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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유럽여행기 #5 이탈리아 2

유럽여행기 #5 이탈리아 2
이탈리아(나폴리, 폼페이, 카프리, 피렌체, 밀라노)

나폴리. 많은 사람들이 나폴리 여행에 회의적이었다. 소매치기가 많다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도시였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라는 나폴리를 어찌 빼놓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카프리, 폼페이 등 주변 관광지도 많기 때문에 우리는 나폴리에서 2박3일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나폴리 도착. 과연 나폴리의 악명이 높은 것엔 이유가 있었다-.- 그야말로 무.법.천.지! 카오스의 도시, 아노미에 빠진 항구 등 나쁜 수식어는 갖다붙이면 다 어울리는 도시가 나폴리였다ㅜㅠ 널부러진 쓰레기들, 극도로 혼란스러운 교통질서, 무서운 시민들(실제로 술병 집어 던지면서 싸우는 광경도 목격했다. 모여서 이야기하는 경찰들조차 무섭다ㅠㅠ)... OTL... 사진은 누오보성. 게임에 나올 법한 성ㅋ

정박 중인 요트들. 사진에 담긴 모습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숙소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길한번 건너려면 달려오는 차에 몸을 먼저 들이밀어야 했다. 신호등? 거의 필요없다-.- 이 사진을 찍은 위치 바로 뒤에 도로가 있는데 정말 하나도 과장 안하고 10초마다 한번씩 경적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분노게이지의 눈금이 점점 올라가 폭발해 버릴 것만 같았다-_-

게다가 날씨도 무지 더웠다. 좋게 말하면 '지중해의 정열'이지만, 우리가 체험했던 그 '정열'은 '자외선 지옥'이었다-_- 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 도착한 프레비시토 광장. 그때는 정말 컨디션 최악인 상태였기에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나폴리도 이쁜 곳이 있긴 있었나보다.

나폴리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싼엘모성의 모습. 올라가보고 싶었으나 도저히 올라갈 만한 컨디션이 아니었다. 나폴리를 돌면서 우리의 정신적 피로도가 절정에 이르렀던 것 같다. 사진은 이렇게 남았지만 당시에는 정말 괜히 왔다는 생각만 머리 속에 멤돌았다. 무엇이 세계에서 세손가락 안에 든다는 항구를 이렇게 만들었단 말인가.

지중해에 인접한 작은 광장에서 본 동상. 지중해와 광장 사이에 끼인 도로 때문에 지중해는 전혀 이쁘게 보이지 않았다-_- 나폴리에는 정말!! 교통체제개혁이 필요하다.

지금 이렇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사진을 통해 보니 나폴리도 분명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도시는 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폴리를 제대로 즐기고 오려면... 정신 수양이 필요한 것 같다--;;;

나폴리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피자집 에서 시킨 마리나라 피자. 처음에는 맛이 조금 생소해서 이상했지만, 계속 먹다보니 꽤 괜찮았다. 무엇보다 가격도 싸고..ㅋ^^;;;

같은 가게에서 시킨 마르게리따 피자. 급해서 반은 먼저 먹어 버리고 찍었다-_-;;; 분명 우리가 자주 접하는 피자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다. 사람 취향에 따라 평가는 많이 엇갈릴듯^^;;;;

나폴리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폼페이. 비슷한 풍경의 연속이지만 생각보다 크다. 멀리 구름에 정상이 가린 산은 베수비오 화산. 폼페이를 용암에 묻어 버린 잔인한 산이다.

화산 폭발로 인해 쓰러져 죽어갔던 사람들. 쓰러지는 순간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가족? 연인? 재산? 영원히 그 누구도 답하지 못할 질문을 품은 내 가슴은 한없이 숙연해지고 뭉클해졌다. 살기위해 발버둥쳤지만 쓰러져야 했던,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쓰러져 있어야만 하는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호했다. '열심히 살아야한다!' 비극적인 죽음의 현장을 보고 삶에의 의지를 다지는 것은 어쩌면 역설적이지만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다. 잿빛 죽음과 대조된 우리의 '삶'은 너무도 소중하니까.

(사진의 사람 형체는 진짜 유해가 아닌, 석고 모형이다. 화산재 틈의 공간에 석고를 부어 만든 캐스트이다.)

어떤 집안의 뜰.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대로 멸망해 버린 유적을 거니는 기분은 정말... 영화를 보는 것 같다-_-;;;;(표현력의 한계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ㅠㅠ)

기도를 하는건지 울고 있던건지 모를 포즈로 죽어간 사람. 외람된 말일지 모르겠지만-_- 자신이 20세기 후에 이렇게 전시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멋진 포즈로 삶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지는 않았을까나;;;

어느 집의 입구에 그려진 모자이크. 아래 쓰여진 글은 '개조심'이랜다. 그 무섭던 개도 화산이 폭발하던 그날만큼은 '화산재조심'을 해야했겠지.

어느 집 뜰에 있던 청동상. 폼페이에 있는 대부분의 유적은 모조품이며, 진품들은 나폴리의 고고학 박물관에 있다.

1500년 만에 다시 가꿔진 정원. 무려 15세기나 되는 세월의 괴리에 혼란을 느끼며, 회색의 폐허와 다시 자라는 녹색의 수풀을 접하면 누구나 한번씩 철학자가 될 수 있는 곳이 폼페이이다. 번영, 영화, 멸망...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폼페이 관광객들은 그러한 숙제를 하나씩 짊어지고 떠난다.

어느 집의 문에 그려져있는 민망한 그림;;;; 귀신을 막는 주술적 의미의 그림이라고는 하는데... 쫌...^^;;;;;;???

다음날은 카프리에서 노는 날!! 푸른 동굴에 대한 기대를 잔뜩! 하고 탔던 페리^^

페리에 타자 점점 멀어지는 나폴리의 모습. 저 멀리 싼엘모성도 보인다. 카프리로 가는 도중 지중해의 진면목을 알게되었다. 사진엔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파아~란 색 이었다. 마치 지중해 물을 페트병에 담으면 파워에이드처럼 보일 듯...^^

카프리의 항구. 바닷물이~ ㅋ ㅑ~! 저 물은 마셔도 안짤 것 같다^^;;;;

정말 휴양지 필이 팍팍 오는 바다 풍경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푸른 동굴로 가는 작은 배로 갈아탔는데... 푸른 동굴 앞에서 갑자기 파도가 높아져서 계속 기다리기만 했다ㅠ 파도 따라서 조그만 보트가 넘실넘실... 바이킹이 따로 없었다;; 푸른 동굴은 강한 풍랑으로 결국 폐쇄ㅠ0ㅠ 오 마이 갓; 환불도 안됐다ㅜㅠ

결국 다시 돌아온 우리-_- 카프리 섬의 정상인 몬테솔라로에 오르려 했으나 나폴리로 돌아가는 배 때문에 시간이 애매해서 해수욕장만 바라보며 시간을 떼웠다. 수영복 가지고 올껄..ㅠㅠ

바닷가의 선박들. 타보고 싶었지만...ㅠㅠ

인상적이었던 카프리의 바닷물.

카프리에서 돌아와 피렌체행 열차를 타고 출발하여 밤에 도착한 피렌체.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피렌체를 둘러보았다. 사진은 피렌체 두오모(이탈리아의 대주교가 있는 성당을 두오모라고 한다). 여타 성당과는 다르게 굉장히 단아하고 우아한 느낌이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로도 굉장히 유명한 곳.

 두오모 외벽의 조각. 독특한 피렌체의 건축물은 피렌체 고딕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피렌체 두오모의 옆면은 보수 공사 중이었다. ㅠㅠ 안되겠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피렌체는 로마, 나폴리 같은 남부 이탈리아와는 다른 느낌이다. 남부 이탈리아가 조금 지저분하고 낡은 분위기라면 피렌체는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의 도시다.

 산... 무슨 성당이었는데 이름을 까먹었다-_-

 산.... 성당 앞에 있던 단테상

 피렌체에서 조금 떨어진 피사로 이동하여 찾은 피사의 사탑.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바로 밑에서 쳐다보면 조금 아찔할 정도.

 피사의 두오모. 굉장히 큰 규모의 성당이다. 다행히 보수공사는 없었다^^;;;;

 비슷한 포즈를 잡고 있는 사람들. 피사의 사탑에서는 저런 포즈로 사진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직접 가서 보면 약간 코믹하다는^^;;

 다음날 밀라노로 이동하여 찾아갔던 밀라노 두오모. 맙소사-_- 전면 보수 공사 중.... 털썩 OTL 밀라노에서 보려고 했던 건 이거 하나였는데ㅠㅠ

 밀라노 두오모 옆 쇼핑센터. 밀라노 또한 로마, 나폴리와는 다르게 럭셔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두오모 옆 백화점에서 본 즐 화장품-_-

 밀라노 대성당 내부. 다행히 내부는 공사 중이 아니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