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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강화도

2005.6.9 (목) 16:38   세계일보   세계일보 기사보기
[레저]호국보훈의 달에 떠나는 강화도 여행
우리나라에서 다섯째로 큰 섬 강화도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유적, 전등사, 교동도와 화개사, 석모도와 보문사, 마니산과 참성단 등 산과 섬,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다. 둘러볼 곳이 유난히 많은 강화도는 호국의 전적지가 모인 곳이기도 하다. 고려 고종 이후 외적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천도한 뒤 39년 동안 머물렀다. 신미양요(1871년) 당시 마지막까지 미국 군대와 사투를 벌이고, 조선의 강제 개국을 부른 강화도조약은 운요호사건(1875년)의 발발지인 초지진 전투에서 시작됐다. 호국 보훈의 달 6월에 찾는 강화도는 그래서 각별하다.

◆돈대와 보, 그리고 진=‘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명칭이 돈대와 보, 진이다. 돈대·보·진은 둔전병(평시에는 경작을 하고 전시에 동원되는 병사) 등이 주둔하던 군사지역이라고 한다. 돈대(墩臺)는 돌을 원기둥형으로 쌓아 곳곳에 총구나 포대 등을 설치하고 10명 내외의 소규모 병력이 외침을 막던 곳으로, 지금의 해안초소 정도의 의미다. 보(堡)는 돈대가 서너 개 모여 이룬 것으로 요즘 군대로 치면 중대, 진(鎭)은 그 상위 개념인 대대라 보면 된다.

고려시대의 성을 광해군 10년(1618)에 보수, 효종 9년(1658)에 완성한 광성보에는 이런 돈대가 세 곳 복원돼 있다. 숙종 5년(1679)에 만들어진 광성돈대는 사거리 700m의 홍이포 등이 설치돼 있다. 광성보 오른쪽에는 조선군 지휘관인 어재연 장군과 병사들이 미국 군대와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손돌목돈대와 강화해협에 용머리처럼 쑥 내민 암반 위에 설치된 용두돈대가 있다.



◇전등사와 보문사 등 고찰에서 볼 수 있는 윤장대(輪藏臺).



◇보문사 뒤편 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마애석불.

용두돈대는 사실 돈대의 성격이라기보다 적의 침입을 미리 알기 위해 만들어진 것을 돈대 형식으로 재구성한 곳이라 한다. 당시 점령당한 손돌목돈대의 처참한 장면, 손돌목돈대의 외부 모습, 용두돈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광성보 안에 팻말로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 광성보에는 어재연 장군을 기리는 전적비와 순국 영령들을 기리는 신미순의총을 확인할 수 있다. 강화도에는 현재 5진·7보·53돈대(용두돈대 제외)가 복원돼 있다.



◇전등사 대웅보전의 추녀. 추녀를 떠받친 것은 절을 짓던 목수를 버린 여인이라 알려져 있다.

◆시와 함께하는 마니산 산행=강화도 서북단의 마니산(486m)은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마니산보다 더 유명한 높이 6m의 제단 참성단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 전해진다. 마니산 등산의 백미는 숨이 가빠질 때쯤 만나게 되는 시나 재미난 글을 담은 팻말이다. “질펀한 바람결에 갈매기만 깜빡이니 천지도 끝이 있을까 늙어만 가네….”(이색의 ‘참성단’ 중) “1년간 당신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심장은 3679만2000번을 ‘콩닥’ ….”



◇보문사 대웅보전을 보려면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산행 중 언제쯤이면 휴식이 필요할까 고민했을 이를 생각하니 고맙기까지 하다. 응원에 힘입어 산을 오르다 보면 이제껏 푸른 숲에 가렸던 서해가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얼른 정상에 오르고픈 마음에 이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소나무 숲을 거쳐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나가면 서해를 향해 늘어선 평평한 암반을 만나게 된다. 잠시 쉬어 가자.

높지 않은 산이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운해가 드리워져 시야가 넓지 않다. 그렇더라도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논과 밭, 산등성이를 타고 와 땀을 식혀주는 ‘흰 바람’은 수려한 풍경 못지않은 즐거움을 준다. 발길을 재촉하자니 계속해서 나오는 편안한 암반 덕에 정상까지 어른 평균 1시간∼1시간30분 정도 걸린다던 단군로 산행길에서 벌써 1시간여를 써버렸다.

참성단을 떠올리며 도착한 정상 초입, 아쉬움이 크다. 등산객의 무분별한 출입과 행동으로 많이 훼손돼 새해나 개천절 행사, 성화 채화 시 등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금지되고 있어 한동안 마니산 최고봉은 헬기장이다. 헬기장에서는 아이를 업고 산을 오른 ‘힘 좋은 아빠’부터 교수와 제자가 함께한 팀, 연인 등 모두가 운해에 땀을 식히며 외친다. “야호!”



◇전등사에 가기 위해서는 삼랑성의 외곽문을 지나야 한다.

◆전등사와 보문사=‘추녀 밑 괴상’으로 유명한 보물 제178호 전등사 대웅보전은 길상면 관광단지를 지나 계단을 오르거나 언덕길을 오른 뒤 돌로 지어진 성곽, 삼랑성(정족산성)을 통과해야 이르게 된다.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고 알려진 삼랑성은 처음엔 흙으로 쌓았다가 삼국시대에 돌로 정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숲 탐방로가 잘 갖춰져 있고 마니산과 인근 마을이 보이는 풍경이 좋아 간단한 산행길로 적당하다.

전등사 대웅보전의 ‘괴상’은 추녀를 떠받치고 있는 여인상을 말한다. 절을 짓던 목수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여인을 조각한 것으로 죄를 씻게 하는 의미로 추녀를 받치게 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광성보의 광성돈대. 돈대에서 사용되던 포들이 전시돼 있다.

이 여인을 두고 한편에선 불교와 연관이 깊은 원숭이나 귀신을 쫓는 동물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4곳의 추녀 중 한 군데의 여인만 꾀를 부리며 한 손을 내리고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전등사 역시 호국의 흔적이 남아 있다. 병인양요(1866년) 때 프랑스군을 물리친 양헌수 장군의 공적을 기리는 승전비가 자리하고 있다.

석모도 중심부에 위치한 보문사는 가파른 언덕과 많은 계단으로 둘러보는 것만으로 숨이 가쁜 절이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희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다 낙가산에 와서 창건한 절로,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풍광이 뛰어나다. 절 뒤편 눈썹바위에 새긴 마애석불을 보려면 돌계단을 한참 올라야 한다. 9m가 넘는 마애석불과 시선을 함께하면 넓게 펼쳐진 서해바다와 인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화=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여행 정보

문화유산해설사 19명 활동… "무료로 들을 수 있어요”




서울에서 강화에 가려면 김포를 지나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대교를 건너면 된다. 마니산이나 전등사, 석모도가 목적이거나 인천에서 갈 경우는 강화초지대교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올림픽대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한강변을 끼고 달리는 78번 국지도를 따라가면 강화초지대교까지 이어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강화군청 홈페이지(www.ganghwa.incheon.kr) 문화관광 코너의 교통·숙박지 소개를 참고하면 된다. 인천, 부평, 광명, 영등포, 안양, 신촌 등의 지역에서 직행버스가 운행한다. 석모도 들어가는 배는 외포리 여객터미널(032-930-3515)에서 수시로 운행한다.

마니산 등산은 세 가지 코스로 나뉜다. 참성단까지 최단 거리에 계단을 놓은 계단로를 선택하면 어른을 기준으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숲길과 풍광을 원한다면 단군로가 좋다. 단군로는 왕복 2시간30분 정도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3∼4시간 코스인 선수로는 공식적으로는 입산통제지역이다. 대개 단군로로 정상까지 올라 계단로로 하산한다.

강화도에는 문화유산해설사 제도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도 해 19명이 활동한다. 문화유산해설사 협의회(032-933-5441)에 전화하거나 유명 관광지의 안내소를 찾으면 설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이 밖에 전등사의 대웅보전은 현재 보수 중이며 마니산 참성단은 들어갈 수 없다.

정재영 기자

 
출처 : 블로그 > 닥터상떼 | 글쓴이 : 닥터상떼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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