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는 눈이 밤새 왔다.
반공호숫가를 달리는 탐험대...
이 구간은 하루종일 해발고도 5,000m에서 조금씩 오르내리는 구간이다.
내일의 대사를 위한 고지 적응이라 생각하고 다들 부족한 산소를 참아내며 의지를 불태운다.
이까이꺼……이런 말들을 남발하지만 기침한번 제대로 하다가는 숨 넘어가기 일쑤다…..
오늘 저녁의 숙소는 인민해방군 병영이다.
이미 총참모부의 명령이 이 루트의 병점(부대)에 하달되어 그곳의 최고 지휘관이 대기하다 탐험대를 맞이한다.
“험한 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 뭘요…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통상적인 예기가 오간 뒤 숙소와 유류, 식사 문제에 대해 상의를 한다.
우선 식사는 밖의 식당에서 하겠다 했고 숙소를 돌아보니 부대 밖의 사정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다. 부대 밖은 한마디로 엉망이었는데….대원들의 마음에 들었는가 보다..
그런데 유류 문제가 갑자기 어려워졌다…엥…?
무슨 문제냐고… 시집 가는 날 등창 난다고… 하필 오늘 유류 저장 탱크의 모터가 고장이 났단다. 그래서 유류가 있어도 퍼 올릴 수가 없다고… 수동은 없는가…?
그것은 진작에 고장이란다…. 한번 수리를 하려고 해도 워낙 오지이다 보니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했단다.
그럼 우짜라고… 대책은 있단다… 뭔데…?
부대 밖 식당에서 불법으로 파는 유류가 있는데 그걸 이용하면 된단다…흐미
그럼 지금 주유가 가능한가…?…..안 된단다…왜…?… 유류의 품질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그럼 언제 확인이 가능한가…?…유류담당장교가 오랫동안 유류업무만 취급해 냄새만 맡고도 구별할 수 있는데 내일 아침에 출근 해야 된단다. 그럼 9시 이후나 주유가 가능한데…
주유하고 출발하면 오전10시…계산대판까지 200km…다섯시간 소요…그 이후는 생각치 않더라도…계산대판의 기네스북 기록갱신에 최소 2시간이 걸린다면 원고 마감시간(오후2시반) 전 까지는 불가능이란 계산이 나온다.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야 한다…..탐험대원 비상소집령이 발동되고 대책을 의논했다.
현재 각 차량에 남아있는 연료량을 체크하고 중국지원팀까지 소집이다.
아이디어가 난무하지만 현실성 있는 대안은 한가지 뿐이다.
최종 결론은 차량3대(1, 2, 4호)가 남아있는 연료 상태로 오전7시에 먼저 출발하고 3호차는 오전9시 이후 차량에 가득 연료를 채운 뒤 중국지원팀과 출발하되 중국지원팀의 케리어에는 비상연료통에 디젤2통과 휘발유 2통을 담아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기네스북 기록갱신조는 1호차량(2,700cc, 카이런 디젤)과 4호차량(3,200cc, 렉스턴 휘발유)이 나서고 운전은 탐험대장 현광민과 쌍용자동차 연구소 김영제 팀장이 맡기로 했다.
같이 간 2호차량은 두 차량에 실린 짐들을 길 옆에서 지키기로 하고 미디어 팀은 기록갱신조와 머리가 터지는 한이 있어도 같이 하기로 한다…
내일 위성으로 원고를 송신해야 하는 서기자 갑자기 바빠졌다…..바바박…자판 때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완성이다…기사를 먼저 읽어 본 대원들…분위기 숙연해 진다.
우리가….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이번 탐험대가 기네스북 기록갱신 소식이 전국을 강타하는 기분을 미리 맛 본 그런 감정이었다.
결정이 내려지자 꼬불쳐 둔 술 한 병으로 전의를 다지며 해발 4,600m 영하의 다마(실은 5,200m라 알려 졌지만 현지에서 확인 결과 4,600m이다)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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