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다리를 오르면 브레방 콜.
가파르게 보이지만 구간이 짧고 안정감 있게 설치되어 금방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고도가 2000미터가 넘는 곳에서는 사실 쉬운 것은 별로 없다.
카메라까지 짊어지면 조금 신경쓰이는 구간이다.
브레방 콜에는 이정표와 함께 돌탑이 있고...
콜 앞에는 바로 눈 덮힌 계곡이 있다. 눈이라 하기 보다는 빙하지대라 해야 할 것이다.
일행은 일부러 녹지 않은 브레방 콜(col de Brevent)쪽 눈밭을 트레버스해서 브레방전망대로 향한다.
사실 빙하지대만 없다면 어느 능선이라도 서있는 그 곳이 전망대라 해야 할 정도로
플랑프라에서 브레방으로 가는 TMB는 전망이 좋은 코스다.
다시 암릉지대를 돌아나오면 이내 샤모니와 몽블랑산군을 만나게 된다.
샤모니와는 반대 방향으로 조금 높은 봉우리에 서면 몽블랑산군의 대파노라마가 전개된다.
그러나 가랑비는 그쳤으나 안개는 여전히 샤모니를 가리고 있고,
몽블랑 정상은 커녕, 에귀 디 미디마저 숨기고 있었다.
처음 갖는 점심식사 시간.
브레방 호수(Lac du Brevent)가 바라보이는 사면쪽에서 널찍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보리빵과 치즈, 오이 그리고 양념닭다리가 주식이고
과일이 후식처럼 꾸며졌다. 대부분 흔쾌하게 즐겨 먹지는 않았다.
아직 김치와 고추장끼를 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브레방전망대로 가는 릿지는 모두 전망대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시야가 좋다.
가끔은 뒷쪽을 보아도 좋다. 설산은 없지만 암갈색과 초록이 어울리는 Pointe Noire de Pormenaz도
새로운 영감을 준다(사진 오른쪽 맨 뒷산)
점점 날씨가 개이면서 샤모니도, 몽블랑산군도 서서히 그 자태를 선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하산 길에 접어 들고 있을 때였다.
정상 부위 릿지에서 내려오기 시작하자 수많은 알핀로제와 야생화들이 화려하게 수를 놓고 있다.
가이드인 파트리샤가 지형과 뷰포인트를 설명해 주었지만, 불어식 영어가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터였다.
딱히 브레방 전망대에 가서 몽블랑산군을 볼 필요는 없다.
능선에 올라서면 어디서든 몽블랑산군 뿐 아니라 일대가 360도 전망을 볼 수 있다.
날씨가 안좋아 브레방 전망대를 굳이 갈 필요성을 못느낄 때, 한왕용대장과 가이드인 파트리샤는
벨 라샤 산장으로 가기로 한다.
브레방 릿지에서 내려와 브레방 호수를 보면서 천천히 내려오면 갈림길이 있는데,
바로 벨 라샤 산장(refuge de bel lachat, 2136M))으로 가는 길.
이 길 역시 TMB코스다.
벨 라샤 산장(refuge de bel lachat, 2136M))은 목조건물로 약 30명 정도 수용하는 작은 산장.
테라스에는 몽블랑산군 전경이 펼쳐진다. 오늘 TMB코스에서 유일하게 물을 보충할 수 있는 곳이다.
브레방이나 벨 라샤 산장이나 특별히 어디가 더 좋은 전망대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두 곳 모두 최고의 절경을 볼 수 있다.
문제는 내가 어디 있을 때 날씨가 좋으냐는 것이 아닐까?
벨 라샤 산장에 왔을 때 날씨가 개이기 시작했다. 구름과 안개에 가렸던 절경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한왕용대장도 흡족했던지 가이드인 파트리샤로부터 구구절절한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고 있다.
브레방 릿지에서 볼 수 없었던 몽블랑산군의 자태가 벨 라샤에서 홀딱 벗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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