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2005/07/27일자 006면 서비스시간: 10:27: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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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하천 웰빙하천] ② 밀양강의 사례 | ||
물로써 물만난 '아일랜드 파크' | ||
2천400억 투입 생태계 복원·자연형 하천 조성 | ||
수중보 설치 수위조절·오염원 차단 수질 개선 | ||
'죽음의 강'서 조깅코스 갖춘 '웰빙공간' 변모 | ||
경남 동부 내륙에 자리잡고 있는 밀양시. 배내골 등 영남알프스에서 내려오는 계곡 수원을 가둔
밀양댐과 경북지역 상수원인 운문댐 하류에 있는 밀양은 원래 물이 많은 고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가 개최한 전국 지자체 물 관리대회에서
'맑은 물'부문 환경대상의 영예를 안을 정도의 도시가 된 것은 수자원을 이용한 웰빙환경 조성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도심 지역이 연중 물로 가득 채워져 명실공히 '한국의 아일랜드 파크'로 부상한 것은 무려 10년간에 걸친 밀양시의 치수와
하천가꾸기사업이 가져온 중요한 결실이다.
이러한 성과는 철저한 관리개념이 도입됐기에 가능했다. 밀양강 상류는 풍부한 수원을 갖고 있었지만,홍수때마다 하천이 범람할 정도로 많은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고,그 물은 순식간에 하류 낙동강으로 흘러들곤 했다. 연중 하천수량이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를 비교하는 수치인 '하상계수'가 밀양강의 경우 무려 1대 900. 이는 독일 라인강의 1대 14는 물론 낙동강(1대 372)이나 섬진강(1대 734)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장마 등 우수기 한달 정도를 빼고는 수량이 줄어 바닥을 드러내는 한국형 하천인 밀양강은 물은 많지만 활용할 수 있는 물은 적은 강이었던 것이다. 특히 툭하면 바닥이 드러나는 '건천화 현상'이 발생해 수중생태계 교란은 물론 수천만평의 하천부지도 쓸모없는 땅으로 방치돼왔다.
하천 개발계획이 없었던 지난 95년의 경우 농약과 비료성분이 그대로 밀양강으로 흘러들어 수질도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가 3.8ppm인 3급수에 이를 정도로 엉망이었다.
이런 중에 지난 95년 밀양시장에 당선된 이상조 현 시장은 재임중 죽음의 강으로 변한 밀양강을 되살려보기로 결심했다. 이 시장은 농약과 오·폐수가 흐르던 밀양강을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우선 강변 37만2천㎡에 어지럽게 설치된 비닐하우스 철거를 시작했으며 그 자리에 천연잔디와 나무를 심었다. 물론 농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시민들은 시장이 많은 현안을 제쳐두고 지나치게 강 개발에만 열을 올린다해서 '강(江) 시장'이란 별명까지 붙였다.
비닐하우스를 완전 철거한 다음엔 물을 가두기 위한 수중보 건설에 나섰다. 시는 맑고 수량이 풍부한 하천 유지수를 확보하기 위해 27억4천만원을 들여 높이 1.5m,길이 150m의 제1수중보를 98년 완공했다. 수중보는 콘크리트가 아닌 고무재질. 고무수중보는 평소때 물을 가두고 홍수때는 바람이 빠지면서 유속을 빠르게 하는 환경친화형 제품이다. 밀양강 명물인 은어의 이동통로도 2곳에 설치해 수중생태계를 연결했다. 시는 또 낙차보를 설치해 생긴 공간에 수심 1m 내외의 야외수영장을 만들어 무료로 개방했다. 수위조절이 가능해지면서 밀양강은 연중 물로 가득 찬 채 관광객들에게 물과 어우러진 밀양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시는 '물의 도시' 완성을 위해 제1수중보 아래 2㎞ 지점에 제2수중보 설치작업에 들어가 취입보와 가동보를 준공,올해부터 담수를 시작했다.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으며 밀양강은 전국 지자체 하천담당 공무원들의 필수 견학코스가 됐다. 시의 제2수중보 공사로 상남 들녁으로 통하는 도수로와 양수장까지 완공됐다. 덕분에 매년 가뭄피해를 입었던 상남 들녁 765㏊의 논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게 됐다.
시는 나아가 폭이 100~200m에 이르는 둔치공간을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동식 야외공연장을 설치하고 산책로와 유채꽃 단지,조각공원,경비행기 활주로,모형자동차 경기장,자전거 도로,체육시설 등 각종 편익시설 확충을 통한 친수공간 조성에 나섰다. 또 자연석을 이용한 저수호안과 인공섬을 설치했으며,잔디로 조성된 둔치에 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도심 수중 경관조성과 농업용수 확보,친수공간 활용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시는 밀양강 수량확보와 수질개선을 위해 도심 상류인 밀양댐 주변과 교동지역을 중심으로 1만1천37㎢의 상수원보호구역을 지정,수질측정망을 운영하고 있다. 오염원 유입 차단을 위해 지난 2000년 상남면 기산리에 하루 3만t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밀양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하고 축산폐수·분뇨공공처리장까지 건립했다. 쓰레기매립장의 침출수 처리를 위해 10㎞의 이송관을 통해 밀양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등 오·폐수의 밀양강 유입 차단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3.8ppm이던 밀양강의 수질이 지난해부터는 1급수 수준(1.2ppm)으로 나아졌다. 도심에 물이 가득차고 수질이 개선되면서 둔치를 따라 조성된 5㎞의 조깅코스는 늘 시민들이 그리던 '웰빙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특별취재팀=박종인·김길수·김태권기자
kks66@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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