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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위에 서면

당나라 군대 3차 출사(2006.10.21) 3

차라리 굴욕을 당하고 우회하길 잘했습니다.

그렇지 않고 의욕만 앞선 원제 말을 듣고 숨은벽을 올라 탔다면 바로

이 절벽 위를 넘어서야 했다는 말인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그러다가 올라간 당나라 병사들 중 한명이라도 겁을 먹고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

그야말로 개굴욕으로 소방헬기가 떴을지도 모를 일이었습죠.

 

굴욕을 당한만큼 좋은 점도 있더군요.

남들은 단풍진 모습을 멀리서 보지만 우린 바로 눈앞에서, 또는 그 속을 지나면서 익어가는

정취를 즐겼다는 겁니다.

숨은벽을 올라타고 넘은 사람들이 위에서 "밑으로가서 단풍을 볼껄" 했을지 모를 정도로

곱고 아름답더군요.

 

현종형 폼이 후녕이형과 별반 차이없는 석고지만 이런 단풍을 배경으로할 때는

조금 웃지!ㅎㅎㅎ

 

현종형처럼 한우물을 파지 않고 여러 우물을 파는 등 다양한 세상의 풍진을 맛 본

원제가 한층 상식적인 표정이고, 그 풍진 속에서도 남편 잘 키워온 제수씨의

표정은 "이심전심','염화미소'와도 같이 넉넉하군요.

 

이 분으로 말씀 드릴것 같으면, 모방송사에 근무하는 중간간부로서 하루에 저녁7시 뉴스 하나만

달랑하는 연유로 카페의 경비원처럼 문간에서 하루종일 게기면서 선후배 가릴 것 없이

흥신사업적인 접근  또는 스토커적인 행태를 보이는 '대학의 소리 동문회' 최신 유망주입니다.

그 성의가 괘씸해서 저도 가능하면 많이 찍어주려 노력하고 있습죠. 

 

디카라 심도가 떨어져서 그렇지 꽤 많이 걸어 올라 왔습니다.

리스크 없는 길을 선택했으니 그만큼 걷는 것이 당연하겠죠. 

 

당나라 군대의 행군은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을 당연히 많이 쓰는 속성이 있는 만큼

시간이 꽤나 됐음에도 아직 일정의 반도 못간 지경이니 점심도 아직인 상황.

산악대장님은 백운대 정상 언저리에 올라가서 먹어야지 예서 먹었다간 못올라간다고 뻥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원제는 방울토마토를 꺼내고, 초콜릿과 사탕도 꺼내 깨물어 봅니다.

그래도 산에서 쉬는 시간만큼 행복한 것도 별로 없습니다.

모두가 한숨을 토하는 만큼 행복도 꺼내 놓습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은 조용하게 우리를 보듬어 주고

 

우린 그런 자연에 다소곳이 어깨를 묻습니다.

마치 어미의 품 속을 파고 드는 병아리처럼.

 

 한숨을 돌린 당나라 군대 힘찬 전진을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게 어려운 코스로 갈 이유가 없습니다.

원래는 여기서 오른쪽 바위를 타고 넘어서 가면 쉽게 갈 수 있으련만

산악대장님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호기어린 몇몇의 '통제불능' 당나라 병사가

이 코스로 선도를 한 결과, 이 모양이 된 것 입니다.

사진을 위로부터 자세히 보시면 대표적 당나라 군대의 표상들이 다 모여있습니다. 

현종형, 처룽형, 원제, 원제와이프.

그리고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현종형 바로 건너편에 잴 먼저 올라간 당나라 병사 후녕이형, 정식.

면면을 보시면 왜 원제와이프가 저렇게 생고생을 하게됐는지...

원제와 와이프의 생고생은 계속됩니다.

이쯤되면 표현은 안했지만 원제 와이프도 우리의 진면목을 충분히 느끼지 않았을까요?

 

 이 분 보십시요.

여기가 어디냐하면 바로 위에 사진에 나오는 원제와 원제와이프가 혼신을 다해

바위를 넘어오고 있는 바로 앞 입니다.

즉, 길을 막고 사진을 찍고자 포즈를 취하고 있다는 말씀이 됩니다.

웬만한 사람이면 안하는 행위죠.ㅋㅋㅋ

후년이형이 길을 막고 서있는 지점에서 위로 짧은 스텝을 넘어서면 바로 호랑이굴이 있습니다.

정식이가 있는 곳은 공간이 꽤 넓은 곳이지요.

 

여기도 넓어 보이지만 작은 배낭이라도 매고 있을라치면 여기저기 걸려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죠.

 

사진은 대표선수만 고를까하다가 산악대장인 희석형이 이곳이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바람에

관계자 모두를 편집했습니다.

 

 

 

 베테랑급의

 표정과

당나라 군대 즉, 산마이급의 표정은 조금 다릅니다.

뭐가 다를까요?

 

 쓸데없이 태연자약해 보이거나

쏠리는 체중을 감당 못하거나

 

'구파발 3동 아저씨'처럼 아직도 면수건을 목에 두르고 있거나

 

마치 난이도 있는 코스라도 하는 양 과장된 포즈를 취하면서 '구파발 3동 아저씨'처럼

수건을 목에 두르고 있거나

 

 그것도 모자라 카메라에 근접해서는

 소 닭 보듯하는 이 모습이 좀 다르지 않습니까?

 

 호랑이굴을 나오자마자 사진처럼 희석형 쪽으로 올라서지 않고 경거망동하다가는

저 낭떠러지로 바로 낙하하게 됩니다.

 

여우같은 정식이는 끝까지 게겼다가 끝내 그 낭떠러지를 배경으로 사진 한방.

 

현종형도 한방.

현종형이 찍어 준 내 사진은 배경만 살고 얼굴은 먹통!

이게 뭡니까~

 

호랑이굴을 나와 오른쪽으로 20여 미터 트레버스하면 나오는 슬랩구간입니다.

약 40도 쯤 되니 실제로는 훨씬 가파르게 느껴지고 그만큼 공포도 더 합니다.

희석형이 먼저 올라 자리를 잡고

 

원제와이프가 대범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어? 이 양반 좋은 곳에는 다있네.

할 수 없이 한방.

그 슬랩구간에서 고개를 돌리면 바로 이렀습니다.

슬랩구간에서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면...

바로 헬기 부릅니다.

 

이때 원제의 저력이 나타납니다.

하긴 이 풍진 세상을 안살아도 될 제수씨를 풍진하게 살게했으니 저런 애정이 없으면 사람도 아니죠.

 

경사도 꽤 있고 구간도 꽤 길어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원제는 아내를 끝까지 책임지고 올라가는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

 

밑에 현종형이 왜 있냐구요?

저건 단지 신발끈을 묶는 것이 아니라 혹시나 해서 원제부부를 확보하고 있는 모습으로,

자기 몸은 책임질 줄 아는 당나라 병사만이 할 수 있는 희생정신입죠.

 

국장급 산행가이신 처룽이형도 성큼성큼 스탭구간을 무사히 넘어섰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인수봉입니다.

 저기에 사람들이 왜 있냐구요?

미친놈들이라서 그래요.

에고이스트적인 복장과 게릴라적인 산행스탈을 여러차례 보여주신 '신기루公'께서

멋지게 절벽등반을 하시는 모습.

정작 올라오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고 저 무식하게 생긴 철사코일이 무거워서 떨어질 뻔 했노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