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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a Difference!

아이에게 기부할 기회를 주자!!

기부는 돈의 힘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40대 이상의 부모라면 어렸을 때 이런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 거지 된다. 이런 말을 듣고 공포를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하지 않으면 거지 된다는 말도 안 되는 협박(?)이 통했던 것은 매일 실제로 거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30대 초반만 되어도 거지 협박을 들은 적이 없을 것이다. 거리에서 거지를 만나기 힘들어진 후에는 약발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기부를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기부는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책임을 지는 일이다. 상위 20%만 잘 살고, 나머지 80%는 빈곤층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20:80 사회가 실제로 도래한다면, 미래의 리더는 상위 20%에 들어갈 수 있는 지적 능력과 자기 절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나머지 80%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순진한 바람일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기부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기부를 하는 습성을 길러주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부는 내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나 돈을 자발적으로 내놓는 일이다. 상대에게 도움을 준다는 기쁨을 느끼며 내 소유의 것을 내놓는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은 기부의 습성을 들이는 지름길일 것이다. 매주 교회에서 헌금을 내거나, 수재민이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을 내놓는 일은 어린 아이들도 종종 경험하는 일이다. 하지만 부모에게서 돈을 받아서 성금을 냈다면, 제대로 된 기부 행위를 경험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부모의 돈을 전달한 것에 불과할 뿐, 자신의 돈을 내놓는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기부는 철저하게 아이 자신의 돈이나 물건으로 행해야 한다. 또한 기부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불쌍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를 수 있다. 밥을 굶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애에게 불쌍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싶었다. 우간다 난민 아이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신문 기사를 오려 식탁 옆에 붙여 놓아보기도 하고, 공장에서 착취당하는 파키스탄 어린이들을 다룬 책을 사주기도 했다. 하지만 불쌍하다고 느끼며 자기 용돈의 일부를 기부용 저금통에 넣는 것도 잠시, 몇 주일 지나면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역시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아이들에게 불쌍함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내 물건을 내놓는 아픔을 극복하는 것을 가장 손쉽게 경험시키는 것은 장애아동 보호시설을 찾아 자신의 책이나 장난감을 기부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도 불편한 아이들이 부모에게 버림받아 보호시설에서 공동으로 생활하면서, 몇 개 되지도 않는 장난감으로 여러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 자기 방은 물론 거실과 베란다까지도 장난감과 자기 물건이 널려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무척 충격적인 장면이다. 가슴 아파하면서, 기꺼이 자신의 장난감이나 물건의 일부를 기꺼이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모든 아이들이 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필자 개인적인 경험이나, 비슷한 일을 실행해 본 주위 사람들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이 방법이 기부의 필요와 기쁨을 알게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돈을 바라보는 태도는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같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성품을 지니고 있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돈을 다루는 태도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돈은 원래 무가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돈은 무기나 마약을 사는 것처럼 남이나 자신을 해치는 흉기가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구원의 손길이 되는 고귀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가진 사람에 따라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돈을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자기 삶도 함부로 다룬다. 돈을 소중하게 다루는 사람은 삶도 소중히 다룬다. 돈을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 숭배하는 것은 아니다. 수입이 적든 많든 아끼고 모으고 불리고 남을 위해 기부할 줄 아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선을 가르치고 기부할 돈을 모으는 저금통을 따로 마련해 준다고 한다. 자선을 뜻하는 히브리어 체다카는 정의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유대인들이 아이들에게 기부를 강조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돈의 힘을 느끼게 하고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하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본다. 한 아이가 매주 400원을 기부하면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우간다 난민 아이 하나가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다. 이런 일을 통해 아이는 별것 아닌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돈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 알게 된다. 아이가 돈의 힘을 일찍 체험한다고 해서 반드시 돈을 소중하게 다루는 성인으로 성장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돈으로 군것질을 하고 비디오나 만화를 빌려보는 이른바 하찮은데 돈을 쓴 경험 밖에 없는 것보다는 훨씬 더 돈의 소중함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