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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스크랩] iTV노조가 손뼉을 친 까닭 - 인천일보

iTV노조가 손뼉을 친 까닭은 / 이충환 ( iTV희망조합원, 전 iTV 보도국 팀장)
손뼉을 쳤습니다. 손바닥이 터져라하고 쳤습니다. 박수소리가 방송회관 1층 로비에 울려 퍼졌습니다. 지난 해 12월 21일 방송위원회가 iTV에 대해 재허가 추천거부 결정을 내리던 날의 모습입니다. 그러자 iTV노동조합 (현 iTV희망조합) 에게로 비난의 화살이 겨누어졌습니다. ‘회사 문 닫는데 손뼉친 애들’ ‘회사 말아먹은 노조’라는 손가락질이었습니다.
가려져 있는 진실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손뼉을 치던 그 순간 iTV노동조합원들의 눈에서 ‘피눈물’도 함께 쏟아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iTV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괴감, 삶의 터전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내 회사 내 직장이 문을 닫게 됐는데 손뼉을 쳐야하는 그 형언할 수 없이 복잡한 심정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결정을 피할 수 없게 된 회사의 속사정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12월초부터 재허가 추천거부가 가시화되기 시작했지만 1대 주주와 2대 주주는 방송위가 요구하는 재정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채 경영주도권을 놓고 여전히 ‘알력’을 빚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청문석상에서도 대주주들은 증자안을 놓고 갈등을 드러냈습니다.
그러한 알력과 갈등을 감추기 위해 그들은 노조를 핑계댔습니다. ‘노조가 파업하는데 누가 투자하겠는가’라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iTV의 내부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은 고개를 젓습니다. 노조는 단지 갖다대기 좋은 핑계거리였을 뿐입니다. 노조는 12월 초 방송위의 재허가 추천거부 움직임을 감지하고서부터 곧바로 경영진에게 대화를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13일 오전 만나기로 약속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속셈인지 경영진은 하루 전날 기습적으로 직장폐쇄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이후로 경영진은 노조의 어떠한 대화 제의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iTV노동조합원들이 울면서 박수를 친 것은 그처럼 부도덕하고 기만적인 대주주와 경영진과는 함께 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당장 우리 자신들이 차가운 길거리로 내쫓기는 한이 있더라도 비양심적인 자본과 사람들이 공공의 자산인 방송사를 소유하고 경영해선 안된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기존의 iTV법인측은 돈이 없어서 퇴직금도 제대로 지급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신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쓰면 퇴직금의 50%를 주겠노라며 말했습니다. iTV노동조합원들은 퇴직금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방송설비와 장비들을 확보하면 새로운 지역민방 설립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법원에 파산선고신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돌연 퇴직금 전액지급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파산선고신청을 철회해달라고 합니다.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그들의 ‘숨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회사 말아먹은 노조가 실낱같은 회생의 가능성마저 없애려 한다”며 또 여론을 오도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iTV희망조합원들은 필요할 때에만 ‘지역’을 부르짖으며 지역사회를 기만해온 과거의 iTV를 원하지 않습니다. 지역문화, 지역공동체와의 강한 연대가 발전의 굳건한 초석임을 믿는 새로운 iTV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천 송현동에서 경기도 연천에 이르기까지 지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전국으로, 아시아로,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역민방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재허가추천 거부결정이 내려지던 날, iTV노동조합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손뼉을 친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출처 : 희망의 새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
글쓴이 : 스마일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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