |
|
|
예술과 문화의 나라 |
|
|
우리들이 프랑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나라로 , 다양성이 보장되고 자유 분방한 국가라는 것이다 . 독일 사람들은
하라는 것 이외에는 하지 않고 , 프랑스 사람은 하지 말라는 것 빼고 다한다는 말이 이러한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 주고 있다 . 하지만 이것은
나의 편협 된 인식이다 . 프랑스는 문화 예술을 바탕으로 세계 제 1 의 관광대국이 되었지만 , 다른 한편으로는 TGV, 라팔 전투기 , 아리안
로켓과 같은 우주 항공 산업과 , 핵 관련 분야 , 의료 서비스 분야 등의 첨단 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 뿐만
아니라 유럽 최대의 농산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 화장품 , 의류와 같은 분야에서는 세계적 브랜드를 보유한 사치 산업의
선두주자이다.
고속열차는 한국을 달리는데 , 외규장각 도서는 ? 빼앗긴 외규장각 도서들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마음 한 편에는
안 좋은 감정이 남아 있다 . 문화를 보호하고 , 예술을 사랑한다던 프랑스가 문화재 관련 정책에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 TGV 나
라팔과 같은 대형 국책 사업 시에는 이를 미끼로 던지고 , 후에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 고속열차는 한국을 달리는데 , 외규장각 도서는
한 권만 반환 되었을 뿐이다 . 칼자루는 훔쳐간 놈이 가지고 있다고 , 시간이 지나면 불리한 것은 한국 측인데 , 정부에서는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답답한 마음은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계속 되었다 . 아무튼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은 개인간의 관계를 넘어서 국가 간에도 적용되는 원리인
것 같다 . |
|
 |
|
|
|
|
파리의 상징 에펠탑 |
|
|
에펠탑을 직접 보면 그것은 우리들의 상상 속에 있는 에펠탑의 이미지만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상 속의 그것은 자유, 낭만이라는 이
도시의 이미지와 함께 밝게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를 가까이 가서 보면, 타일들이 하얗게 빛나는 것이 아니라 빛이 바래서
누런 색인 것과 비슷한 것이다. 낮 시간의 바라본 에펠탑은 무미 건조한 색깔로 나의 기대를 한껏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여기서 실망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에펠탑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해질녘의 로맨틱 타임까지 기다려야 하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그 순간에는 우리의
상상처럼 에펠탑이 황금 빛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
|
|
 <사진>샤이오 궁에서 바라본 에펠탑 |
|
 <사진>아래서 올려다 본
에펠탑 | |
|
 |
|
|
|
|
베르사유 궁전 |
|
|
 <사진> 베르사유 궁전 입구 |
|
|
짐이 곧 국가이다. 프랑스의 절대왕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이러한 절대왕정의 중심에는 바로 베르사유 궁전이
있다. 왕권을 위협하는 귀족의 권력을 누르기 위해서 태양왕 루이 14세는 오늘날 워싱턴, 브라질리아와 같은 정치적 목적에서 파리 교외로의 천도를
단행한다. 결국 루이 14세는 왕권신수설에 입각한 절대왕정을 확립했고, 중상주의를 펼쳐서 유럽에서 프랑스를 가장 부강한 나라의 반열에 올리며
근대화의 기초를 다졌다. 오늘날 프랑스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고급스러움은 바로 베르사유 궁전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부터 프랑스는
유럽 문화의 중심이 되었으며, 예술 분야에서도 독자성을 가지게 되었다. 아마도 프랑스는 이 시기가 나폴레옹 시대와 더불어 역사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
|
|
 <사진>최고의 조각가들과 정원사들이 만들어낸 야외
조각관 |
|
 <사진>프랑스 정원의 최대 걸작이라 불리는
베르사유 궁전 정원 |
 <사진>베르사유 궁전의 내부 박물관 |
|
 <사진>베르사유 궁전의
방 | |
|
 |
|
|
|
|
노틀담 성당 |
|
|
거대한 방주 모양의 라 시테 섬에 위치한 노틀담 성당은 우리들에게는 <노틀담의 꼽추>라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과 이후에 만들어진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더욱 유명한 장소이다. 규모로는 그리 큰 편이 아니지만, 12세기 이후 중세의 교회 건축
양식의 기본이 되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열렸던 장소이며, 대혁명 당시는 많은 부분이 파손되기도 하는 수모를 겪었던 장소이다. '성당은
돌로 만든 성경책'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자를 모르고, 성경책을 살 수 없는 대중들에게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내부. 외부에 다양한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다. |
|
|
 <사진>노틀담 성당 정면 |
|
 <사진>노틀담 성당의 뒷면 |
|
 <사진>스테인드 글라스 |
 <사진>성당입구의 조각상 |
|
 <사진>프랑스의 영웅 잔다르크 상 |
|
 <사진>루이 몇세인지 모르겠지만… (베르사유
궁전에서) | |
|
 |
|
|
|
|
공간의 배치를 통한 시간의 역사 (루브르 박물관-콩코드
광장-개선문-라데팡스) |
|
|
전세계의 가장 훌륭한 박물관 중의 하나이고, 세계 각국에서 약탈해간 문화재가 가장 많이 전시된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박물관은 휴관이어서, 발걸음을 콩코드 광장으로 돌려야만 했다. 콩코드 광장은 대혁명 당시 단두대가 놓여있어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것이지만, 오늘날에는 콩코드(Concorde)라는 말처럼 조화와 화합을 염원하기 위한 광장이 되었다. 이곳에서
개선문을 향해서 걷기 시작하면 바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인 샹젤리제를 만날 수 있다. 과거에는 파리의 문호들과 예술가들의 저택과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레스토랑과 화랑들이 있었다지만,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조금 퇴색된 듯 하다. 그래도 밤이 되면 가로수들에 설치된 작은 전구들이
빛을 내면서 영화 속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면 드디어 개선문에 도달하게 된다. 오늘날 파리 중심부는 나폴레옹과 그의
계승자들에 의해서 재구축되었고, 개선문을 그 정점으로 12개의 도로가 방사형으로 펼쳐져 있다. 나폴레옹이 개선문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알
수 있다. 나폴레옹도 로마의 개선장군과 같은 영광의 월계관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서 계속 똑바로 가면 라데팡스라는 신시가지가 나타난다. 이
곳은 단일지구로서는 사무실 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개선문과 대칭되는 곳에는 그랑타르슈라는 새로운 개선문이 세워져 있다. 그랑타르슈는
바로 루브르 박물관, 콩코드 광장, 개선문을 일직선으로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전성기를 건설하려는 프랑스인들의 바램을 담고 있는 것이다.
|
|
|
 <사진>루브르 박물관 |
|
 <사진>콩코드 광장 |
 <사진>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빌딩 |
|
 <사진>센강변의 다리 |
 <사진>개선문 |
|
 <사진>개선문의 부조 |
 <사진>라데팡스의 그랑타르슈 |
|
 <사진>라데팡스
광장 | |
|
 |
|
|
|
|
잠시 스쳐 지나가는 스위스 풍경 |
|
|
나는 스위스 여행을 했다고 말할 수가 없다. 알프스의 아름다움과, 호주에서 만난 스위스 친구를 뒤로 하고, 취리히에만
이틀 머물렀기 때문이다. 터키에서 부러진 팔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한국으로 하루 빨리 돌아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천천히 둘러 봐도
된다고 마음 속으로 달래고 있다. 아마 10년 후에도 스위스의 풍경은 그대로 보존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
|
 <사진>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취리히 호수에서의
일광욕 |
|
 <사진>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 |
 |
|
|
|
|
330일간의 여행을 마치며 |
|
|
80일만에 세계를 일주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기로 시작되는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란 책은 우리들에게 꿈과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한 책이다. 오늘날에는 마음만 먹으면 단 하루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원래의 위치로 돌아 올 수 있지만,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의미도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세계의 다양성, 즉
다양한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감하는 것이다. 지난 330일간의 여행에 대해서 잠시간 상상에 빠져보면, 머리 속에서 영화
필름이 돌아가는 느낌이다. 언제나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그들이 나에게 들려주는 인생 얘기가 나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여행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원동력이며 재충전의 기회였다. 세계를 보는 눈을 넓혀 주었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었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난관들을 때로는 혼자, 때로는 타인과의 협력을 통해서 극복하며,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도전하며
성취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기도 하였다. 그것은 책상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이며, 이제는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의 보따리를
풀어서, 결실의 열매를 따야 할 시기이다. |
|
 |
|
|
|
|
330일만에 돌아온 한국의 첫 느낌 |
|
|
나는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한 동네에서 살아 왔다. 그렇기 때문에 동네 구석구석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익숙하다.
하지만 한국에 처음 도착해서 내가 살던 동네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아주 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25년 이상을 살아온 곳이 너무나도 이국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풍경 모두가 낯설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들으면 외국에서 한 10년은
살고 왔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 자신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것은 인식에 관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330일간 3일이 멀다 할 정도로 새로운 도시를 여행했고, 보통 사람들의 평생 동안의 여행지를 1년 만에 해치웠으니, 모든 풍경들이 이국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집에 도착해서 그냥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듣는 것이나, 가족들이 만들어 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마치 파랑새를 찾으러 세계의 구석구석을 다녔으나, 결국에 파랑새는 우리 곁에 있었다는 진리를 새삼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역시 집처럼
편안한 안식처는 없으며, 가족만큼 아무런 조건 없이 따뜻하게 반겨주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다. 언제나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1년간의 여행도 완료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
|
 |
|
|
|
|
아쉬움과 일상 속의 여행 |
|
|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나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을 느끼듯이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생과 여행은
바로 시행착오의 과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마치 돌에 새긴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경험이며, 평생의 추억이다. 소중한 순간들의
사진들이 한 장씩 앨범에 차곡차곡 끼워지듯이, 여행 속의 소중한 기억들이 인생의 사진첩 속에 차곡차곡 쌓여졌다. 나는 다시 떠나는 것을
동경하며, 일상 속의 여행 속으로 돌아 왔다. 하지만 그것은 마침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떠날 것을 기억하며 쉼표를 찍는 것이다.
언젠가 또 다시 배낭을 꾸리고, 신발끈을 고쳐 맬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일상 속의 여행 속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여행할 때 가졌던 여유와 타인을 향한 열림 마음이 조금씩 빛을 바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에서는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먼저 배려하고, 열린
마음으로서 모든 것을 받아 들었으나,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오게 되니 주변의 작지만,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소홀해지기 쉬운 것 같다. 그런
마음들이 어떠한 기준 이하로 떨어질 때가 바로 다시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순간이라는 생각도 된다. 마지막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금 여행 속에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서 정리하고, 마음 속에 되새기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
|
 |
|
|
|
|
여행은
언제나 투자한 것 이상을 우리에게 되돌려 준다.
익숙함이란 우리에게 안도감과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그러한 익숙한 사람들과 공간을 떠나는 것은 어쩌면 불편하고, 두려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익숙함을 떠나서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는 것 이외에도 낯선 상황 속에서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잠들어 있는 생의 감각을 깨워주며, 인식의 틀을 넓혀 주기 때문에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완벽한
지도가 있어야만 길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조금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떠나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여행은 언제나 투자한 것 이상을
우리들에게 되돌려 주기 때문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