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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 드 몽블랑

뚜르 드 몽블랑 (TOUR DU MONT BLANC)15- 4일차(샤퓌~노바산장)

 

 샤퓌(Les Chapieux)의 숙소 노바산장(Refuge de la Nova,1554m)에 도착하니

여러나라에서 온 트레커들도 북적인다. 배낭을 내려놓자마자 모두 털썩 주저 앉는다.

산장에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컸지만 급경사면을 시간반이나 떨어지듯 내려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바깥경치가 그림이다. 언젠가는 한번쯤은 이런 곳에서 자고 싶다고 생각했었다면 지나친가? 

 사실 숙소내부는 도미토리형태로 무척 협소하다.

더구나 부대시설인 샤워장과 화장실은 몸에 꼭끼는 옷처럼 비좁다.

그래서 한왕용대장이 매일 겪는 고민거리가  방배정이기도 하다.

방 열쇠 가져가라고 소리치는 한대장.

 그러나 이쯤되면 산장마당에 들릴리가 만무하다.

한잔에 약 8000원하는 조금 비싼 맥주지만  하루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이만한 것이 없을터.

송덕엽선배도 남상익 대장님도 맥주 향취에 흠뻑 취해있다.

 알프스를 걷는  유럽여자들은 자유롭고 호방하다.

노멀코스로 걸어도 하루일정이 만만치 않을터인데 산장에 도착한 그녀들, 지친 기색도  없이 유쾌하다.

 맥주판이 벌어졌다?

맞다. 오늘을 샤모니가이드 중 한명인 룰루의 생일이다.

어제 대원들과 가이드인 베르나뎃뜨, 파트리샤가 작당한대로 저녁식사시간 디저트가 나올때

생일축하노래를 합창하여 룰루를 감동시켰었다. 그 여흥을 이어가자는 의미로 한대장이 판을 벌린 것이다.

 파트리샤와 베르나뎃뜨가 특히 축하를 해주었다. 진한 동료애다.

 술을 잘 못하는 룰루가 한국스타일의 원샷에 선뜻 응한다. 

 ...원샷이다!

 그걸 끝까지 지켜서 확인하신 경기도산악연맹 한만수부회장님. 짖궂기도 하셔라.

 이런 이방인들의 후의와 배려에 룰루도 베르나뎃뜨도 파트리샤도 기분좋은 감동을 느꼈나보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유쾌하다.

 어둠은 노바산장으로 조용히 다가왔다.

그러나 늦게까지 이어진 대원들의 환담은 조금은 소란스럽게 산에 대한 다양한 화제로

어둠을 물리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