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모두들 약간씩 흥분된 표정들이다…
편도 110여km를 다섯 시간이나 걸려 가야 하지만 마음은 가볍다.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게 되는 입장표 검사소는 인원과 차량 숫자만 맞으면 별 문제가 없다. 그 문을 조금 지나면 군인들의 초소와 검문소가 있다. 아마 변경출입경통제소쯤 되는 것 같다. 중국인은 특별허가서를 지녀야 하고 외국인인 경우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조금 더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 되는데 팡라고개(해발5,200m)를 오르는 길이다. 특이하게 거의 수직에 가깝게 지그재그로 오르는데 그 규모에 저절로 악~소리가 난다. 해발 고도가 높아 산소 부족으로 차들도 헉헉대고 아차 실수면 바로 황천길이 된다.
왜 110여km를 다섯 시간이나 걸려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고개 정상에 올라가는 순간 날씨가 좋다면 누구나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감탄사를 쉬지 않고 뱉어내고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들이 없다.
정말 장관이다…가운데 에베레스트를 중심으로 좌우에 마칼루, 로체, 초오유 등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8,000m급 고산들이 좌~악 도열해 반긴다.
흥분을 가라 앉히고……그곳에서 고인이 된 산악인들을 위해 잠시 명복을 비는 시간을 갖는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용기 있는 사나이들 이었으리라…오히려 그들은 그곳에 누워 있음으로 더 나은 행복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자리를 빌어 용기와 도전정신으로 삶을 마감한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산을 내려가면 타시종 마을이 나타나고 조용한 장족카페에서 수유차를 한잔한 다음 에베레스트BC49km라고 표시된 이정표에서 우회전을 하여 조금 더 가면 또 통제소가 한곳 나온다.
모든 차량들은 여기까지 타고 온 차를 세워 두고 통제소에서 운영하는 미제 밴 차량을 이용해 융포사까지 올라야 한다(좌우지간 중국인들의 상술에 혀를 내 두른다) . 그러나……어디 내게 통할 성 싶은 소리냐……체육총국의 이원국장을 앞장세워 사무실로 쳐들어 갔다.
제일 높은 사람을 불러 오라고 시킨 뒤 그사이 통역에게 이분들은 외빈들로 국가의 허락하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운을 떼라고 시킨다…이윽고 높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고 말문을 열자 뒤에 있던 이원국장이 점잖게 나서서 몇 마디 한다.
잠시 뒤 그 높은 양반이 직접 바리케이트를 쳐들고 경례를 하는 현장을 우리 탐험대 일행은 유유히 통과 하였다…그래 내친김에 융포사에서 베이스 캠프까지 어디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갈 수 있냐……일을 제대로 벌려 보자 마음 먹어 본다.
융포사 앞 호텔에서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자 예의 그 당나귀 마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대원들에게 차에서 내리지 말라는 무전을 날리고 제차 시도를 했다…….성공이다 그래서 우리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까지 우리차를 가지고 올라가는 최초의 한국인이 된 것이다.
그 누구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티벳. 타클라마칸 대탐험이 세계를 통틀어 최초로 이루어 졌고 자랑스럽게 우리차로 에베레스트를 차량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이까지 오른 영광을 맛 봤다.
평생의 꿈…중 ……한 부분을 오늘에야 이룰 수 있어……바람 심히 부는 산밑에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바라보며 남다른 감회에 빠져 본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자기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고 모두들 그 꿈이 이루어지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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