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프띠산장에서부터 계곡을 끼고 내려왔다가 라주르 방향의 계곡을 타고 온 여정은 드디어
전망좋은 집 ‘아르프띠(Arpette, 1277m) 찻집에서 조금만 가면 라주르(la jure, 1666m).
여기서부터는 급경사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브와벵산장(Bovine, 1987m)을 거쳐 포르클라 고개(Col de la Forclaz)로 향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수림지대를 통과하기 때문에 전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침엽수림을 지나면 낙엽송들이 펼쳐진 지대를 지나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하기 시작하면
오른쪽으로 급경사의 절벽을 끼고 가면서 전망 좋은 길을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산허리에 올라선다.
오른쪽으로는 인터라켄과 째르마트로 가는 계곡이 보이고 멀리 마르티니가 있는 론계곡(Val Rhone)의
풍경을 여유있게 즐기면서 걷는다.
브와벵 산장(Rifuge Bovine, 1987m)근처에 도착.
마르티니가 한눈에 보이는 지점에서 한숨을 쉰다. 전망이 최고다.
론 계곡에 펼쳐진 스위스의 도시 마르티니(Martigny)를 충분히 감상 할 수 있으며 멀리 인터라켄 방향과
이탈리아 방향으로 뻗어난 산맥들도 볼 수 있다.이탈리아 쪽에 비해 스케일이나 경치가 검소한 트레킹이지만 오히려 마음 편하게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어 좋은 코스다.
마치 고향집에 가듯 브와벵 산장으로 향한다. 저곳에 가면 우리에게 필요한 무엇들이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드디어 도착한 브와벵 산장(Rifuge Bovine, 1987m)의 모습.
조용한 이 산장에도 이름모를 트레커들의 배낭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산장에 매점이 있다고해서 들어가 봤더니 별반 필요한 것이 없다.
산장 주인이 만든 쿠키와 빵이 몇개 진열되어 있어서 맛을 본다.
그리고는 최종선택은 냉장고에서 몸을 바짝 식힌 맥주를 한병씩 한다.
트레킹 중에 물 다음에 가장 맛있는 음료다.
햇빛을 피해 파라솔 쪽 그늘에 몸을 숨기고 점심을 준비한다.
점심이라야 별 것 아니지만 치즈와 마른빵, 그리고 가이드가 먹는 생선통조림을 한조각씩 얻어 먹는다.
시큼한 것이 입맛을 돋군다.
갈 길이 멀어 길게 휴식을 할 수 없다. 서둘러 길을 나선다.
이곳 브와벵 산장(Rifuge Bovine, 1987m)에서 부터는 경사가 심한 능선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사진 뒤에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다가 하산할 예정이다.
가는 길에는 알핀로제가 가득하다. 특히 이 능선에는 알핀로제 밖에 없다.
알핀로제에 걸린 브와벵 산장이 그림처럼 이쁘다.
해가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고 마르티니는 마지막 햇살을 잡고 있다.
완만한 것 같지만 은근히 가파르고 긴 능선을 오른다.
천하의 한왕용대장도 땀에 흠뻑 적었다. 그러나 반대편 능선에서 가이드인 룰루가 올라오는 것을 봤기 때문에
힘을 내서 오른다. 룰루의 배낭에 맛있는 커피와 쿠키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능선 정상에 있는 나무십자가. 무슨 뜻으로 서있는 줄은 모른다.
다만 이 십자가를 지나 내려가면 포르클라로 가는 길임은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룰루가 배달한 커피와 쿠키를 안주삼아 주변 풍경을 감상한지도 오래지 않아 하산 길에 나선다.
하산 길 역시 심한 경사다. 그러나 계곡만 벗어나면 비교적 완만하고 넓은 길을 따라 여유있는 트레킹을 하며 포르클라 고개로 향한다.
나는 여전히 맨마지막 열두번째 주자다.
어쩔 수가 없다. 다만 나를 미운오리새끼 취급하지 아니하고 늦게라도 반겨주는 일행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렇게 2시간 여를 걸어서 도착한 곳에 샤모니와 스위스의 마르티니(Martigny)를 잇는 차도가 나오고,
스위스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나온다면 그것이 바로 포르클라 고개(Col de la Forclaz, 1526m)다.
언덕에 호텔과 레스토랑이 있는 포르클라 고개는 스위스와 프랑스를 잇는 중요한 고개다.
우리 일행은 가이드클럽의 승합차를 이용해 고개 아래에 있는 트리앙(Trient)에 있는 산장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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