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매체환경과 생활패턴 시청취 행태에 큰 변화
김 주 형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강사
KBS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공동 실시한 2005년 국민생활시간조사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짚어볼 수 있다. 먼저 1981년부터 현재까지 총 여덟 차례에 걸쳐 국민들의 생활행동 및 미디어 이용시간에 대한 시계열조사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으며,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시간대 및 미디어 이용행태를 요일별로 추적해 구체적 분석의 가치를 높였다는 점에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주 5일제 근무로 인한 토요일 국민생활시간 및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 차이에 대한 분석을 덧붙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또한 국민들의 미디어 이용시간을 생활시간 내역 및 미디어 이용시간을 중복 조사함으로써 지상파방송이 기타 미디어, 특히 뉴미디어(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인터넷(인터넷 방송을 제외한 인터넷 정보적/오락적/사교적 이용) 및 신문과의 경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국민생활시간과 지상파 텔레비전 시청
먼저 2005년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상파 텔레비전 평균 이용시간은 평일 2시간 9분, 토요일 2시간 36분, 일요일 3시간 14분이었으며, 이러한 시간량은 2000년도와 비교할 때 평일은 15분, 토요일은 16분, 일요일은 32분씩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도 조사와 2000년도 조사결과의 비교에서도 나타난바(토요일 4분 감소, 일요일 8분 감소, 평일 1분 증가),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 그 시간의 폭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런 지상파 텔레비전의 시청률 감소는 무엇보다 지상파TV 방송과 뉴미디어 및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와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현재의 미디어환경 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2005년도 뉴미디어의 시청시간은 평일 14분, 토요일 18분, 일요일 19분으로, 일요일을 제외하면 지상파방송의 시청시간 감축 시간량과 뉴미디어의 시청 시간량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24시간이라는 누구에게나 공통되게 정해진 인간의 하루동안시간에서 수면과 노동과 학습을 제외하면 미디어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시간량은 제한되어 있다. 행위 간 중복시간을 포함하더라도 제한된 시간 가운데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은 이에 대한 각 미디어 간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방송미디어가 아닌 인쇄미디어의 경우에도 신문 역시 수용자들의 열독시간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책과 잡지를 비롯한 여타 인쇄미디어의 이용시간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지상파방송 미디어의 경쟁 대상이 인쇄미디어가 아니라 뉴미디어에 있다는 추정을 다시 뒷받침하는 또 다른 결과일 것이다.
뉴미디어 못지않은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에 대한 다른 경쟁 미디어는 바로 인터넷일 것이다. 2005년 조사 결과, 인터넷 사용량은 평일 12분, 토요일 13분, 일요일 15분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시간에 비해 그 시간량이 극히 미비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하루가 달리 급변하는 인터넷 이용환경은 반대로 지상파방송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대상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 이용 연령별로는 20대 연령대에서는 평일 17분, 토요일 28분, 일요일 25분으로 전체 인터넷 평균시간량에 비해 훨씬 높다. 이런 결과에 근거하면 미디어환경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20대에게 새로운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가시화된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상대적 위축현상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분석해보면, ‘OO폐인’이라는 신조어는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콘텐츠에 기반을 둔 점을 파악하고 그 장점을 살리되 부작용이 없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뉴미디어의 급격한 보급 및 확산을 받아들여야 할 상황은 방송인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중요한 점은 향후에도 지상파방송에서는 콘텐츠 자체를 개발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 보여진다. 환언컨대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해당 제작사 및 프로그램의 시청시간 감소에 있지 않다고 보여진다. 궁극적으로 시청자 및 수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 및 다양한 미디어와의 공유 혹은 확대에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지상파방송이 소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재판매하는 전략(Window Effect)을 더욱 더 구체적으로 구사해야 하며, 더 나아가 ‘한류’라고 지칭되는 외국으로의 콘텐츠 판매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대한 증폭된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용과 충족이론(Use and Gratification)’에서 지적하는 바, 수용자의 미디어 이용욕구에 대해 모든 미디어는 상호 경쟁의 관계에 있다. 이는 거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개발전략이 단순히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시청률의 상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재방송 및 케이블TV, 위성방송 및 인터넷을 통한 방송 프로그램 상품가치의 전략적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05년 조사 결과,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2000년도와 비교할 때, 평일 행위자율(당시 시청한 사람의 비율)이 2000년 대비 오전 6시 30분부터 9시의 시간대에 증가하였으며, 오후 6시 30분부터 이후 모든 시간대는 감소하였다는 부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토요일의 경우도 평일과 비슷하게 오전시간대는 모두 증가한 반면 오후 1시 30분 이후 시간대는 모두 감소하였다. 일요일 역시 오전 10시 이전의 시간대에서 행위자율이 증가한 반면 오전 10시 이후의 모든 시간대에서 행위자율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주시청시간대(prime time)로 지칭되는 텔레비전 시간대에 대한 새로운 재모색을 요구한다고 하겠다. 여전히 저녁시간대가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이기는 하지만 해당 오전시간대의 주 시청자(target audience)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방송사들의 구체적 노력 및 이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국민생활시간과 라디오 청취
한편 라디오의 경우 TV와는 달리 2000년에 비해 소폭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2000년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평일 12분(-19분), 토요일 11분(-16분), 일요일 9분(-13분)으로 1995년에 비해 라디오 청취량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2005년도는 평일 18분(+6분), 토요일 18분(+7분), 일요일 12분(+3분)으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00년과 비교 시, 2005년 조사의 결과에서는 상대적으로 집 밖에서 청취하는 라디오의 청취시간이 급격히 상승하였다는 점이다. 평일 평균 7분(총 18분 대비), 토요일 14분(총 18분 대비), 일요일 10분(총 12분 대비)의 시간량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는, 주 5일제 근무의 확산으로 여가를 위한 이동시간의 증대 및 교통체증 등의 이유로 차량을 통한 이동시간이 증대됨에 따라 라디오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현실을 대변한다고 보여진다.
또 하나 지적할 부분은 라디오 주청취자(target audience)에 대한 지상파 라디오방송의 인구사회학적 고려에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남녀 모두 라디오 청취시간이 2000년에 비해 증가하였지만, 증가폭을 감안할 때 남자가 여자보다 모두 높았다(평일 8분, 토요일 9분, 일요일 5분). 특히 행위자 평균시간을 고려하면 남자의 경우 전 요일에 걸쳐 여자보다 높았다. 또한 라디오 청취시간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40~50대라는 점은 라디오방송이 지향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방향을 말해준다. 즉, 이들을 위한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개발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라디오 프로그램의 관건일 것이다.
무엇보다 라디오 청취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무엇을 라디오방송이 해주어야 하는지, 누가 어떤 미디어를 통해 라디오를 청취하는지 등을 명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요약컨대 라디오방송만이 청취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송서비스는 차별화되어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단, 청취자들이 이동시간 차량을 통해 듣는지, 그것도 자가용인지 아니면 대중교통인지 차이가 난다. 그리고 대중교통에서도 뉴미디어(예컨대 DMB)를 통해 듣는지, 버스에서 들려주는 내용을 듣는지에 대한 추가분석이 앞으로 더욱 요구된다고 하겠다.
국민생활시간 내역과 미디어의 연관성
다음에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내역 가운데 미디어와 관련성이 높은 부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미디어 이용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인의 여가생활 시간은 2005년 현재 평일 5시간 43분, 토요일 7시간 1분, 일요일 8시간 19분으로 2000년과 비교할 때 평일(+29분), 토요일(+36분)은 증가하고 일요일만 약간(-1분) 감소하였다. 또한 미디어 이용행태와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인의 이동시간은 2000년과 비교해 보면, 평일 1시간 16분(+3분), 토요일 1시간 23분(+3분), 일요일 1시간 28분(+11분)으로 일요일 시간량의 대량 증가를 제외하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재택시간(집에서 머무는 시간)을 2000년도와 비교한 결과, 평일 13시간 47분(-22분), 토요일 14시간 24분(-2분), 일요일 15시간 43분(-30분)으로 대략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밝힌 바처럼, 여가생활의 증가와 이동시간의 증가는 미디어 이용시간의 증가와 상호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자간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간주할 수도 있겠지만, 특히 재택시간의 감소를 감안하면 지상파 텔레비전 및 라디오방송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 바로 여가생활 및 이동을 통한 미디어에 대한 수용자들의 활용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 국민생활시간조사의 수치 비교에 의하면, 앞으로 방송 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부분은 여가생활 및 이동, 특히 집에 없는 비재택시간대의 미디어 활용에 있다고 보여진다. 즉, 뉴미디어를 통한 방송 프로그램의 새로운 개발이, 다양한 미디어가 경쟁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지상파방송이 추구해야 할 과제로 파악된다.
외국과의 비교를 통한 전반적 함의
이번 2005년 조사는 기타 8개 국과의 전세계적 시간조사의 비교에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보고서에 전술한 바, 조사시기 및 대상과 조사항목 분류의 차이로 국가간 단순한 비교는 불가하다. 하지만 미디어 이용행태와 국민생활시간의 비교를 하는 것은 또 다른 함의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항목은 국가별 남녀 간 모든 시간량의 차이다.
먼저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비교국가들의 가사시간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벨기에의 경우 가사에 소요하는 평균시간이 3시간 36분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경우 평균 1시간 46분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반면 통근시간의 경우 벨기에와 영국이 평균 1시간 27분인 반면, 우리나라는 40분이라는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일과 가사를 포함한 노동시간량 전체를 비교하면 한국이 외국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이는 현직 방송 제작자들에게 외국 수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지 제시해준다.
지상파방송 미디어가 관심을 두는 주 수용자는 누구인가. 나아가 외국으로의 방송 프로그램의 수출을 위해 타깃 오디언스는 누구로 삼을 것인가 현재‘한류’로 대표되는 방송/영화 프로그램, 우리나라 영화사의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 ‘왕의 남자’ 제작자가 밝힌 ‘스크린 쿼터제’문제점의 함의는 무엇이며 방송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는가? ‘WBC’나, 곧 시작될 월드컵으로 대표되는 스포츠에서 각 방송사의 상호경쟁이 야기한 바는 무엇인가? 옴부즈맨 방송은 하필이면 같은 시간대에 편성이 되어 있는가? 방송인들은 동일시간대에 채널을 돌려도 같은 영상 및 같은 음악만 나오는 방송에 대해 수용자들이 호감을 가질 것이라고 판단하는가? 또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미디어간 시청률/청취율보다 수용자에 대한 지상파방송이 무엇보다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용자들에 대한 지속적 분석 필요
마지막으로 지상파 방송사에게 요구하고 싶은 바는, 먼저 지상파 텔레비전/라디오방송이 뉴미디어와의 경쟁에서도 자생 혹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해야 하며, 특히 라디오방송은 자신만의 매력을 살릴 수 있어야 하는 그 가능성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떠나 특히 수용자들에 대한 분석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나아가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아날로그방송의 경쟁에 머물지 말고 뉴미디어와의 경쟁 및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의 이동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었고, 특히 요일별, 그리고 매우 중요한 노인연령층의 증가에 따른 여가시간의 확대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방송사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한 시청시간량 및 청취시간량에 대한 다양한 시도 및 분석, 그리고 기존의 포맷에 머물지 않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리라 판단된다. snuco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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