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보듯이 우리 일행은 프라 데 포트(Praz de Fort)와 이써트(Issert)의풍부한 스위스적 감성을 뒤로 한 체 오래된 삼림지대의 오솔길을 지나 아름답고 고요한 호수로 유명한 샹페 호수(Champex,1,466m)로
향하고 있다.
이써트에서 접어든 삼림지대를 조금 오르다 보면 조그마한 다리가 하나 있는데 건너기 전 왼쪽에
동굴이 하나있다.
입구가 작고 너무 캄캄해서 선뜻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가이드인 베르나뎃뜨가 앞장 선다.
처음에는 빙하동굴인 줄 알았는데 석회암 동굴이다. 물끼가 많아 빙하인줄 착각했던 것.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아주 시원하다.
안쪽으로 조그마한 통로가 몇개 더 있는 것 같은데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이어지는 산길은 비교적 완만하다.
삼림지대의 그늘과 간간히 불어오는 계곡의 바람을 즐기며 걸으면 된다.
좌측으로 약 120도 꺾어지는 길을 따라 조금 더 고도를 높이기 전에 있는 이 샘터.
멀리 계곡 아래로 오르시에르(Orsieres) 마을이 한 눈에 보인다.
또 다른 트레커들은 저 오르시에르에서 구절양장같은 고갯길을 올라 샹페에 이르기도 한다.
샹페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신작로다. 따라서 휴식도 더 많이 더 여유있게 한다.
드디어 샹페에 도착했다.
샹페는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우리나라로 치면 설악산 높이 쯤에 있는 빙하호수다. 날씨가 조금 흐려서 우울해 보이지만
만년설과 어울린 빙하호수는 마치 거울 같은 명징함과 청초함이 있다.
샹페호수 바로 옆에 있는 오래된 성당. 인기척이 전혀 없지만 주변 단장을 말끔히 한 것으로 보아
여전히 주말이면 찬송가가 울려퍼질 듯 하다.
성당에서 약 100m 정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샹페 중심지로 가던 길에 있던 샬레.
스위스 깃발이 게양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관공서 쯤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아름다운 초원을 스쳐 내려가는 거울 같은 빙하물들이 모여들어
이 샹페호수를 만들었다.
푸른 호수, 푸른 숲, 우거진 산록, 그 대자연을 배경삼아 들어선 민가와 상점, 숙소
모두 하나 같이 그림이었다.
게다가 휴가철이 지난 까닭에 적막감까지 맴돌아 더욱 포근하게 느껴졌다.
역시 스위스에서는 대표적인 휴양지로 꼽힐 만한 곳이었다.
마을 입구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들은 첫인상부터 샹페의 인상을 각인시킬만 하다.
샹페 중심가에 도착한 일행들.
여기서 승합차를 타고 15분 쯤 이동해서해야 숙소가 있다. 한꺼번에 다 이동할 수가 없어 조를 나눈다.
가이드를 포함한 선발대는 차를 타고 20여 분이나 산 속 길을 달려 아르프뜨 산장(Rif. Arpette)으로 이동하고
나머지 일행은 약 1시간 동안 샹페관광 및 쇼핑을 하기로 한다.
오랜 트레킹에 지친 분들은 산책보다는 앉아서 여유롭게 샹페를 즐기고.
조금 체력이 여유가 있는 분들은 1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는 듯 샹페를 휘돌아 다닌다.
몇몇 사람은 아름다운 샹페를 가능한 많이 보느라 여기저기 미친년 널뛰듯 돌아다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다시 오기 힘들것 같은 이 샹페를 추억할만한 기념품을 찾느라 가게란 가게는 모두 섭렵하는
열정을 보여주시기도 하고...
6월말 경의 샹페는 아직은 본격적인 성수기가 아니라 한적하다.
아름답게 장식된 노천카페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저기 앉아 커피 한잔하고 싶어도
아무도 없으니 선뜻 들어가기도 부담이다.
승합차가 돌아 올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와보니 공원 벤치에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신선놀음하고
계신다. 이 분들 중에는 조금전까지만 해도 인근 상가를 이잡듯 섭렵하신 분이 계신데...
역시 노는 일도 고수들은 치열은 해도 넘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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