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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금]이천시, '행정·문화' 복합도시 탈바꿈 한창

입력 : 2005.11.22 (화) 16:07
[이곳은 지금]이천시, '행정·문화' 복합도시 탈바꿈 한창
 ◇이천 행정타운 조감도
임금님에게 진상한 쌀과 도자기를 내세워 매년 축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경기 이천시가 요즘 지역 상권의 중심축을 바꾸는 재개발 프로젝트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천시는 시청과 의회, 문화예술회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 행정타운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재개발과 함께 미술관 신축 등으로 문화예술의 메카까지 넘보고 있다.

◆행정타운 조성=고려 태조 왕건이 이천군이라 칭한 이후 1000여 년 만인 1996년 3·1절을 기해 시로 승격한 이천시는 인구 19만여 명으로 수도권의 전형적인 전원도시다.

이곳에도 최근 개발의 물결이 일기 시작, 대단위 행정타운이 들어설 중일동 외곽지는 굴착기가 연일 정지작업을 하느라 굉음을 울리고 있다. 각종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들도 줄지어 밀려들어 개발의 분위기를 몸으로 느끼게 하고 있다.

개발붐은 지난 9일 손학규 경기지사와 유승우 이천시장,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복합 행정타운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시는 현재 중일동에 있는 시청사가 낙후된 점을 감안, 2㎞ 떨어진 곳에 행정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1만9000여 평의 부지를 마련했다.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사업비만 697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1만평의 건물이 들어서는 행정타운은 ▲시청사 지상 8층, 지하 1층(연면적 5200여 평) ▲의회동 지상 3층(연면적 700평) ▲문예회관 지상 2층, 지하 1층(연면적 4000평) 규모로 2007∼09년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건축되는 최첨단 문화예술 회관은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또 900억여원을 들여 호법면 안평3리 3만4600평의 부지에 경기 동부권 5개 시·군이 함께 사용할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을 건립키로 하고 오는 25일 기공식을 갖는다.

광역 자원회수시설은 하루 300t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용량으로 2008년 준공될 예정이다. 시는 소각장이 들어설 안평3리의 주민들을 위해 숙원 사업비 100억원과 호법면 기반시설 확충 사업비 700억원 등 모두 8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향군인회가 추진하는 대규모 ‘호국용사묘지’ 조성공사도 시작됐다. 지난달 13일 설성면 대죽리에서 기공식을 가진 이 추모시설은 9만2000여 평의 부지에 총 공사비 383억원이 투입돼 2007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호국영령 5만기가 납골탑에 안치되며 현충탑을 비롯한 각종 조형물도 들어서 명실상부한 호국성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중일동 주민 김모(47)씨는 22일 “행정타운이 완공되면 이천 발전의 구심체가 마련되고 지역 땅값도 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자기의 고장=한국 도예 발전에 이천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300여 도자기 생산업체와 100여 도자기 전시판매장이 자리잡은 데다 도예 인력만 800여 명에 달하는 이천은 도자기 연간 매출액이 16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전통 장작가마도 많아 ‘사기막골’로 불리는 이천도예촌은 사음동과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형성돼 있다. 이곳 40여 개소의 장작가마는 전통 도자기를 구워내면서 오래전부터 형성됐던 관요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매년 도자기축제를 열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통가마 불지피기 행사 등 볼거리가 많아 도자기축제는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축제의 하나로 꼽힌다. 내년 제20회 도자기축제는 4월 설봉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천 축제는 일본에도 많이 알려져 단체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도자기 체험장에 한꺼번에 500여 명이 몰릴 정도다.

그러나 장기 경기침체의 영향 때문인지 이천 도자기를 구매하는 관광객은 크게 줄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자기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 고가의 도자기 가격을 대폭 인하, 서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소품과 생활자기의 생산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작가들의 작품은 한 점당 1000만원을 웃돌고 있어 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최근 열린 이천쌀 축제에서 지역 농민들이 하나가 돼 축제를 즐기고 있다.

◆또 다른 명물 이천쌀=임금님에게 진상했다 하여 ‘임금님표’ 상표가 붙은 이천쌀은 은백색 윤기가 흐르고 맛이 좋아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가짜 이천쌀’도 심심치 않게 시장에 나온다. 시는 철저한 유통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 농민들이 가짜 이천쌀을 겨냥, 24시간 감시에 나서는 진풍경도 빚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내년 하반기 설봉산 자락에서 개관할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은 이천의 문화향기를 더욱 짙게 할 호재로 지목된다. 이 미술관에는 이 충무공 영정과 김유신 장군 초상화 등 많은 작품을 남긴 한국화단의 거목인 월전 장우성(1912∼2005) 화백의 작품 100여 점과 함께 단원 겸재 추사 등 옛 대가들의 작품과 유물 15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천=김대수 기자

dskim@segye.com

“이천은 도농복합도시로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특화개발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승우(57·사진) 이천 시장은 22일 “행정타운 건립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이천의 발전 잠재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천은 10년 전만 해도 수도권에 포함된 중소도시의 하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재도약의 기회를 맞은 ‘특화개발도시’라는 설명이다.

유 시장은 특히 행정타운 조성과 관련, “행정타운이 완공돼 시청이 옮겨가면 이미 입주해 있는 경찰서와 세무서 등 관공서가 한곳에 집중돼 중심 상권이 변모하게 되는 등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25일에는 지역 간 논란으로 4년 이상 지연되던 경기동부권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이 이천에서 기공식을 갖게 된다.

이번 기공식에 대한 유시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경기 동부권 시장군수협의회장도 맡고 있는 유 시장은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 시설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주민들이 승낙하지 않으면 건설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허락해서 이웃인 광주, 하남, 여주, 양평 지역 주민들이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자기산업 발전과 관련, “2001년 세계 도자기 엑스포가 이천을 중심으로 광주와 여주에서 8월부터 3개월간 84개 국가가 참여한 가운데 세계적 문화축제로 열려 이천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하고 “지난 4월에 열린 제3회 세계도자비엔날레에도 50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고 자랑했다. 이천은 이런 축제 열기 등에 힘입어 지난 6월 정부로부터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중앙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유 시장은 이 대목에서 “현재 이천은 전 지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환경보전권역으로, 10개 읍·면·동 지역이 상수원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 묶여 있어 많은 규제가 가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천=김대수 기자 dskim@segye.com