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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 드 몽블랑

뚜르 드 몽블랑 (TOUR DU MONT BLANC)25- 8일차(라바쉐~엘레나산장)

 

 오늘은 트레킹 8일째. 

어제 TMB일정 중에 가장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몽 데 라 삭스(Mont de la saxe)능선에서 느꼈던 감흥이

재현되길 기대해 본다.

숙소인 라바쉐La vachey(1640m)에서 승합차를 이용하여 말라트라(Malatra)방향으로 페레계곡을 따라  

10여분간 거슬러 올라가 아르프누바(Arpnouva)에 도착한다.

남상익대장님 출석부 도장 찍듯 표지판 앞에 섰다. 프로알피니스트답게 아우라가 느껴진다.

 

 좌로부터, 샤모니 가이드인 파트리샤 고르비예, 베르나뎃뜨 꿀롱비예, 하바넬 노우롱스다.

모두 아줌마들인 이들은 엔사(ENSA, 프랑스국립스키등산학교)출신답게 정말 완벽한 가이드들이다.

특히, 낙오를 밥먹듯하는 내게는 수호천사이기도 하다.

이들의 표정을 보니 오늘도 유쾌한 트레킹이 예상된다.

 조그마한 나무 다리를 건너 넓은 자갈길을 완만하게 올라가면, 길은 크게 오른쪽으로 굽어서 매우 넓은 목초지가 등장한다.

여기서부터 페레 콜(Grand col Ferret)을 따라 서쪽 방향 20여분 쯤 가다가 엘레나산장을 목표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아침햇살이 살며시 스며들기 시작한 페레계곡은 화사하게 우리를 맞이한다.

 가운데 대각선으로 그려진 길이 일반트레커들이 다니는 TMB 25번 루트다.

 우리일행은 그 길을 가로질러 곧바로 경사진 사면으로 올라선다.

그 사이사이로 여기저기서 폭포와 계곡물이 장쾌하게 쏟아진다.

 옷을 갈아 입느라 뒤처진 송덕엽선배를 챙겨서 뒤따라오던 파트리샤가 생긋 미소를 날려준다.

조금 경사가 있지만 일반루트를 이용하지 않고 오른쪽 사면을 타고 트레킹하면 조금더 좋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적어도 내 경험에 의하면 앞서가는 일행 뒤를 쫓아가는 일은 2배 쯤 더 힘들다.

 트레킹 시작한지 30분도 안됐는데 송덕엽선배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나는 이런 분들이 좋다. 왜냐면 내가 나랑 같이 가는 사람 한명 쯤은 있어야 더 위안을 받으니까.ㅎㅎㅎ

 

 조그마한 빙하계곡만 넘어서면 그다음부터는 완만한 능선이다.

엘레나산장까지는 그렇게 쉬엄쉬엄 주변 풍광을 즐기면서 가면 된다.

 페레계곡과 그랑드 조라스 등이 멀어지는 원근감도 수시로 느끼게 되고...

30분 정도 경치를 감상하며 오르자 이내 엘레나 산장(Ref. Elena, 2061m)이 눈에 든다.

다른 산장과는 달리 현대적인 감각에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오히려 호텔급이라고 느낄 정도다.

 

 아침에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갖고자 취향에 맞게 다양한 커피를 주문하고,

어떤이는 산장에서 파는 모자,티셔츠 등 기념품을 사기도 한다.

오늘 트레킹 시간은 6시간(이것은 순전히 걷는 시간이다)으로 예정되어 있어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아

여유를 느끼는 모양이다.

 

 엘레나 산장은 특히 테라스의 전망이 훌륭하다.

몽돌랑(Mont Dolent, 3823m)에서 그랑드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에 걸친 빙하와 암릉은 물론

끝이 없을 것 같은 페레계곡의 장쾌함까지 같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른쪽에 프레 드 바 빙하(Glacier de Pre de Bar)빙하 위에 눈에 덮힌 산이 몽돌랑(Mont Dolent, 3823m)

이다.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 3개국에 걸쳐 있는 산이다.

그래서 관광객이나 트레커들에게 꼭 설명되어지는 유명한 산이 되었다.

 나는 오늘 이후로는 시야에서 사라질 페레계곡(val Ferret)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광명에서 온 산사람들은 엘레나산장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긴다.

 멀리 보이는 것이 엘레나 산장.

동남쪽에서 보는 그랑드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 측면 깊숙한 모습까지 보인다.

그 유명한 노스페이스의 위용을 생각하면 조금 무뎌보인다.

 엘레나 산장을 지나자마자 시작한 오르막은 구불구불하게 난 길을 따라 오르게 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속 고도를 높여간다.

2,537m의 Grand Col Ferret를 지나 Tete de Ferret(2714m)로 가자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