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체에서 시가체까지는 90여km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달린다.
이곳은 가을걷이가 한창이다…도중에 보리의 일종인 청맥을 추수, 탈곡하는 밭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를 취재 했다.
청맥은 이곳 장족들의 주식인 짬바의 주 재료로 짬바는 우리의 미숫가루와 비슷하게 가루를 빻은 뒤 이를 뜨거운 물에 주먹밥처럼 뭉쳐(요즈음은 설탕을 넣기도 한다) 수유차와 같이 먹는다.
짬바와 수유차를 아낙네들이 광주리 같은 것에 담아오면 일꾼들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요즈음 우리는 들판에서 핸드폰으로 자장면을 시켜먹기도 하지만 나 어릴적 들판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시가체에 들려 타시룬포사원에 들렸다. 라싸가 달라이 라마가 관할하는 지역이라면 시가체는 판첸 라마가 관할하는 지역이다. 티벳 제2의 도시로서(사실 도시 중심부는 우리의 시골 면 혹은 낙후된 읍지역 정도만 하다) 이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통편이 발달해 있다.
이곳 역시 절 문간에 승려들이 자리 틀고 앉아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고 각 전각 마다 촬영비를 별도로 징수하고 있는데 웃기는 건 아예 당당하게 밝히고 비디오 카메라는 얼마…일반 카메라 얼마라고 금액 적어 놓은 곳이 있는가 하면…
촬영을 금한다는 표시만 붙여 놓은 곳도 있는데 이곳도 예외 없이 가이드를 통해 다리를 놓으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오는데….거의 강도 수준이다. 10대 판첸라마의 등신불을 모셔놓은 곳이라 하여 흥정을 시도하니 눈도 깜짝 안고 1,800위안이란다.
한화로 25만원이 넘는 거액이다…염불은 관심 없고 오로지 잿밥에 혼이 팔려 최소한 사회 질서인 상도로서의 예의마저 잊었는지…일부이긴 하지만 승려라기보다 파렴치범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 없다. 그 등신불이라는 것도 자세히 보니 너무 작아 보여 진짜라고 믿기 어렵다.
시가체에서 점심을 먹은 뒤 라체로 출발 했다. 라체까지는 180km로 포장도로는 80km아고 그 이후는 비포장 흙길이다.
이 80여km 포장도로를 끝으로 신장 카스까지 포장 구간은 없다. 분진에 가까운 먼지와 돌로 이루어진 오프로드는 달려보지 않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다.
공기가 희박한 구간에 창문조차 마음껏 열지 못하는 현실은 고통스럽다.
라체(해발4,082m)를 지나자 뉴 팅그리 입구의 빠이바까지 160km를 몽창 뒤집어 놓았다….4-5시간이 소요될 예정이고 보면 밤길을 공사중인 오프로드를 기어(?)가야 한다는 소린데…불빛이나 안내판 하나 없는 길을 그것도 수시로 나타나는 우회도로(도로라기보다….장애물 코스에 가깝다)…..아이고 오늘도 죽었다….가는 도중 해발5,220m의 가쵸 라 고개를 넘는다. 춥고 바람이 어찌나 센지 내릴 엄두도 못 내고 그냥 달린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공사중인 흙길과의 한판이 끝나고 대원들은 녹초가 되어 늦은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잠자리에 들었다…탐험대가 계속 진행해야 하는 알리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다시 돌아 나가야 하지만 그건 모레의 문제고 내일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까지 도전해 벅찬 감동을 맛보길 희망하며 좋은 꿈이나 꿔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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