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경기·인천 지역 새 방송사의 1대 주주로 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4일 오후 방송회관에서 “경인지역 새 방송 허가정책! 무엇이 쟁점인가”라는 의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서중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양문석 위원이 잇따라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공영 시스템의 관료주의적 폐해와 민영 시스테의 공익성 훼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비영리 공익재단이 대주주가 되는 공민영 혼합 소유구조가 가장 적합한 구조”라며 “방문진과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이 후보가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대상을 제시했다.
함께 발제를 맡은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도 “최근 언론을 통해서 논란이 되었던 대표적인 ‘공익적 민간자본’은 CBS와 방문진”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MBC의 1대주주인 방문진이 경인지역 새방송의 1대주주로 참여한다면 MBC의 독점 강화라는 비판에 직면하겠지만 수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방송문화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이 방문진의 설립 목적에 따르면 큰 장애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인천문화재단은 재정적 능력에 문제가 있고, 경기문화재단은 재정적 능력은 충분하나 재단 이사장이 경기도 도지사인 문제가 된다”며 방송은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경인지역 새 방송의 바람직한 소유구조에 대해 “공영시스템의 관료주의적 폐해와 민영시스템의 공익성 훼손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비영리 공익 재단이 대주주가 되는 공·민영 혼합형 소유구조야말로 경인지역 새 방송에 적합한 소유구조”라며 “30%의 지분을 갖는 비영리 공익재단을 지배주주로 하되, 60%는 경기도와 인천의 건전한 지역자본과 독립제작사 등 제작관련 자본, 10%는 시민주로 구성한다면 공익성, 지역성,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강한 소유구조의 지역방송이 탄생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새 방송의 편성 전략에 대해서는 “자체제작 40%, 지역방송 수중계 20%, 외주제작 40%의 편성전략을 수립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서울MBC, SBS와 권역 중첩으로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수중계할 수 없다면 MBC 지방계열사와 지역민방의 우수 프로그램을 수중계하는 역발상을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양문석 위원은 CBS의 공중파 방송참여에 대해 “공익적 민간자본에 가장 근접한 자본 중 경인지역 새방송 사업자로 참여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곳이 바로 CBS이고, 이런 CBS에 대해서 ‘종교방송’이라는 이유로 그 뜻을 꺾으려고 한다면 이는 ‘방송법 정신에 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특히 어떤 자본이 현재 경쟁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는 주간지 시사저널을 발행하고 있는 ‘서울미디어그룹’과 ‘(주)보광’”이라고 밝히고 “서울미디어그룹 산하에 있는 ‘서울문화사’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회장 심상기는 중앙일보 출신이며, ‘시사저널’ 대표이사 금창태 또한 중앙일보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주)보광의 대표이사는 홍석현의 친동생 홍석규로 최근 X파일에서 언급된 이회창 이미지 광고를 맡았던 기업”이라며 “적어도 현재까지 언론에 의해서 거론된 이들 기업은 직간접적으로 중앙일보 및 삼성그룹과 연관성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은 이들이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90년 SBS 출범한 후 펼친 ‘물량공세’를 통한 입지다지기와 비교가 되지 않을 물량공세를 펴면 연예인, 기자, PD, 엔지니어 빼가기 및 몸값 부풀리기는 기본이고, 대규모 물량공세를 통한 프로그램 제작으로 인한 극단적인 시청률경쟁으로 한국의 방송은 초혼란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CBS측 고위 관계자는 “어떤 재단이냐는 제한보다 어떤 방송을 할 것이냐가 심사 기준이 되야 할 것”이라며 “공중파는 당연히 특정종교가 아닌 일반방송사로 편성·운영 할 것”이라고 밝혀 공중파 방송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상업성을 추구하는 재벌이나 건설업체가 아닌 CBS는 특정 이익집단에 영향이 없이 공정한 보도를 해 온 것은 언론계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문진측은 “특별한 공식적 논의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재단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MBC 운영이나 편성에 일체의 간섭이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창화 인천주파수지키기협의회 대표, 이주현 경기민언련 사무처장, 김종규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김창룡 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영묵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칸 손봉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