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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낙하산' 차용규 OBS 사장, 쪽문 통해 뛰어서 첫 출근-2009.2.16 오마이뉴스

'낙하산' 차용규 OBS 사장, 쪽문 통해 뛰어서 첫 출근

오마이뉴스 | 기사입력 2009.02.16 13:09

16일 오전 한 차례 정문으로 출근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차용구 OBS경인방송 신임 사장이 오전 7시45분 경 회사 쪽문을 통해 출근하려다 이를 알고 노조원들이 달려오자 차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가고 있다.
ⓒ 언론노조
OBS 경인방송 차용규 사장이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김인중 지부장) 조합원 70여 명이 낙하산 인사 철회를 주장하며 정문 출근 저지에 나서자, 쪽문을 통해 조합원 몰래 뛰어서 첫 출근했다.

차 사장은 당초 오전 10시에 강당에서 사장 이·취임식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OBS희망조합이 'MB 낙하산 거부'를 주장하며 강당을 일부 점거하자, 임원실에서 소수만 참석한 가운데 약식으로 이·취임식을 갖고 사장에 취임했다.

쪽문으로 뛰어라... 차용규 OBS 사장 출근 첫날

이날 OBS경인방송 희망조합 조합원 70여 명은 영하 7도의 혹한 속에도 사장의 첫 출근 저지 투쟁을 오전 7시부터 전개했다. 이로 인해 첫 출근길에 나선 차 사장은 조합원들의 눈을 피해 오전 7시 45분경 쪽문을 통해 뛰어서 첫 출근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OBS경인방송은 12일 오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차 전 울산방송 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했다.

차 사장은 16일 오전 7시 10분경 정문을 통해 첫 출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희망조합 조합원과 언론노조가 "MB정권의 낙하산 인사는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탄생한 OBS경인방송에서 받아 들을 수 없다"며 정문 출입을 저지하자 7분 만에 차를 돌렸다.

차 사장은 차를 돌려 출근을 포기하는 듯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OBS경인방송 최대 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사장이 직접 김인중 지부장,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해 조합원들의 시선은 면담 결과에 쏠려 있었다. 그런데 차 사장은 예상을 뒤엎고 그틈을 타서 차량을 타고 쪽문으로 들어왔다.

이를 목격한 조합원이 차 사장에게 구호를 외치며 다가가자 차 사장은 뛰어서 '방송역사체험관'을 통해 출근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임원실에서 이취임식... 속도전 방불케 해

차 사장의 출근 저지에 실패한 OBS노조는 오전 10시까지 회사에서 집회를 진행하며, 10시에 진행되기로 한 이·취임식 저지 투쟁에 나섰으나, 사측은 이·취임식의 진출입로를 막았다. 희망조합원들이 이취임식장을 점거하자 차 사장과 일부 임원진은 임원실에서 이취임식을 속도전으로 진행했다.

OBS노조는 지난 12일 선임된 차 사장에 대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방송특보를 지냈다는 점 등이 방송사 사장으로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회사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도 어떠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탄생한 OBS방송은 정권의 나팔수가 아닌 시민을 위한 방송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사장과 면담을 진행한 최상재 언론조노 위원장은 "백 사장에게 차 사장의 취임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고, 백 사장도 일부 공감하는 듯했다. 이사들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을 하는 등 모든 방법을 통해 차 사장의 사장 취임을 막겠다"며 "3년 투쟁으로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태어난 OBS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인중 지부장도 "어제까지 차 사장의 부임이 안 되는 이유가 100가지였는데, 첫 출근부터 쪽문을 통해 뛰어서 출근하는 사장을 보니 사장을 인정 못하는 이유가 101가지로 늘었다"면서 "일부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차선책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시민이 탄생시킨 경인방송인 만큼 MB 낙하산을 막아내 1400만 경인지역 시청자에게 진정한 공익적 민영 방송으로 다가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OBS노조는 지난 10일부터 철야농성에 들어갔고, 15일 저녁부터는 조합원들도 철야농성에 가세했다. 김인중 지부장은 'MB특보 사장 선임을 반대'하며 12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상태다.

16일 차용구 사장은 OBS희망조합의 출근 저지로 인해 차량에서 내리지 못하고 앉아 구호를 외치는 조합원을 바라보고 있다.

ⓒ 한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