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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요기업 대졸 초임 일본 경쟁사보다 높아졌다

한국 주요기업 대졸 초임 일본 경쟁사보다 높아졌다

 

       4년제 대졸자 적정 임금은..

한국과 일본 대표적 기업들의 대졸(大卒) 초임을 비교해 본 결과, 우리나라 임금 수준이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미국·대만과 한국의 1인당 GDP (국내총생산) 대비 제조업 임금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만 GDP 대비 임금 비율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생산성 상승보다 임금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한국 대기업의 임금이 경쟁국과 비교해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은 원화 가치 상승과, 우월한 교섭력을 갖춘 노조의 이기주의와 극렬 투쟁, 물가 상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한·일 대표기업 대졸 초임 비교’ 자료에 따르면, 전자·자동차·철강·건설·통신 분야 양국 대표기업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한국 기업이 모두 일본에 비해 17~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4년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2700만원으로, 당시 연봉 300만엔이었던 소니(당시 환율 100엔당 1012원으로 계산하면 3036만원)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2006년에는 상황이 역전돼, 삼성전자의 대졸 초임이 소니보다 17%나 더 많아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대졸 신입사원 연봉이 2900만원으로 최근 2년간 7% 이상 올랐지만, 일본은 제자리걸음이었다. 2000년 이후 일본 기업의 전체 임금 인상률은 2001년 1.91%가 최고였고, 작년에는 인상률이 1.7%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총 관계자는 “소니의 2006년 임금이 2년간 4% 올랐다고 가정하더라도 312만엔에 그치고 이를 최근 환율(100엔당 790원)로 계산할 경우, 2465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업종별 대표 기업의 대졸 초임을 비교해도 SK텔레콤이 NTT도코모보다 40% 가까이 높다. 포스코가 신일본제철보다 35% 이상, 노조의 극렬한 투쟁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도요타보다 27% 이상 대졸 초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1인당 GDP (국내총생산) 대비 제조업의 임금 수준도 우리나라가 일본·대만·미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1987년 1인당 연봉은 4800달러로, 그해 1인당 GDP인 3321달러의 1.45배였지만, 2004년에는 연봉 2만880달러에 1인당 GDP 1만4168달러를 기록하면서 그 비율이 1.47배로 올라갔다.

하지만 일본은 같은 기간 1.30에서 1.17, 대만은 1.10에서 1.03, 미국은 1.11에서 0.83으로 모두 그 비율이 하락했다. 이는 우리 경쟁국들은 생산성 증가 속도보다 임금 상승 속도가 늦지만, 우리는 생산성 증가에 비해 임금이 더 빨리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글로벌 경쟁에서 임금과 물가상승은 기업 활력 약화와 국가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