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빠르나스 타워가 눈앞에서 올려다 보이고 떼아뜨르가 있는 게떼거리가 연결된 에드가 뀌네 광장에서 몽빠르나스 묘지 앞으로 시원스레 뚫린 길은 가로수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에드가 뀌네 거리라고 부르는 이 길에서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 자주 반짝 시장(市場)이 서는데 일용품에서 다양한 액세서리나 의류, 먹거리 등을 팔고 있다. 이 시장은 구경만으로도 파리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런 반짝 시장에서 팔고 있는 여러 물건으로 파리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치즈나 해산물, 야채 등의 먹거리에서 파리 사람들의 보통 입맛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음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인지 식재료가 정말 다양하다. 특히 치즈나 소시지 같은 저장식품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반짝 시장이 서는 경우에는 조금 부산하지만 평소에는 산책길로도 훌륭한 에드가 뀌네 거리중간 쯤에에는 몽빠르나스 역과 함께 몽빠르나스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는 몽빠르나스 묘지의 입구가 있다. 파리 시내에 있는 여러 묘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묘지이기는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친숙한 유명인사들이 많이 잠들고 있는 곳이다. 몽빠르나스 묘지에는 싸르뜨르와 시몬느 보바르, 쉐베르그, 시트로엥, 보들레르, 세자르, 모빠상 등 많은 유명인들이 잠들어 있다.
몽빠르나스 묘지는 14, 15세기 경에는 농장이 있던 자리로 3개의 농장을 묶어 지금의 묘지로 만들었다. 그 흔적으로 지금도 묘지 안에는 물레방아 터가 남아 있다. 몽빠르나스 묘지는 입장료가 따로 없다. 문여는 시간은 11월 6일부터 이듬해 3월 15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3월 16일부터 11월 5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문의전화는 01 44 10 86 50). 아무 생각 없이 이곳 저곳을 발 가는 대로 다니고 싶으면 필요가 없겠지만 평소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이름의 묘를 찾아가려면 입구에서 안내 지도를 한 부 얻어 가는 것이 좋다. 지도는 입구 수위실에서 한 부씩 얻을 수 있다.
몽빠르나스 묘지 순례의 첫 기항지가 되는 싸르뜨르와 보바르의 묘는 의외로 초라하다. 화려한 대리석에 금박을 한 묘비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시멘트로 만든 작은 묘는 옹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묘지의 모습은 그들이 남긴 철학, 이념 사랑의 화려함이 그들의 묘지 모습과는 너무 대조를 이루고 있어 약간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실망도 컸다. 싸르뜨르는 파리의 명문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 다녔는데, 평생의 반려자가 된 보바르와의 만남도 그 때의 일이다. 당시 보바르는 소르본대학 졸업하고 1929년에 철학교수의 자격을 얻기 위한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즈음부터 2살 위의 싸르뜨르와의 만남을 시작했고 그의 영향을 받아 실존주의 철학을 익혔으며, 이를 사상과 행동의 기조로 삼기도 했다.
싸르뜨르 묘에서 묘지 담장을 끼고 한 블록 떨어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광기에 쌓였던 천재 시인 보들레르의 묘를 만날 수 있다. 보들레르의 묘는 싸르뜨르의 묘보다 훨씬 초라하다. 싸르뜨르의 묘는 그래도 묘지 입구 길가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보들레르의 묘는 잡초처럼 무성해진 커다란 묘비 숲을 헤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초라함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다만 다른 묘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기억해 주는 흔적이 남아 있어 그 초라함을 어느 정도 감춰주고 있다. 다른 묘에는 꽃들이 놓여 있지만 보들레르의 묘에는 그를 추모하는 몇 줄의 메모를 적힌 지하철 티켓이나 작은 메모지가 올려져 있다.
보들레르의 묘에서 묘지 담장을 오른쪽에 두고 직선을 뻗어 있는 큰 길은 가로수 터널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길이다. 특히 가을이 깊어져 낙엽이라도 눈처럼 내린다면 이 곳은 묘지가 아니라 아름다운 숲속의 공원이라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몽빠르나스 묘지를 천천히 걸으면서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의외로 유명한 사람들의 초라한 묘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화려한 묘가 촘촘이 들어서 있는 묘지 틈새에서 이름만 남은 철학자, 예술가들의 쓸쓸한 자취들이 초라하게 남아 있고, 이것이 몽빠르나스 묘지의 장중한 진혼곡을 더 무겁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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