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창틀에 걸쳐 뭔가를 주시하고 있는 김종선사장님은 준산악인이라 할만큼 트레킹 경험이 많으신 분인데...미소가 심상치가 않다?
오늘은 뚜르 드 몽블랑을 시작하는 첫날.
이제나 저제나 우리를 안내할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억?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긴 것이다.
샤모니가이드클럽에서 온 가이드들이 모두 여자다.
어제 사전 미팅을 했던 한왕용대장도 몰랐는지, 아니면 시치미를 떼고 있었는지...
아무튼 예상치 못한 일이 과연 호재인지 악재인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일.
그러나 긴장되는 일이긴 하다.
김종선사장님의 미소는 아마도 그걸 가늠하고 있던 중에?ㅎㅎㅎ
한왕용대장의 가이드 소개가 간단히 끝나자 일사분란하게 점심식사가 차려지고,
대충 시간을 죽이고 있던 대원들도 더 꼼꼼해지고 부산해졌다.
벌써 여자가이드들이 호재로 작용하나?
과일과 빵, 치즈 그리고 고단백 식품들이 주를 이룬 점심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하긴 이 먹음직한 음식을 남자가이드의 투박하고 시커먼 손으로 차려지는 것보다는
백번 나은 일이긴하다.
숙소에서 승합차로 약 5분을 이동한다. 샤모니 다운타운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산쪽으로 조금 올라오면 플랑프라( Planpraz)로 가는 케이블카역이 있다.
그 전에 50여 미터는 걸어서 가야한다.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몽블랑 일주코스인
뚜르 드 몽블랑(TOUR DU MONT BLANC)의 전체 지도를 보는 순간 숨이 턱 멎는 느낌이다.
오늘 일정에 대한 가이드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케이블카를 탄다.
플랑프라( Planpraz)로 가기 위해 로프웨이(이곳에서는 '케이블카'를 표현하는 것이 다양하다)를
타고 단숨에 오른다.
플랑프라는 에귀 디 미디와 드류, 몽블랑이 한눈에 건너다보이는 최고의 전망대인 브레방(Brevent)
으로 가기 위해서다.
샤모니 계곡엔 구름이 낮게 깔려 있고 잔잔하게 빗발이 날린다. 신비한 출발이다.
플랑프라에서 조금 밑에 있는 플랑프라역(Gares de Planpraz)에서 브레방으로 가는 로프웨이를 이용해 갈 수 있으나 우리는 걷어서 브레방으로 가기로 했다.
사진 좌측의 고개로 넘어가면 브레방 방향이다.
(사진 아래 널찍한 잔디밭은 패러 글라이딩 포인트다. 좌측 아래는 급경사면이라 활공하기 좋다)
우리는 그전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기로 했다.
갈림길을 지나면 경사가 급해지는데 길자체는 트레킹에 무리가 없도록 지그재그로 잘 나있었다.
사면 아래로 집단군락을 이룬 야생화를 제대로 감상하라는 의미였을까?
.
가랑비에 젖은 야생화의 자태는 그야말로 고혹적이라 해야 할 것이다.
점점 숨이 차오는데도 갈 길을 멈추고 모두 한컷씩을 찍은 다음에야 길을 재촉한다.
그렇게 트레버스하듯 한시간 여를 올라서면 샤모니 마을 건너편을 볼 수 있는 능선에 올라 설 수 있다. 그러나 몽블랑산군은 짙은 안개와 비에 숨어 버렸다.
브레방전망대로 가기 위해서 다시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해서 암부(岩部)지대를 지나야 한다.
골산(骨山)이지만 마치 너덜지대처럼 바위들이 잘게 부서져 있어 스텝이 조심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아주 어지러운 것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길이 잘 정돈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처럼 왼쪽 암릉을 넘어서면 바로 브레방 콜(col de Brevent)인데
마치 축대공사를 한 것처럼 적당한 높이와 간격으로 길이 다져져 있고,
조금 보폭을 넓게 써야 할 슬랩slab에는 사진처럼 꼭 필요한 만큼의 크기로 구조물을 해놓아
전혀 트레킹에 지장이 없게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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