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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스크랩] [민중의소리] 정파 1년은 '새방송 만들기' 인고(忍苦)의 1년

정파 1년은 '새방송 만들기' 인고(忍苦)의 1년
[기고] iTV 정파1년, 노동자들의 희망찾기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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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기 (희망조합 위원장)    메일보내기  

  지난해 12월31일. 뚝 떨어진 수은주에 매서운 바닷 바람까지 더해 유난히도 추웠던 그날. 200여명의 희망조합원들(iTV노조원)은 회사의 거부로 고별방송 마저 못한채 건물밖에서 정파의 순간을 맞이했다.
  
  

△희망조합 이훈기 위원장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11시12분. 마지막 프로그램인 ‘사랑 릴레이 함께하는 세상’에 이어 애국가를 끝으로 전파가 끊어졌다. iTV는 7년2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한 채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조합원과 가족들은 부둥켜 안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iTV노동조합원 일동은 이날 방송사가 문을 닫는 상황을 맞은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대 시청자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합원들은 반드시 시청자들의 열망을 담아 건강한 방송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약속을 담은 ‘희망의 편지’를 정문앞에 놓인 벚꽃나무에 걸며, 새 방송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 후 1년...
  경인지역 신규방송사업자 선정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제 다음달이면 경인지역에 새로운 방송 사업자가 결정되고, 희망의 전파가 쏘아올려 진다. 방송환경도 과거 iTV시절보다 훨씬 좋아졌다. 경기북부지역까지 권역이 확대됐다. 케이블을 통해서는 서울지역에서도 이제 새로운 경인지역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900여억원의 누적손실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iTV가 아닌 이제 자본금 1천억원 안팎의 튼실한 새 방송이 탄생한다.
  
  희망조합원들은 지난 1년간 풍찬노숙(風餐露宿)을 하며 시청자와의 약속을 굳건하게 지켜왔다. 지난 1월 퇴직금을 털어 창사기금을 만들어냈다. 3월에는 인천,경기,서울지역 1010명의 인사들을 중심으로 경인지역 새 방송 주비위를 출범시켰다. 경인지역 방송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촛불집회와 서명운동은 지난 겨울에 시작돼 올 봄까지 이어졌다. 5월에는 국내 언론사상 초유인 1만5천명의 발기인이 25억원의 발기인 기금을 모으면서 새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망은 더해갔다. 6백여명의 고문과 자문위원 그리고 4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경인지역 새 방송 창사준비위원회’가 7월 출범하면서 새 방송 설립을 위한 확실한 구심체가 마련됐다. iTV법인의 행정소송을 핑계로 새 방송 설립 일정을 미루던 방송위원회는 시청자들의 뜻을 받아들여 지난 9월7일 경인지역 새방송 일정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현재 경인지역 새 방송은 5개 컨소시엄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새 방송 창준위는 그동안 이들 컨소시엄과 모두 접촉을 하며 창준위가 지향하는 4대 이념인 지역성, 개혁성, 참여성, 개방성을 실현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컨소시엄에서 뚜렷한 방송철학을 확인하지 못했고, 시청자와 함께하는 새로운 방송의 청사진을 볼 수 없었다.
  
  오직 Good TV컨소시엄만이 창준위가 걸어온 길을 인정했다. 인천,경기,서울지역 4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방송현업단체들은 지난달 Good TV컨소시엄과 손을 잡았고, 머리를 맞대고 시청자와 함께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Good TV컨소시엄이 방송위에 제출한 1만8천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사업계획서에는 그동안 창준위가 주창해 온 방송철학과 시청자 참여방송의 실천방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Good TV 사업계획서의 골자는 ▶소유구조의 모범적 분산 ▶개방형 전문경영시스템 구축 ▶시청자 참여 극대화 ▶지역성 강화 ▶공익성 강화 ▶외주제작 활성화 ▶방송인력 확보 등이다.
  
  우선 방송개혁의 핵심과제였던 소유구조를 획기적으로 분산했다. 방송법상 30%인 1대주주 지분을 15%씩 3개 공동 대주주(태경산업, 황금에스티, 기전산업)로 분산했고, 시민주가 10%로 4대주주, 방송경험이 있는 CBS가 9.9%로 5대주주로 참여한다. 소유와 경영의 실질적인 분리를 위해서 민영방송사상 처음으로 사장공모추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상파방송사 최초로 신설하는 시청자국(視廳者局)은 시청자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시청자국에서는 매일 1시간씩 편성돼 있는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맡는다.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의 공급처 역할을 할 5곳의 시청자 미디어센터 운영과 시민기자, 시민논객 활성화도 시청자국의 몫이다. 지역성 강화를 위해서는 전체 뉴스 시간의 70%를 지역관련보도에 할애하고, 전체프로그램의 절반을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으로 편성한다. 공익성이 강한 프로그램의 전진배치와 성역 없는 시사프로그램도 Good TV의 차별화된 편성전략이다.
  
  다음달이면 방송위원회에서 새 방송 사업자를 선정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가 이뤄진다면 당연히 Good TV가 새 방송의 주체가 되리라 확신한다. 뿌리가 든든한 제대로 된 방송을 위해서 4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1년을 준비해왔고, 1만5천명의 발기인들이 모였다. 이는 한국 언론운동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만약 이 운동이 실패로 끝난다면 여기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서 절망을 맞볼 것이고 심각한 후유증에 휩싸일 것이다.
  
  희망조합은 새 방송 창준위, Good TV컨소시엄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모델의 방송을 만들어 사영방송으로 전락한 민영방송의 폐해를 극복하고 방송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2005년12월30일 ⓒ민중의 소리

출처 : 희망의 새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
글쓴이 : 슈퍼 계란말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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