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위대한 기부'가 연일 화제다.
최근 버핏이 전 재산의 85%인
370억달러(35조원)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기부금으로 내놓자 세계적 유명인사 또는 부호들이 잇따라 기부를 하고 있다. 기부 문화에도 버핏
효과가 만발하고 있는 셈이다.
버핏의 통큰 기부 결정에 감동을 받은 영화배우 성룡은 전재산의 절반을 내놓겠다며 미국발 '기부
릴레이'에 동참했다.
성룡에 이어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IT 부호들과 함께 대규모 자선단체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너 레드스톤 비아콤 회장도 기부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성룡 "재산 절반
내놓겠다" 기부 릴레이 동참
1998년부터 '성룡재단'을
만들어 자산활동을 해 온 영화배우 성룡(재키 챈)은 29일 전재산의 절반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성룡은 멸종 위기에 놓인 호랑이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홍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사회기부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존경한다"며 "재산의 절반을
성룡 자선협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룡은 지난 1998년 '성룡재단'를 만들어 홍콩 젊은이들을 위한 자선사업부터 시작해
점차 구호활동, 의료활동, 예술사업 지원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버핏과 게이츠가
존경스럽다"며 "버핏과 게이츠처럼 사람들을 돕고 싶지만 그들만큼 돈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성룡은 올해 초 포브스지로부터
자선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10대 유명인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버핏, 기부 역사 새로 쓰다
버핏은 지난 25일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인 370억달러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5개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370억 달러면 역사상 최대의
기부액임은 물론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의 국내총생산 (GDP)보다 많다.
주요 외신들은 버핏의 '위대한 기부'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며
버핏이 카네기, 록펠러를 모델로 자리잡은 미국의 기부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기부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버핏의 이번 기부는 사망후 유지에 따라 가족들이 자선단체를 만들어 자선사업을 하도록 한 과거 부호들의 기부 패턴과 차이를
보여준다. 버핏은 생전에 자선단체 등에 기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선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2위 부호인
버핏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걸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지 않았다며 '이름'보다는 '뜻'을 남긴 그의 기부를 높게 평가했다.
버핏이 갖고 있는 정도의 돈이라면 직접 '버핏재단'을 만들 수도 있었을테고, 아니면 고향 네브라스카주에 '버핏대학'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신 버핏은 '게이츠-멜린다-버핏'이라는 삼각편대로 짜여질 때 그의 돈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돈을 쾌척했다.
◇'위대한 기부' 주춧돌은 게이츠
버핏의 '위대한 기부'를
위한 주춧돌은 빌 게이츠 회장이 쌓았다.
버핏과 게이츠는 지난 92년부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눠온 사이. 버핏의 기부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15일 빌 게이츠는 자선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2년 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아름다운 은퇴' 소식을 알렸었다.
게이츠는 자신이 벌어들인 거대한 부에는 사회적 책임이 따르며 이를 사회에 되돌려 주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경영을
주로 하고 자선활동을 '부업'으로 삼았던 빌 게이츠가 2년 뒤부터는 자선활동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버핏과 게이츠는
"부자들은 사회에 특별한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부시 행정부의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는 등 부의 사회 환원에
함께 앞장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