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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 드 몽블랑

뚜르 드 몽블랑 (TOUR DU MONT BLANC) 2-샤모니(Chamonix) 속으로

 

짐을 풀자마자  샤모니(Chamonix)로 잰걸음을 옮긴다.

내일 이른 아침부터 곧바로 트레킹이 시작되기 때문에 언제 샤모니를 다시 본다는 기약이 없다.

 

 가는 길에 기념품처럼 놓인 샬레(스위스, 바이에른알프스, 티롤, 프랑스령 알프스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전통목조집)가  시선을 끈다. 참~그림이다!

 샬레는 원래는 주요재료인 나무를 꾸밈 없이 독특한 양식으로 사용한 것이 특색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샤모니의 샬레는 조금은 개량된 형태로 보였다.  

 추워서 일 것이다.

대부분 2중창인데 여닫이창이 달려 있는 창문은 작고, 일반적으로 지붕은 경사도가 급하지 않고, 처마가 많이 돌출되어 있다. 아마도 눈때문이 아닐까?

그 창틀마다에 걸린 화분들이 사실은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어쩜 칙칙하고 딱딱한 샬레라는 신데렐라에 신긴 유리구두처럼, 하얀색과 빨강 또는 자주 등의 레드 계통의 꽃과 조화를 이룬 화분들은 샬레를 동화속 주인공으로 변화시킨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거꾸로 이 아름다운 샬레에 걸려진 화분들을 모두 빼고 샬레를 상상해보라.

그건 아닌 것 같다. 조그마한 정성과 예술적 감흥이 샬레를 알프스의 그림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가끔은 이처럼 외벽에 전통적인 농기구나 일상생활에 사용했던 고물들을 장식으로 활용한 집도 있다.

 이쁘기도 하지만 그 속에 수 백, 수 천년의 역사가 있음도 느낀다.

 발로광장에서 보니 몽블랑은 구름에 숨었다.

보송빙하만이 구름 속에 몽블랑이 있다고 귀뜸하는 듯 하다.

 샤모니몽블랑을 관통하고 있는 아르브 강(L'arve)을 따라  숙소에서 약 1.5km를 걸어 다운타운에 도착했다.

주도로 중 하나인 파카르거리에 접어들면 오래된 석조건물들이 운치를 더하고 웬지모를 개방적인 분위기에

마음을 놓게 된다.

파카르거리를 2~300미터 걸어 들어오면  갑자기 탁트인 광장이 나타난다.

그 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 내려오면 바로 발마광장이다.

발마광장의 명물은 역시 '발마와 소쉬르'동상일 것이다. 

아르브 강을 횡단하는 다리 위에 랜드마크처럼 소쉬르와  발마의 동상이 서있었다.

소쉬르는 왼손에 망원경을 들고 있고 그 옆의 발마는 로프를 어깨에 멘 채 오른손 검지로 몽블랑을 가리키고 있다. 발밑에는 해머와 온도계, 기압계가 보인다.  

그러나 정작 '쟈크 발마'와 몽블랑을 초등했던' 파카르'는 발마광장 뒤편에 따로 동상이 서있다. 

  왜 파카르의 동상은 홀로 뒤편에 떨어져 초라하게 보이는 것일까?

함께 초등했던 '쟈크 발마'가 어찌된 영문인지 파카르가 정상에 못 올라갔다고 소문내고 다녔던 탓이라 한다.. 당시 파카르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결정적인 이유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알렉상드르 듀마'때문이었다.

알프스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샤모니를 찾았던 듀마는 쟈크 발마를 만나게 된다.

쟈크 발마의 드라마틱한 초등 과정을 채록한 듀마는 ‘파카르는 못 올랐다’는 발마의 말만 듣고 글로 발표,

오랜동안 '쟈크 발마' 혼자 정상을 오른 것이라고 알려지게 된 것이다.

파카르의 몽블랑 초등 사실은 파카르 사후에 밝혀진다.

몽블랑 초등 당시 상황을 자세히 기록한 파카르의 일기에 의해서 였다.

오히려 '쟈크 발마'가 파카르의 도움을 받아 정상에 오른 것이라는 사실과 함께.    

파카르의 진정성을 믿은 후세 사람들이 다시 동상을 만들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의 모습과 위치가 된 것이다.

발마광장에서 본 모습.

알프스의 하얀 침봉들은 고개만 들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파카르 거리를 벗어나 철도건널목을 지나 '에귀 디 미디 로프웨이역' 방향으로 내려오면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고 스포츠용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사진처럼 세일하는 곳도 몇몇 눈에 띈다. 언듯보기에 가격대비 괜찮은 것도 꽤 있다.

산책을 했던 것인지 쇼핑을 했던 것인지...

대원들은 내일부터 시작할 트레킹에 대비 필요한 물품들을 꼼꼼히 챙겼던 듯 싶다.

 

 금강산도 식후경.

거의 하루를 비행기 기내식으로 끼니를 채웠던 속을 두둑히 채울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여기는 프랑스하고도 산 속의 작은 마을 샤모니(Chamonix Mont blanc)가 아니던가.

일순 메뉴때문에 걱정을 했지만 레스토랑을 운영하시는 김종선사장님의 노하우가 발휘되어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름은 모른다. 샐러드와 빵 고기 위에 뿌려진 새콤한 소스와 어울려 입맛을 돋군다.

 돼지족발인데 백숙처럼 푹 삶은 것으로 싱겁다.소금,후추 등 간을해서 먹으면 부담없이 배를 채울 수 있다.

 이 도로가 미셸 크로 거리(Av,Michel Croz), 발로 거리(Rue Joseph Vallot)와 함께 샤모니를 이어주는

주도 3개 중 하나인 파카르 거리(Rue du Dr.Paccard)다.

고급 레스토랑과 스포츠 용품점 등이 많이 있지만  우체국,은행,영화관,서점 등 주요한 시설도

대부분 집중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샤모니 다운타운의 입구에서 본 파카르 거리.

이 곳을 뒤로하고 우리는 약 1.5km를 걸어 숙소로 향한다.

올때는 몰랐는데 밥먹고 집에 가자니 꽤나 먼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