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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유럽여행기 #4 이탈리아 1

 
이탈리아(로마, 바티칸시국)

빈에서 베네치아로 이동하려했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베네치아는 건너뛰어야했다. 3일전에 예약하러 갔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예약이 끝나 버렸던 것이다ㅠ_ㅠ 베네치아... 베네치아... 흑흑... 결국 14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로마로 야간이동을 해야했다.

아침에 도착한 로마의 테르미니역. 역을 나서자마자 뜨거운 태양에 선글라스를 챙기지 않고 온걸 후회해야했다. 제일 먼저 콜로세움을 보러갔는데, 가는 길에 살펴본 로마는 거짓말을 조금 보탠다면, 길거리를 누비는 자동차만 빼고 옛고대도시 그대로였다. 실제로 가끔 어떤 건물이 현재도 사용되는 건물인지 유적인지 분간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설마 나만-.-??) 워낙 관광객이 붐비는 도시인지라 곳곳에 널린 쓰레기와 무질서는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콜로세움. 수많은 사람들이, 웃음짓는 관객 앞에서 피흘리며 쓰러져야했을 이 거대한 구조물을 보고 나는 다시 고민에 빠져야 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다듬어지지 않은 잔학성과 이기심은 본능에 가까운 것인지. 쓰러진 검투사의 눈을 마주치며 관객은 동정심을 가지긴 했을까. 아니 적어도 그들이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기는 했을까. 진정한 '광기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이 콜로세움에서, 태양에 바랜 2000년 전의 피비린내를 느끼며 나는 슬퍼해야했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콘스탄티누스의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315년에 건설된 개선문이라고 한다. 1700여년이 흘렀건만 그날의 승리는 낡았을지언정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이제는 거의 폐허가 되어 버린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과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의 바로 옆에 있다. 옛로마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원로원과 각종 신전이 위치하던 곳이라고 한다. 작열하는 태양과 흩날리는 흙먼지에 남겨진 각종 건물더미들은 폼페이의 유적과 흡사한 면이 있다.

이제는 기둥만 남은 포로로마노의 기둥들. 옛사람들이 영원하리라고 여기었을 로마 제국을, 이제는 몇 개 남지 않은 기둥들이 겨우 받치며 그 옛존재를 간신히 증명하고 있다. 아마도 쓰러져가는 폐허들은, 옛로마 제국의 영광을 생각하며 씁쓸해하는 수만명의 회의론자를 양산하였을 것이다. 저 유서깊은 기둥들은 지금도, 그렇게 서있다.

유명한 진실의 입. 저 입에 손한번 넣어보려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줄서있어야 했다. 거짓을 말하면 깨물어 버리는 그런 장치가 정말 있었다면 우리 사는 세상은 좀더 나아졌을까. 생각을 하는 동안 줄은 줄어들어 내 차례가 되었고 난 손을 입에 넣으며 '나는 잘생겼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ㅋㅋ(죄송^^;;;)

대전차 경기장'터'. 벤허에 나오는 그런 웅장하고 거대한 경기장을 바랐던건 아니지만, 이건 정말 그냥 '터'였다-_-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옛 경주로인 트랙의 흔적만 남아있을 뿐. 무언가를 느끼고자 해도 그냥 우리집 옆 강둑을 보는 것 같아서 집생각만 났다는^^;;;; 그리고... 너무 더웠다@_@

로마에서 볼 수 있는 미니버스!! 정말 귀엽게 생긴 버스이다. 장난감 같다.

베네치아 광장 앞에 있는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19세기 이탈리아를 통일한 사람의 기념관이다. 공교롭게도 4세기 초 로마를 통일한 콘스탄티누스의 개선문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같은 통일기념물인데도 불구하고 규모에 차이가 나는 것은 시대의 차이인 탓인지?

팡테온. 2세기에 지어진 원형신전으로 로마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한다. 근 20세기 동안 저렇게 서있는걸 보면, 과연 미켈란젤로가 '천사의 설계'라고 할만큼 잘 만들긴 만들었나보다.

팡테온 내부 돔의 구멍. 아쉽게도 팡테온 내부의 반 정도는 보수 공사 중이었다ㅜㅜ 천장을 올려다보니 햇살이 비치는 돔의 둘레를 흰비둘기가 돌면서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 광장. 로마에 광장이 너무 많아서 이름을 까먹어 버렸다-_-; 하늘이 참 예뻤다. 마치 깃털 몇 개가 떠다니는 듯한^^

@#$@#$ 광장에서 본 조각상.

역시 @#$@#$ 광장의 분수^^ 로마의 광장은 광장마다 분수가 잘 갖추어져 있다. 더위를 삭히지는 못하지만^^;;;

@#$@#$ 광장에서 본 파란 하늘

스페인 광장. 중앙에는 난파선 분수가 있다.

드디어 트레비 분수!!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상당히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광장이 아니라 골목들이 교차하는 좁은 공간에 들어서 있어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정말 아름답다^^ 물론 근처는 엄청 붐볐다ㅜㅜ

트레비 분수의 야경. 역시 듣던데로 멋졌다. 로마의 밤길은 위험하다는데도 트레비 분수 앞은 북적북적~ 트레비 분수 근처 '지오리띠'라는 아이스크림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두 번이나 사먹었는데 알고보니 두 곳 모두 우리가 잘못 알고 들어간 곳이었다ㅠㅜ OTL

다음 날은 바티칸을 찾아갔다. 이날은 일요일이었는데 일요일이라 바티칸 박물관은 휴관하지만 정오에 교황을 볼 수 있었다. 교황을 보러온 전세계의 관광객로 가득 찬 성 베드로 광장. 베드로 광장은 약 4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데 아마 이날 30만명 이상이 왔던 것 같다.

교황의 관저에서 모습을 드러낸 베네딕토 16세. 무어라고 말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 쳤는데 정말 궁금해서 죽는줄 알았다-_- 당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

베드로 광장을 순찰하던 순찰차(...라기보단 골프카트-_-) 보기엔 저렇게 보여도 스포츠카의 명가인 람보르기니의 제품이다-.-;;

로고 확대 사진. 혹시 저 차도 밟으면 5초만에 100km를 돌파하는 괴력을 가진 건 아닐지? ^^;;;

베드로 광장의 분수

교황을 보고 광장 밖으로 나가 먹었던 피자조각. 그냥 와플에 치즈를 꼽고 먹는 느낌이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내부. 역시 세계 최고의 성당이라고 불리울만 했다. 정말 어~~엄청 크다^^;;; 120여년에 걸쳐 미켈란젤로 등 여러 명공들이 감독을 해가며 건설했다고 한다. 이를 만든 인간이 대단한건지, 인간을 움직인 신이 대단한건지 잠시 헷갈렸던 순간.

베드로 성당 안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도대체 저런건 어떻게 만드는걸까-_-? 확실히 예술가의 명성이란 아무렇게나 쌓이는건 아닌가보다.

천장의 돔에 뚫린 구멍을 통해 햇살이 내려오는 모습. 하늘에서 천사라도 내려올 듯한 모습에 압도당했다. 불가지론자인 나조차 이런 광경에 마음이 움직이는데, 신자들은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을까.

베르니니의 청동기둥. 공사가 거의 끝나갈 즈음 마무리를 맡은 베르니니가 만들었다는 기둥으로 제작시 청동이 모자라자 팡테온에서 청동을 뜯어와 비난을 받았다고한다. 검게 그을린 듯한 색채가 무거우면서도 강렬하다.

정교하기 짝이 없는 꾸뽈라. 올라가보지 못해 아쉽다.

교황의 제단. 중간에 새가 날개를 편 모양이 그려진 오렌지색의 장식은 보기 드문 반투명 대리석이라고 한다. 교황과 신이 만나는 이 감동의 접점에서 신은 인간 세상에 어떤 계시를 내리는 것일까.

베드로 성당의 지하. 지하에는 역대 교황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묘소가 있다. 역사에 긴 자취를 남겨왔던 교황들의 묘소에는 이제 정적 속에 가끔 플래쉬 터지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얼마 전 타계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묘소. 세계 평화를 위해 힘썼던 그의 노력에 잠시 경의를 표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