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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스크랩] [주간 미디어 리뷰 : 방송] 경인민방 공모전 최후의 승자는?

[주간 미디어 리뷰 : 방송] 경인민방 공모전 최후의 승자는?  
 

지난 1월 23일 적격 사업자가 없다는 이유로 무산된 경기ㆍ인천지역 민영  지상파TV 방송사업자 허가추천 작업이 다시 시작됩니다. 방송위원회는 3월 27일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뒤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2기 방송위원들의 임기 마감(5월 9일)  전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랍니다.

 

5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인 1차 공모전에 이어 이번에는 CBS가 주도한  경인TV 컨소시엄과 경인열린방송(KTB)의 양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1차 때 참여했던 5개 컨소시엄 가운데 상당수 대주주들이 참여를 포기한 가운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하림의 경인열린방송 컨소시엄을 제외한 4개 컨소시엄의 주요주주들이 경인TV란 이름의 컨소시엄을 이뤘고, 경인열린방송은 하림 대신  대양금속을  최대주주로 영입했습니다.

 

경인TV 컨소시엄에는 KIBS의 영안모자와 미디어윌이 각각 1대와 2대 주주로  나선 것을 비롯해 같은 KIBS의 매일유업과 경기고속, 굿TV의 기전산업과 CBS, 휴맥스가 주도했던 TVK의 테크노세미켐 등이 합류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단자의 나라방송(NBC) 주요주주였던 독립제작사협회는  주식회사 형태로 법인을 만들어 소액주주로 참여한 뒤 향후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주요주주가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당초 2대주주로 참여하기로 한 경남기업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자격을 문제삼자 (언론노조의 주장을  수긍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이미지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해 참여 의사를 철회하기로 했다는군요.

 

경인열린방송에는 스테인리스 강판 제조업체인 대양금속이 18.75%의 최다주주로 영입됐다고 하네요. 중기협은 2대 주주지만 우호지분 2.12%를 포함하면 18.75%의 공동 최다주주 자격을 지니며, 염료 제조업체인 경인양행(10%), 한국백신(7.5%), 신구종합건설(5.6%)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합니다.

 

중기협은 1대주주 의사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으나 방송위의 ’주요 주주 참여 지양’ 방침을 의식해 2대주주로 내려앉았습니다(보도자료에는 방송위의 권고를 수용한다고 돼 있더군요). 이밖에 대표적인 독립제작사 삼화프로덕션이  독립제작사협회와 반대편에 섰으며 대주중공업, 신라명과, 반포텍, 로만손 등도 가세합니다.

 

두 컨소시엄 모두 방송사업권을 따낸 이후 초기 자본금 10% 규모의 시민주를 공모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지요. ▲시민단체ㆍ언론노조와 힘을 합친 iTV 노동조합(희망조합)과 비노조원 및 iTV 법인의 대립 ▲CBS와  중기협의 주요주주 참여 지양 방침을 둘러싼 논란 ▲1차 공모 무산에 따른 갈등 등은 다시 설명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1차 공모전에서 합격점(1천점 만점에 650점)을 얻은 컨소시엄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 뒤에는 ’원그랜드 컨소시엄’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위는 1차 공모 마감 전에도 ’불감청 고소원’이라는 말로 그랜드 컨소시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고, 1차 결과 발표 이후 재공모 일정 발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을 때도 "사업자간 새로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구체적 노력이 있어야  공모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며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지요.

 

희망 사업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그랜드 컨소시엄은 공모 경쟁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업자간 역량을 최대한 집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방송위 입장에서는 어느 한 사업자의 손을 들어주고 나머지 사업자를 탈락시키는 데 따른 부담감을 줄일 수 있지요.

 

반면 방송 목표가 서로 다른 이질적인 기업들을 무조건 한데 묶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닐 겁니다. 또한 지배주주 없이 주식 지분을 잘게 쪼개다보면 지배주주의 전횡 가능성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경영 책임 소재는 모호해질 우려가 있지요.

 

방송사에 대주주로 투자하려는 기업은 주식 배당 등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 경영 참여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러다보니  주주간의 이해관계를 더 조정하기 어렵지요. 특히 CBS는 방송 경험 등을 내세워 비교적  적은 지분으로도 당분간 경영권을 인정받고 싶어하고, 중소기업들의 목소리를 담을  창구로 여겼던 중기협은 1대주주를 통한 경영권 행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니 더욱 꼬일 수밖에 없었지요.

 

하림 계열의 제일곡산, 한국단자, 휴맥스, 황금에스티,  태경산업,  서울문화사 등 1차 공모전에 뛰어들었던 주요 기업이 포기한 것이라든지 결국 단일  컨소시엄이 이뤄지지 못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희망조합과 함께 경기ㆍ인천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원회’는 희망조합원 재고용 약속, 지역성과 공익성 보장 등을 내세워 CBS와 함께 굿TV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중립을 선언하며 "견제제와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모에 참여한 사업자 대부분이 ▲지역방송으로서 정체성 ▲방송 사영화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시민주 참여 등 창준위가 제안한 새 방송 설립의 원칙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출범 당시 세웠던 목표 중 상당부분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요.

 

아마도 제가 몇 차례 지적했듯이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해야 할 시민단체가  사업자간 경쟁구도에서 한쪽을 지지하다보니 비판의 소지도 있었고,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실제로 심사위원단 구성에서는 창준위 가맹단체 관계자들이 시민단체 추천 몫에서 제외돼 ’역차별’을 받는다는 불만도  터져나왔지요.

 

사업자 구도가 달라지다보니 공익적 민영방송의 모토를 사업계획서에  반영하는 것도 다소 희석될 수밖에 없고(경인TV는 심사과정에서 굿TV가 프로그램  기획ㆍ편성 계획의 적정성 면에서 경인열린방송에 뒤진 것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경인TV도 희망조합원의 100% 고용을 보장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경남기업 참여 논란, 영안모자와 CBS의 이면  합의 의혹 등이 불거진 것도 언론노조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경인TV와 멀어지게 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정치권에서 중기협 컨소시엄의 탈락을 우려해 2차 공모마저 유찰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중립화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지요.

 

불교 조계종의 의회 격인 중앙종회가 CBS 참여 컨소시엄의 사업자 선정을  반대하며 다음 방송위로 넘기라고 권고하고 나선 것도 유심히 봐야 할  대목입니다.  원 그랜드 컨소시엄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방송위가 어느 한쪽을 손들어 주기가 부담스럽다면 핑계의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으나, 두번씩 심사를 하고도  적격  사업자가 없다고 모두 탈락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에 앞서 희망조합과 함께 경인민방 사업자 구도에 한 축으로 작용했던 비노조원 중심의 iTV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이후 경인민방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로 개칭)와 iTV법인은 나라방송의 한국단자가 재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손을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출처 : 희망의 새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
글쓴이 : 새방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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