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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생태체험 웰빙하천] ① 살아나는 친수공간

부산일보 2005/07/20일자 006면 서비스시간: 11:06:56

[생태체험 웰빙하천] ① 살아나는 친수공간
'죽음의 강' 에서 '생명의 땅' 으로
무분별한 개발·복개 반성 '보전의식' 확산
정부·지자체도 '친환경 하천 복원' 앞장
휴식처 제공·삶의 질 향상 부가가치 '쑥쑥'
 
'죽음의 하천','오염의 대명사'로 방치되던 도시 하천들이 시민의 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한때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하게 복개되고 오·폐수로 방치되던 도시 하천에 점차 '생명의 기운'이 움트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시 하천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전국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이 지자체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정작 주민들로부터는 외면받는 사례도 많다. 또 생태하천 조성계획 자체가 하천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도시 하천 복원사업의 실태와 외국의 사례,문제점과 대책 등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생태하천 복원을 통해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 서초구 양재천에 최근 개장된 어린이 물놀이장에서 가족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전남 함평군 함평천은 1990년대 초반까지 홍수만 나면 둑이 무너져 주변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끼쳐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홍수를 막기 위해 구불구불한 하천을 쭉 펴 물이 쉽게 흐르도록 하고,둑이 무너지지 않게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았다. 급한대로 홍수를 막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주변 경관과 하천의 생태계를 보존하는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 그렇게 10여년을 넘게 흘려 보냈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862억원을 들여 함평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나비축제로 유명한 함평군의 이미지를 살려 하천 안팎에 나비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식으로 오는 2011년까지 전국 27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도시하천 환경개선사업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이 계획은 '친환경 국토건설'이란 목표 아래 도시하천을 자연상태로 최대한 보전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 17개 지구를 시작으로 27개 하천변에 있는 전국 50개 지구가 2011년까지 도시별 테마 생태하천지구로 탈바꿈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무려 1조1천8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주요사업 대상 하천은 영남지역의 경우 낙동강을 비롯해 양산천,밀양강,남강,울산 태화강 등이 포함된다.

건교부는 우선 안양천과 부산 화명(낙동강),아산(곡교천),원주(섬강) 등 17개 지구의 하천환경 개선작업을 연내에 시작하고 나머지 33개 지구의 사업도 2007년 이전에 착공할 방침이다. 실제 전국의 도시하천 상태는 열악하기만 하다. 부산의 경우 48개 하천 중 22개 하천이 시멘트 등으로 복개돼 물의 정상적 흐름과 생태이동 통로를 가로막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3천986개 하천(전장 3만197㎞)중 4.4%인 177개소(전장 243㎞)가 복개돼 햇볕과 공기소통 등이 원활하지 않은 '죽음의 하천'으로 방치돼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도시의 특성과 연계된 테마형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내년부터는 하천을 콘크리트로 포장하거나 도로 등으로 조성하는 것을 철저히 금지시킨다.

또 홍수에 대비한 직선화 물길 대신 여울(수심이 얕고 물의 흐름이 빠른 곳)과 소(沼·수심이 깊고 물의 흐름이 느릿한 곳) 등을 곳곳에 만들어 구불구불한 하천 본래의 모습을 되찾도록 했다.

물이 흐르지 않게 된 하천부지는 생태학습지와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홍수 때 범람한 물을 담을 수 있는 저류지로 활용하게 된다. 그동안 하천제방 축조 위주의 홍수 대책을 유역내 분산 방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물의 흐름을 막아 장마때 범람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높이 1m 이상 식물을 심을 수 없게 규정된 조항을 고쳐 자생식물을 보호하는 한편,필요할 땐 나무도 심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미 복개된 하천에 대해서는 가급적 서울 청계천처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자체들이 하천 복원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단지 생태복원이라는 의미 외에도 이들 하천이 막대한 부가가치를 가져다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천복원과 생태하천 조성은 주변지역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주5일제와 웰빙시대를 맞아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공존의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부촌의 상징이라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대치동 우성아파트 등은 모두 자연형 생태하천인 양재천을 끼고 있다.

지난 95년 이후 생태공원화 사업으로 양재천의 콘크리트 호안은 자연석,갈대,나무 등으로 바뀌었고 산책로,생태학습장,물놀이장이 들어섰다.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경기도 안양시 평촌지역 아파트단지도 마찬가지다. 최근 1~2급수를 유지하는 학의천 일대에 웰빙공간이 확보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은 물론 인근 부동산 가격까지 상승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부산의 온천천과 울산 태화강,밀양의 밀양강 등도 회복과 동시에 도시 전체의 이미지를 확연하게 개선시키면서 시민들의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03년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서 연어가 잡히자 시민들은 마치 기적이라도 일어난 듯 환호성을 질러댔다. '공업도시=공해도시'라는 이미지로 굳어진 울산이 이제 친환경 생태도시 '에코폴리스(Ecopolis)'로 다시 태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넘치게 했기 때문이다.

특별취재팀=박종인·김길수·김태권기자

kks 66@busanilbo.com

◇도시하천 환경개선사업 영남권 현황
  (단위:백만원/㎞)

지자체

하천명
(지구별)

사업비

사업량

부산시

낙동강
(화명)

34,600

 5.4

낙동강
(대저)

43,600

 6.9

김해시

낙동강
(김해)

34,162

 6.7

양산시

낙동강
(양산1)

37,921

 6.0

양산천
(양산2)

45,795

 1.9

밀양시

낙동강
(밀양1)

19,077

 4.4

밀양강
(밀양2)

20,430

10.8

진주시

남 강

15,240

 6.0

울산시

태화강

 8,615

 2.7

태화강
(삼호)

48,550

 4.0

대구시

금호강
(대구1)

11,098

 3.5

금호강
(대구2)

23,837

 1.5

경산시

금호강

 6,118

 1.3

경주시

형산강

25,512

 5.7

안동시

낙동강
(안동1)

13,681

 2.6

낙동강
(안동2)

21,357

 4.1

구미시

낙동강

23,864

 4.3

상주시

낙동강

14,456

 4.8

소 계

7개하천
(18지구)

447,913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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