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2005/08/03일자 006면 서비스시간: 11:25: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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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하천 웰빙하천] ③ 안양천·함평천 사례 | ||
생활공간으로, 관광명소로 '탈바꿈' | ||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하천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일부
도심하천은 자연형 또는 생태형 하천으로 복원돼 주민들의 생활공간과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던 경기도 안양시
안양천의 상류지천인 학의천은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되면서 주변 집값 상승 등으로 이어져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전남 함평천은
나비생태계로 복원되면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도심하천이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한단계 더 높이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한한 자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들이다.
"저기 물고기 좀 봐,개구장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잡고 있잖아. 하천변 조깅코스를 따라 달리는 어른들은 어느새 강과 하나가 됐네."
안양천에 생명이 돌아왔다. 과거 안양천은 '도심속 하수구'에 불과했다. 지난 85년 하천수질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은 무려 193ppm.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었다.
1998년초. 이를 보다못한 관내 21개 시민환경단체와 8개 기업체가 '안양천살리기 네트워크'를 만들고,민간 네트워크에 자극받은 지자체가 이듬해 '14개 지자체 안양천 수질개선대책협의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하천살리기에 나섰다. 그러기를 6년여. 지난해 하천수질은 4.8ppm. 무려 40배가 낮아진 기적같은 변화였다.
안양시는 이 기간동안 하수처리장 건설과 수량확보사업,생태복원 및 자연형 하천정비 등 안양천 수질개선에만 2천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었다.
'안양천살리기 네트워크'와 '지자체수질개선대책협의회'는 2000년 안양천살리기의 하나로 상류지류인 학의천 살리기를 시범사업으로 정하고 사업에 들어갔다.
하천과 직접 맞닿는 시멘트 구조물을 뜯어내고 식물 성장에 맞춘 공사를 했다.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매년 해왔던 준설작업도 중단했다. 이 결과 공사 3년만인 지난해부터 학의천에 생명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생태계의 놀라운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안양천의 수질이 지난 85년 BOD 193ppm에서 4.8ppm로 회복됐음에도 하천에 서식하던 생물이 완전 복원되지는 못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래도 안양천 되살기운동이 어떤 도시환경 개선사업보다 확실하게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에는 주저함이 없다. 특히 안양천이 살아난 것은 성공적 '거버넌스'(Governance·비정부기구 등이 참여한 수평적 협력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이야기된다.
시 관계자는 "안양천이 통과하는 14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60년대의 생태환경으로 되돌려 놓을 방침"이라면서 아직도 생태복원을 위해 할 일이 많음을 시사했다.
# 돈 버는 함평천
35억원의 투자로 수입은 620억원. 전남 함평군 함평천의 '나비축제' 얘기이다. 지난 4월말부터 11일간 함평천 일대에서 열린 나비축제에 163만명(외국인 6천여명 포함)의 관광객이 다녀가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됐다.
함평군은 친환경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아가 친환경농산물 판로개척을 목적으로 나비축제를 기획했다. 그러나 축제를 개최할 마땅한 부지가 없었다.
군은 부지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다 사실상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는 함평천을 떠올렸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함평천은 홍수방지 목적과 둔치주차장 이외에는 쓸모가 없어 거의 방치돼온 곳. 상대적으로 자연환경이 우수해 나비축제 장소로는 안성마춤이었다. 여기에다 도심을 가로질러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물과 둔치,제방도 활용할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다조였다.
함평군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99년 함평천 일대에서 제1회 함평군나비축제를 열었다. 그동안은 기껏해야 군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20만명에도 못미쳤으나 축제로 첫해에 60만명이 다녀가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2001년에 244만명의 관광객이 함평을 다녀간 이후 2003년 300만명을 넘어섰고,올들어서는 지난달말 현재 223만명이 다녀가는 등 나비축제 이후 관광객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군은 함평천 둔치에 수련,미나리,송엽국,창포 등 수생식물 자연학습장과 생태자연학습장을 조성했다. 제방을 이용해 나비마라톤을 개최하고,제방에 느티나무 숲거리와 하천자전거도로 등 친수공간도 함께 조성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내세울 만한 유적지나 빼어난 관광지 하나 없었던 함평은 일약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정부도 군의 성공적인 나비축제를 인정해 오는 2008년에는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 개최를 승인하고, 뒤늦게나마 860여억을 들여 함평천 일대를 나비생태계가 조성된 자연형 하천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함평천이 없었다면 성공적인 나비축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박종인·김길수·김태권기자
ktg660@busanilbo.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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