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티베트

칭짱철도 개통기사

서부철도: 세계 최고·최장의 고원철도인 '청장(靑藏)철도'
2005/08/01 오후 1:40 | 중국경제까발리기


현대식 철로 부설 기계 덕분에 건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일하는 이들은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한족들(출처: 신화사)

1950년 10월 7일 칭하이(靑海)성, 쓰촨(四川)성 등지 접경에 집결한 4만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은 티베트를 전면 침공했다.

과거 20여년동안 국민당 및 일본 제국주의와의 기나긴 전쟁을 통해 단련된 인민해방군은 1년동안 고산지대의 적응훈련을 하며 공산당 중앙의 명령만을 기다렸었다. 전략요충지인 참도 공격을 개시로 물밀 듯이 티베트에 진입한 인민해방군은 적은 병력에 제대로 된 무기마저 없었던 티베트 보안군을 일시에 격파했다.

수도 라싸(拉薩)를 비롯해 중국 영토의 1/4에 달하는 티베트 전지역을 인민해방군이 점령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한 달. 그로부터 55년이 지나 티베트는 중국의 한 성으로 전락하고 이름도 ‘시장장족자치구’(西藏藏族自治區)로 변했다. 무력으로 티베트를 점령했던 중국은 이제 더욱 강력한 통제권을 발휘하고 한족의 티베트 이주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칭장(靑藏)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칭하이성 거얼무(格爾木)에서 라싸를 잇는 칭장철도는 총연장이 1,118km에 달하는 최고(最高), 최장(最長)의 고원 철도다. 이중 600km가 만년설에 뒤덮인 동토(凍土)구간이고 해발 4,000m 이상의 고산구간이 960km나 된다. 세계 철도 건설사상 유례없는 난공사로, 건설 구간 가운데 최고 해발 5,072m의 탕구라(唐古拉)산맥은 사람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던 ‘신의 영역’이었다.

지난 1951년 티베트 침공에 갓 성공한 중국 공산당 정권은 거얼무에서 라싸까지 생필품을 운반하는데 낙타 4만 마리를 동원해야 했다. 1km 전진에 낙타 12마리씩이 죽어나간 그 험한 고원에 지금 철도가 놓이는 기적이 벌어지고 있다. 거대한 철로 부설 기계가 굉음을 낼 때마다 철로는 40m씩 늘어나고 있다. 2007년 10월 베이징올림픽을 1년 앞두고 공사가 완공되면, 티베트에서 베이징과 상하이까지 4천여km를 단숨에 내달리게 된다. 가능성의 땅 서부지역과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동부지역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칭장철도를 포괄하는 중국 서부대개발 사업은 ‘100년 계획, 50년 역사’로 불린다. 사업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웬만한 사업을 입안해서 공사하는 기간이 보통 20~3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서부대개발 사업 중에서 새로 깔거나 확장하는 철도와 도로의 총연장은 1만7천여km.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428km)의 40배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17번 오가는 거리이다. 중국이 50년간 투자할 전체사업 예산이 무려 1조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정부가 13년간 집행할 예산규모와 맞먹는다.
 


추운공기, 거센바람으로부터 기반보호를 위해 만든 '통풍관로'


온도차를 막기 위해 자연석을 깔아 단단한 바닥을 만든 포석로제


철로 기반에 보온재료를 깔아 하층으로부터 열량의 침입을 막고 토사의 동토화를 막음


철로 양쪽에 열창을 꽂아서 수분의 증발과 냉기의 침투를 막음


더 놀라운 것은 이 사업들이 검토되고 입안되기까지의 기간으로, 칭장철도는 1950년대부터 기획되었다. 1974년에 와서 제1기 공사가 칭하이성 시닝(西寧)시로부터 거얼무시에 이르는 구간철도가 시공에 들어가서 1984년에 완공·개통되었다. 이번에 공사중인 거얼무와 라싸 구간은 제2기 공사로 2001년 6월부터 시작되어 139억위안(우리돈 2조100억원)의 건설비가 소요되고 있다.

중국 철도부는 얼어붙은 땅을 관통하는 철도 건설을 위한 4개 방안에 대한 다양한 테스트와 지리적인 조사를 1980년대 말부터 해왔다. 10여년간의 철로 가설 시뮬레이션과 실지 조사를 통해서 고원에 적합한 철도 건설안을 도출한 중국은 칭하이와 티베트에 거주하는 한족 주민들을 대상으로 1만천여명의 건설팀을 뽑아 구성하였다. 건설팀은 철도부 주관 아래 1년동안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는데 지형적으로 익숙한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철도 건설에 투입되고 있다. 철도 건설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고산병과 산소 부족 등의 건강문제와 신체안전을 위해서 공사 구간마다 전문의료단도 항시 대기하고 있다.

칭장철도 건설에 투입되는 공사비도 모두 중국정부의 예산으로 편성이 되었는데, 이는 외국자본에 의해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했던 과거 사례에 비추어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정부는 자국의 힘으로 칭장철도 부설함으로써 티베트인에게 경제적 이익과 편리한 교통을 제공한다는 구실을 내세우는데, 달라이 라마를 위시한 분리독립세력의 철도 건설 반대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다.

칭장철도는 전 구간에 걸쳐 55개의 교량과 3개의 터널을 건설하고 있는데, 수만년동안 얼어붙은 티베트고원 위에 짓는 교량 건설과 철로 부설에는 세심한 주의가 요하고 있다. 토사나 시멘트,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 어떤 자재로 지어진 도로나 건축물도 동창(凍脹)과 융침(融?)으로 인해 2~3년이 지나면 심한 파괴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교의 교량을 쌓기 위해서는 지층에서 밑으로 1~10m까지 얼어붙은 빙하층을 보통 16~17m까지 뚫고 기반을 다져야 했다. 
 

철로 부설 공사도 복잡한 지반 다지기 작업을 거친 뒤 시행되고 있다. 먼저 레일이 놓이는 노선을 평편하게 다진 후, 보온재료를 깔아서 지반 밑으로부터 열의 침입을 막고 토사가 얼어붙는 것을 보호했다. 층층이 토사로 쌓아 기반을 다진 뒤 다시 자연석을 잘게 쪼개서 깔아 단단한 바닥을 만드는 포석로제(抛石路堤)를 만들었다. 이 또한 온도차가 심한 여름철에 기온의 상승을 막고 겨울철에 지반 토사가 얼어붙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일부 바람이 심한 구간에서는 통풍관로(通風管路)를 만들어 철로의 지반을 보호했다. 여기에 철로 양쪽에는 다기능성의 기체액을 함유한 밀봉관인 열장(熱樟)을 꽂아서 수분의 증발과 냉기의 침투를 막았다.

중국은 세계의 지붕, 제3의 극지인 티베트의 환경보호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중국정부는 칭장철도 전구간의 환경보호를 위해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환경보호 공사에만 20억위안(우리돈 2600억원)을 투자하였다. 이는 총 건설투자비의 8%에 달하는데 보통 중국 대형공사에서 환경보호 관련 공사비는 3% 안팎 투입된다. 수많은 세계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했던 중국 정부는 철도공사사상 최대의 비용을 지출하면서 티베트 환경보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해발 4,640m인 곤륜산 북벽에 위치한 청장철도에서 가장 긴 1,686m의 터널. 높은 해발에 낮은 기압, 얼어붙은 땅을 뚫느라 시공속도가 느리다.
(출처:신화사)


티베트고원은 면적 110만㎢, 평균해발은 3,400m, 인구는 240만명(티베트인 210만)에 달한다. 또한 황하(黃河)와 양자강의 원천지이고 천연생태의 보고로써, 중국 뿐만 아니라 지구 기후의 가동기계이자 조절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칭장철도는 전체 구간 중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나 이동경로가 33곳이나 위치하여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갖가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또한 철도건설로 인한 지역 생태계의 영향과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칭장철도 건설을 시작하기 10년 전부터 유관부문과 연구기관에서 칭장고원의 기후, 환경, 물종, 생태 등에 대하여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중국 철도부, 국가환경총국, 유관부문의 전문가들이 칭장철도 건설에 따른 환경 영향과 관련하여 다각적인 토론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칭장철도 환경영향보고서’로 도출해냈다. 이에 따라 중국 철도부는 강하천이 오염되지 않고 동토의 수토 유실을 방지하며 고원 식물이 효과적으로 보호되면서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토록 하는 고원의 특색을 구비한 생태환경형 철도를 구상했다.

중국이 이처럼 막대한 자금과 고난도의 기술을 소요되는 칭장철도 건설에 매진하는 것은 고도의 목적이 있다.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통해 침체된 서부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표면적인 선전 외에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한 분리독립운동이 끊이지 않는 티베트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칭장철도를 통해 한족을 실어 날라 티베트를 중국화하려는 중국의 계책이 성공할지, 달라이 라마의 소망대로 티베트인 나름대로 전통종교와 문화를 지속 계승해 나갈지 주시해 볼 일이다.
 


티베트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궁전인 포탈라궁. 해발 3,600m 홍산 기슭에 위치.


물자수송을 위해 탕구라산맥에 건설된 철교를 지나는 열차.


양자강의 원류에 위치한
길이 1,389m의 철교


청장철도 건설도. 거얼무에서 라싸에 이르는 전 지역은 동토의 고원지대.  

* 관련사이트: www.chinawestinf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