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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 드 몽블랑

뚜르 드 몽블랑 (TOUR DU MONT BLANC)23- 7일차(베르나다~ 트롱쉐)

 

 테테 베르나다 (Tete Bernada,2534m)는 주변이 온통 야생화 천지다.

야생화 위에 앉지 않으면 달리 휴식할 장소가 없다.

미안한 마음으로 살며시 야생화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송덕엽 선배의 저 엉거주춤한 자세를 봐도

여간 마음이 불편한 것이 아니다..

 뒤늦게 도착한 나도 털퍼덕 자리를 잡고 누웠다.

10여 분 뒤쳐져서 따라온 터라 이것저것 가릴 여지도 없다.

 자투리 시간을 황금같이 쓰시는데 고수이신 정한영 교수님은 남들보다 훨씬 많은 야생화를

질식시키며 토막잠을 즐기고 계신다.

그리하여 자연의 일부가 된다.

 꾸르마이어( COURMAYEUR)가 1224m고 테테 베르나다가 2534m니까 해발고도를 약 1300m나 오른 셈.

그만큼 페레계곡(val Ferret)이 아득히 보인다.

 알프스가 히말라야보다 좋은 이유는 바로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히말라야 트레킹은 멀리 있는 그림 같지만 이 뚜르 드 몽블랑은 바로 그 장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내가 있고 자연이 나를 품은 것 같은 가까움에 감동이 있다.

이 길을 지나는 수많은 트레커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선크림을 열심히 바르시는 김종선사장님과 몽블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이준형 선생이 합쳐져

느낌있는 사진 한장을 만들었다.

 가이드인 베르나뎃뜨와 나는, 좌측으로는 몽블랑을 우측으로는 그랑드 조라스를 배경으로 추억을 만들었다.

 꽃들 이름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대부분 처음보는 꽃들이 신기하고 아름답다는 느낌만은 충분히 챙겨두었다.

 

 왼쪽의 당 드 제앙(Dent du Geant, 4013m)과  오른쪽의 그랑드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도

아름다운 야생화의 배경이 되었다.

 일행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리더인 한왕용 대장과 가이드는 코스를 체크하고 있다.

오후 일정은 오전의 운행거리와 날씨 이런 것들이 고려되어 예정대로 가거나 변형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직 갈길은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누구도 짜증을 내는 이 없다.

 몽 데 라 삭스(Mont de la saxe)능선은 전체 TMB일정 중에 가장 빼어나다는 절경을  왼쪽 옆구리에

계속 끼고 가기 때문이다.

 오늘 최종목적지는 테테 데 라 트롱쉐(Tete de la Tronche, 2584m)라는 곳이다.

 테테 베르나다 (Tete Bernada,2534m)보다 약 50m 정도가 더 높지만 완만하게 이어진 능선은

꽤나 길게 뻗어 있다.

 아름다운 몽블랑산군은 멀어지지만 그 자태는 변함없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다.

약 50여 미터 되는 만년설을 지나면 바로

  테테 데 라 트롱쉐(Tete de la Tronche, 2584m)로 오르게 된다.

 제주도의 성산포처럼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깎인 뭉둑한 봉우리가 바로  테테 데 라 트롱쉐(Tete de la Tronche, 2584m)다. 근방에 이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딱 트인 시야에서 마지막으로 몽블랑산군의 절경을 감상하게 된다.

이 봉우리를 지나서 하산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