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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맛집,군침이 꼴깍!

[스크랩] [맛객의 맛집]오뎅에 따끈한 정종 한잔 어때요?

 

 


‘대포’라는 말은 “별 다른 안주 없이 큰 잔으로 마시는 술”을 뜻한다.
대폿집...그 이름만으로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폿집.

세로로 꽂아놓는 젓가락 통이 있고, 돈 받고 파는 안주보다

그냥 내 주는 안주거리가 더 많았어도 사람 좋은 주모는

싫은 내색한번 안했던 그 시절의 대폿집들이여~

 

발전과 첨단 디지털이라는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사라져만 가는 대폿집.

그러나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맞닿아 있는 주점은 누가 뭐래도 대폿집이다.

탁주 한잔에 김치로 안주하고 입 한번 쓰윽 닦고 일어서도 눈치 볼 것 없었다.

‘두부’라도 차려지면 ‘요기’까지 해결되었던 게 대폿집이었다.

 

 

△자료사진/여수말집

 

요즘처럼 추운 겨울날의 대폿집에서는 정종이 제격이다. 정종은 ‘청주’를 말한다.

그러나 데운 술을 청주라고 부르려니 영 느낌이 안 난다.

가슴속까지 언 몸도 뜨끈한 오뎅 국물에 정종대포 한잔 들어가고 나면

금세 “추위가 별거냐” 싶은 호기도 생겨났다.

 

정종을 맛있게 마시려면 센 불로 짧은 시간 내에 데워야 한다.

알코올과 향을 붙잡아 두기 위함이다.

혀를 자극하는 알싸한 맛에다 그윽한 향까지 느껴지는 정종

뒷마무리는 오뎅(어묵) 한입과 따끈한 국물이면 딱 좋다.

 

 

 

사당역 근처에 있는 <부산오뎅꼬치>집에 가면 맛있는 오뎅과 제대로 된 정종을 마실 수 있다.

99년 문을 열었고 7년째 성업 중에 있다. 영업을 처음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부산오뎅꼬치>

한집뿐이었으나 최근에는 이 집의 인기에 힘입어 근방에 몇 군데 더 생겨났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오뎅바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왠지 인간미는 없다.

오뎅집은 직원 두고 할 정도의 장사는 아니다.

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 장사하는 것과 마찬가진데

규모가 큰 오뎅바들, 비 성수기에 어떻게 영업을 해 나갈지 걱정도 된다.

 

내가 생각하는 오뎅집은 규모가 작아도 맛이 있고

주인과 손님, 손님과 손님 간에 교감이 통할 수 있는 분위기다.

그런집과 가까운 <부산오뎅꼬치>를 알게 된 계기는 2001년쯤으로 거슬러 다.

 

 

 

그때 나는 사당역 부근의 화실에서 만화원고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말이 씨름이지 사실은 탱자탱자 놀다가 마감은 어느새 ‘발등에 떨어진 연탄불’이 되었다.

모가지가 짤리기는 싫고, 마감을 시키려면 죽어라고 밤샘을 할 수밖에 없다.

 

길고 긴 겨울 밤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배가 출출해졌다. 그럴 때면 허기도 달래고

잠도 쫓을 겸, 작업실 근처에 있던 오뎅집으로 가서 국수를 먹었다.

오뎅 국물에 국수를 말고 파와 쑥갓,유부 몇조각이 들어간 국수였다.

고춧가루 뿌려서 신김치와 함께 먹었다.

 

 

△ 뚝배기에 나오는 잔치국수,건새우가 잔뜩 들어가 국물맛이 뛰어나다.면도 즉석에서 삶는다

    가격은 3,000원

 

그 맛이 어찌나 좋았던지 국물까지 싹 비워냈다.

그 후, 국수가 생각나면 그 집으로 달려갔다.

마감이 없는 날에는 가끔 혼자 가서 정종을 마셨다.

이 집에서 ‘히레정종’을 배웠다. 불에 살짝 태운 복 지느러미를

데운 정종에 넣고 마시는 술이 히레정종이다.

 

 

 

약간 비린 맛이 난다. 하지만 그게 이 술의 매력이다.

일반정종에서 맛 볼 수 없는 깊은 맛에 반해서

나는 히레정종 마니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당동을 떠나온 후로는 <부산오뎅꼬치>를 자주 가지 못했다.

 

가끔 시내에 있는 오뎅바나 일본식 선술집 같은데서 히레정종을 맛 볼 때가 있다.

그러나 가격만 기분 나쁘게 비쌌지 내가 찾고자 했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복 지느러미도 적당히 태워 갈색 빛이 나야 좋은 거지만

까맣게 태운 복 지느러미에서는 히레 특유의 맛이 나지 않았다.

 

다녀본 몇몇 정종집중에는 지느러미를 너무 아끼는 마음에

조그만 거 하나만 넣어주기도 하지만 내가 단골삼은 이집에서는

2개 3개까지도 넣어 줬다. 그래서 난 히레정종 하면 <부산오뎅꼬치>를 제일로 친다.

가격도 맘에 들고 술도 내 입에 딱 맞다.

 

 

 

이집의 히레정종은 보는 재미도 있다.

주문하면 주전자에 데운 술을 손님 앞에서 잔에 따르면서 성냥불을 붙여준다.

같은 불이어도 '라이터'로 하는 것과는 맛이 다르다.

이 모습을 보면 소주 마시던 사람도 히레정종이 당길 것이다.

술을 따르면서 불을 붙일 때 가만히 있지 말고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술맛이 더 좋아진다.

 

 

 

이집은 술맛만 좋아서 찾는 건 아니다. 여러 종류의 오뎅은,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오뎅만 있는 게 아니다. 값싼 안주도 여러 가지 있다.

술안주 중 가장 인기 있는 달걀말이는 여러 가지 채소가 들어가서

맛과 영양은 물론이고 양도 푸짐하다. 커다란 뚝배기에 나오는 달걀탕도

자랑할만한 맛과 양이다. 거의 모든 안주가 10,000원대 이하이다 보니,

주머니가 가벼워도 별로 부담가지 않는다. 술 한 잔에 배까지 불러오는 곳이 오뎅집이다.

 

 

△웃기는 생선 '열 빙어',머리와 꼬리만 빼고 알이 가득 차 있다.일본 명 '시샤모'


주인이 직접 안주까지 만들어서 그런지 어떤 안주를 시켜도 허투로 나오는 법이 없다.

자연 가격대비 만족도 높은 집이다. 그렇게 맛과 정성을 기울이다 보니

한번 온 손님은 다시 이집을 찾게 된다.

 

 

 

오늘도 사당동 조그만 오뎅집에서는 펄펄 끓는 국물이

하얀 김을 내 뿜으며 겨울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맛객

 

 

 

 

☎ 부산오뎅꼬치 02-525-8124

☞사당역 2호선 8번출구와 국민은행 사이로 200미터 직진해서 편의점 옆

영업시간/오후 4시~새벽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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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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