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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 드 몽블랑

뚜르 드 몽블랑 (TOUR DU MONT BLANC)24- 7일차(테테 데 라 트롱쉐~라바쉐)

 

 몽 데 라 삭스(Mont de la saxe)능선에서 테테 베르나다(Tete Bernada, 2534m),

그리고 조금 더 고도가 높은 테테 데 라 트롱쉐(Tete de la Tronche, 2584m)까지의 코스는

다시 돌아가고 픈 환상의 코스였다.

 말로만 듣던 위대한 산들이 모두 모여 트레커들에게 무한 감동을 주는 오늘 트레킹이야 말로

TMB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아쉬움을 접고 하산하지만 고개는 자꾸 뒤로 돌아간다.

 그랑드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 산군 바로 뒤에 있는 흑갈색의 이 산도 이탈리아 사이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프랑스 쪽에서 보는 몽블랑산군은 북쪽이라 눈이 많이 덮여 있어 부드러워보인다.

그러나 이탈리아 쪽에서는 좀더 경사가 가파른 침봉들이 많은데다가  햇빛을 많이 받는 남쪽이라

훨씬 날카롭고 기세가 세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느낌을 가지면서 감상하니 훨씬 재미도 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샤핀고개(Col Sapin)를 지나 Torrent d'Armina 라는 작은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한다.

 원래는 발론 데 말라트라( Vallon de Malatra)계곡을 끼고 원래 TMB코스로 가면 이탈리아의 유명한 산악인 월터 보나티를 기념하여 세운 보나티 산장을 볼 수 있었겠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해도 기울고 있어서

가이드들이 지름길로 안내를 한 것이다.

 토렌트 아르니나(Torrent d'Arnina )계곡도 빙하 녹은 물이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더니 결국은

커다란 하천을 만들어 놓았다. 그 하천을 넘어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서자 알핀로제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양탄자를 만들어 놓았다.

 이재흥 선배도 야생화 속으로 들어가고,

 전재현사장님과 김종선사장님도 굳이 야생화 속으로 들어가 꽃이 된다.

야생화에게 미안하던 마음도 이제는 어느정도 단련이 된 모양이다.

 드라이브 가이드 역활을 하는 룰루와는 좀체로 사진 찍을 기회가 없었는데

샤핀고개까지 커피와 쿠키를 배달하러 왔던 룰루를 붙잡아 사진 한장 찍었다.

하산은 의외로 길다. 하긴 TMB 최고의 코스를 오랫동안 감상한만큼 내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길은 마치 몽 데 라 삭스(Mont de la saxe)능선에서 맛보았던 황홀경을 잊지 못한다면

다시 그 곳으로 가라는 듯하다.

몽블랑(Mont Blanc, 4810m)과 악마의 발톱이라 불리는 당 드 제앙(Dent du Geant, 4013m), 그랑드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산군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하산길은 완만하면서도 여러차례 TMB 코스를 바뀌어 가며 내려간다.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변형루트를 찾아 요리조리 잘도 빠져 나간다.

 결국 주코스였던 TMB42번에서 TMB28번으로 바꾼다. 

 이제는 페레계곡(val Ferret)을 지나 멀리

세뉴고개(col de la Seigne)가 보이지 않을 만큼 내려섰다.

부드럽게 누운 경사면에 온갖 야생화가 지나가는 트레커들의 눈과 코를 자극한다.

 2시간 반 정도 정신없이 내려오니 어느덧 페레계곡(val Ferret) 밑바닥이 보인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이 보이질 않는다. 그토록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던 장대한

그랑드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 직벽이 눈 앞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아, 대단한 기세다.

 마지막 급경사의 내리막길인 수림지대를 벗어나자 멀리 오늘의 숙소인 La vachey(1640m)가 있다.

아~한숨이 토해진다.

 라바쉐( La vachey,1640m)산장에서  저 멀리 오늘 가장 높이 올랐던 젖꼭지 같은 봉우리

테테 데 라 트롱쉐(Tete de la Tronche, 2584m)가  보인다.

표고차 약 850m를 돌고 돌아 내려왔으니...

 아직은 TMB의 성수기가 아니여서인지 산장은 한산하다.

저녁 햇살에 젖은 파라솔과 의자들이 쓸쓸해 보인다.

 여름에 무슨 오리털 파카냐 하겠지만 설산이 둘러싸고 커다란 빙하하천이 흐르는 페레계곡은

으시시 춥다.

샤워를 마치고 벤취에 앉아 다리를 펴니 참 살만한 세상이라고 느낀다.

참 간사하다. 조금아까 하산길에서도 몹쓸 체력으로 낙오를 하며 징징대던 나였다.

그러나 이런 간사한 마음때문에 내일 또 트레킹을 떠날 수 있는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