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iTV노조의 이유있는 파업 |
'공익적 민영방송' 실현될까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한주간의 언론계 소식을 짚어보는 [미디어 비평]시간입니다.
오늘은 25일째 파업을 벌이면서 파행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iTV 경인방송 문제를 짚어봅니다. 연세대 언론연구소 김동률 박사 나와 계십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iTV 노조가 2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데.
◑ 김동률 박사>
iTV 노조의 파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다른 방송사 노조의 파업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방송사 노조의 파업이 임금, 편성, 보도의 자유 등에 치중하고 있는데 비해 iTV는 상당히 독특하게도, 이른바 공익적 민영방송 제도를 요구하면서 파업을 하고 있다.
이 파업으로 인해 현재 iTV는 뉴스 프로그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쇼나 드라마는 둘째치더라도 언론사 같은 경우는 파업을 하더라도 뉴스는 반드시 내보낸다는 불문율이 있다. 그런데 iTV 같은 경우는 신생 언론사이고 전 직원의 노조 가입률이 대단히 높아서 비노조원으로 방송을 꾸려가기가 굉장히 힘든 경우다.
◎ 사회/정범구 박사>
iTV의 최대 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원래 소유 상한인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된 것 아닌가.
◑ 김동률 박사>
그 점은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 같은데, 결국 노조 측에서 내걸고 있는 공익적 민영방송에 대해 사측에서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공익적 민영방송이란?
◑ 김동률 박사>
말하자면, 경영 등은 상업 방송, 시장 논리에 의해서 하되, 컨텐츠 면에서는 공공성을 많이 띄겠다는 것이다. 요즘 환경을 생각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시장 기능과 공익적 기능을 합병한 형태의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는 않고, 주로 공익적 민영 방송의 성공 모델로는 영국의 CH4를 많이 이야기한다. CH4 같은 경우에는 시장 경영을 하면서도 내용 자체가 주로 흑인 등 마이너리티 소식을 많이 전하고 경영에도 지역 주민들을 많이 참석시켜서 굉장히 인기를 몰고 어떤 경우에는 BBC를 능가하는 시청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공익적 민영방송이라고 하면 소유형태는 어떻게 되나? 현재 동양제철화학이 대 주주인데 이 소유권은 인정해 주나?
◑ 김동률 박사>
그렇지 않다. 부분적으로는 인정할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공익적 민영 방송은 말 그대로 어떤 비영리 공공 재단을 세워서 거기에 경영권을 위촉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양제철화학에서는 강경하게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 사회/정범구 박사>
자신들의 경영권뿐 아니라 소유권의 근간을 흔드는 제안이라고 본다면 쉽게 응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 같은데.
◑ 김동률 박사>
그래서 노조원들이 오랫동안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익적 민영 방송 모델 중에서 iTV 노조는 사장 공모제도 요구하고 있고, 따라서 기본적으로 상업방송으로 출발한 iTV의 소유주주가 난감해 하고 있다.
노조 같은 경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iTV는 첫 방송을 한 이래 경영권에서 편성과 보도에 많이 참가하고, 전 CEO가 인천시 정무 부시장도 했고, 시장 선거에도 출마하면서 정치적으로 악용한 사례가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일반적인 잣대로 iTV 노조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기는 조금 조심스럽고 워낙 그간 역사 자체가 경영권으로부터 편성, 보도권의 침해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차제에 나온 자구책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있을 수 있다.
◎ 사회/정범구 박사>
문제는 국내에서 전례가 없었던 이런 새로운 형태의 운영방식을 노조가 들고 나왔다는 것인데. 노조로서도 경영주가 쉽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것 아닌가.
◑ 김동률 박사>
물론이다. 알고 있기는 하지만 노조 측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방송위원회의 사업자 재허가와 맞물려서 경영측에서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짐작을 한 것이다.
그래서 노조 측에서는 방송위원회에 수차례에 걸쳐서 노사 합의를 방송 사업자 재허가에 필요충분조건으로 넣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방송위원회 위원들과 면담을 통해서 몇 번 그런 주장을 개진한 바 있다.
그런데 이 iTV 같은 경우는 올 해 말이 고비다. 내년부터 부분적이긴 하지만 케이블을 통해서 수도권 시청자들에게 접근이 가능하고, 그러면 광고 수입이 엄청나게 증가하지 않나. 게다가 인천 계양산 위성방송 중계소 설치 허가까지 났기 때문에 iTV로서는 이번에 합의를 끌어내기만 한다면 여전히 미지수이기는 하지만 아주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런데 iTV가 이렇게 나오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iTV가 경쟁상대로 삼는 것은 결국 SBS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SBS 같은 경우는 이미 거대 자본이 들어가서 상업방송으로서 상당히 성공했는데, 같은 조건에서 상업 방송을 하고, 또 가시청 지역을 수도권 일대로 확대한다면 SBS와 상대하기는 상당히 버겁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공익적인 민영방송을 모델로 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격이 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
또 그동안 iTV는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다. 대부분의 지역 민방들이 첫 방송을 하고 난 뒤 1~2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돈을 많이 벌고 임직원들이 보너스도 많이 받는데, iTV 같은 경우는 박봉에 시달리고 그나마 유능한 직원들이 많이 떠났다.
iTV가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해서 내년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면 인천 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방송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행:정범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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